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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세]책갈피와 낙하산

머니투데이 이정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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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인천=뉴스1) 김진환 기자 = 14일 오전 인천 연수구 인천세관 해상특송물류센터 내 특송검사장에서 세관 관계자들이 해외에서 배송된 수화물을 검사하고 있다. 2025.8.1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인천=뉴스1) 김진환 기자

(인천=뉴스1) 김진환 기자 = 14일 오전 인천 연수구 인천세관 해상특송물류센터 내 특송검사장에서 세관 관계자들이 해외에서 배송된 수화물을 검사하고 있다. 2025.8.1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인천=뉴스1) 김진환 기자


"(임기가) 내년까지냐. 3년씩이나 됐는데 업무 파악을 그렇게 정확하게 하고 있지 않은 느낌이 드네요."(이재명 대통령)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등에 대한 업무보고에서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향해 이같이 질타했다. 이는 외화 수만 달러를 책갈피에 숨겨 반출할 때 인천공항이 제대로 적발하는지 여부를 묻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 사장은 처음에는 "그건 실무적인 것이라 정확히 모르겠다"고 했다가 "현재의 기술로는 발견이 좀 어렵다"고 뒤늦게 답했다. 통상 업무보고가 내년도 부처별 국정운영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자리인 것을 감안하면 이 대통령의 이날 '폭풍 질타'는 대단히 이례적이라는 게 세종 관가 안팎의 관전평이다.

그동안 열린 국무회의를 복기해보면 이 대통령이 구체적 현안에 대해 상당히 구체적으로 캐물어 진땀을 흘린 장차관이 적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경기지사 할 때 한국도로공사에 (고속도로를) 청소하라니까 죽어도 안 하고 진짜 말을 안 듣더라" 등의 장면을 꼽을 수 있다.

새 정부가 출범하고 6개월이 지났으나 아직도 공석이거나 인천공항처럼 수장 교체를 앞둔 기관이 많다. 특히 국토부 산하기관의 경우 한국공항공사처럼 1년반 이상 사장실 불이 꺼진 곳도 있다.

시장형·준시장형을 통틀어 36개 공기업 가운데 벌써부터 전현직 정치인 하마평이 오르는 곳이 있다. 국토부 산하 특정 공공기관은 여당 출신의 유력 인사가 사실상 내정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들린다.

이러면 대통령이 폭풍 질타한 전문성과 크게 동떨어진 인사가 나올 수밖에 없다. 그간 이런 연유 탓에 그 피해가 국민에게 돌아간 것을 경험한 것에 비춰보면 더욱 그렇다.


지난 2008년 주택금융공사는 총선 출마를 위해 사직한 사장의 후임자를 공모했으나 적임자를 찾지 못해 재공모를 하는 바람에 3개월 넘도록 사장 자리를 비워놓기도 했다. 물론 정치권 출신이라고 무조건 결격 사유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거론되는 이들의 면면을 보면 비전문성에다 내년 지방선거나 총선 때 사퇴가 유력시 된다.

일본 하네다국제공항 운영사인 일본공항빌딩 대표이사 요코타 노부아키 사장은 30년간 공항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치며 '2020 도쿄 올림픽' 때 큰 혼잡 없이 여객 수요를 관리한 성과를 인정받아 수장 자리에 올랐다. 이 공항은 세계 최대 항공 서비스 전문평가업체 스카이트랙스(Skytrax)가 최근 선정한 '글로벌 공항 어워드 2025'에서 4위에 오르며 전 세계 항공업계를 놀라게 했다.

우리나라도 하네다공항처럼 전문성 있는 공공기관 사장이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대통령이 지적하는 질문에 머뭇거리지 않고 자신 있게 답할 인사는 정치권 밖에 많다는 것을 모든 국민이 안다.


공기업 사장 자리는 정권의 전리품이 아니다. 이번에도 전문성 대신 정치적 논공행상을 가리는 자리로 전락할지 지켜볼 일이다.



이정혁 기자 utopi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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