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3.9 °
동아일보 언론사 이미지

퇴직연금까지 깨서 집 사는 3040… 작년 3만명 노후자금 ‘영끌’

동아일보 세종=김수연 기자
원문보기
작년 집사려 중도인출 3만8000명

대출 규제에 ‘미래 자금’ 끌어다 써

30, 40대가 3만여명 80% 차지

작년 DB형 비중, 첫 50% 밑돌아

‘향후 3년 내 내 집 마련’이란 목표를 세운 4년 차 직장인 김모 씨(30)는 퇴직연금 중도 인출을 고려하고 있다. 그는 “시장 상황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달라질 것 같아 불안하다”며 “재직 기간이 길지 않아 큰돈은 아니겠지만 퇴직연금에 사내대출까지 가능한 모든 자금을 어떻게든 끌어모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김 씨와 같은 고민을 토로하거나 실제로 퇴직연금을 중도 인출한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 이들처럼 집을 사기 위해 약 3만8000명이 퇴직연금을 깨고 1조8396억 원을 인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5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특히 내 집 마련을 위해 노후자금(1조3367억 원)을 당겨 쓴 3040세대가 3만여 명에 달했다.

● 연금 깬 3040, “주택 자금 영끌”


15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퇴직연금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6만6531명이 퇴직연금을 중도 인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4.3% 늘어난 규모다. 인출 금액도 2023년 2조4404억 원에서 지난해 2조7353억 원으로 12.1% 증가했다. 퇴직연금은 노후 소득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이지만 주택 구입, 개인 회생 등 일부 사유에 한해 중도 인출이 가능하다.

지난해 퇴직연금을 중도 인출한 가입자 가운데 3만7618명(56.5%)이 주택 구입 목적이었다. 인출 금액도 1조8396억 원으로 전체의 67.3%에 달했다. 인원과 금액 모두 역대 최대치였다. 주택 구입 목적 인출자 가운데 30대(1만7391명)와 40대(1만2745명)가 80.1%를 차지했다.

중도 인출 사유별로는 주택 구입에 이어 주거 임차(25.5%), 회생 절차(13.1%), 장기 요양(4.4%) 등의 순이었다. 주택 구입 목적의 중도 인출 비중은 전년 대비 3.8%포인트 상승한 반면 나머지 사유는 줄었다.


퇴직연금 중도 인출자를 연령별로 보면 30대(2만8476명)와 40대(2만2536명)가 각각 42.8%, 33.9%로 전체의 76.7%를 차지했다. 이어 50대(14.9%), 29세 이하(6.1%), 60세 이상(2.3%) 순이었다. 29세 이하에서는 주거 임차가, 나머지 연령대에서는 주택 구입 목적의 중도 인출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주택 구입을 위해 퇴직연금을 빼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며 “특히 퇴직연금을 주택 구입 자금으로 사용하는 30, 40대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2분기(4∼6월) 이후 서울 등 수도권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대출 수요가 늘었으나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 등 규제가 강화됐다. 이에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퇴직연금까지 활용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 DB형 비중, 처음으로 50% 밑돌아

지난해 퇴직연금 전체 적립액은 전년 대비 12.9% 늘어난 431조 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절반(49.7%)은 퇴직급여가 사전에 결정되는 확정급여(DB)형에 해당됐다. DB형 비중은 전년 대비 4.0%포인트 줄면서 처음으로 50% 아래로 내려왔다.

같은 기간 근로자가 운용 주체가 되는 확정기여(DC)형과 개인형 퇴직연금(IRP) 적립 규모는 각각 0.9%포인트, 3.1%포인트 증가했다. 세액공제 확대 등의 영향으로 IRP 가입자는 1년 전과 비교해 11.7% 늘어난 359만1942명으로 집계됐다.


운용 방식 역시 수익률이 더 높은 유형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퇴직연금 적립액의 74.6%는 예·적금, 국채 등에 투자해 안정성이 높은 원리금보장형으로 운용됐다. 여전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그 비중은 1년 전보다 5.8%포인트 줄었다. 반면 집합투자증권, 직접투자 등 원리금이 보장되지 않지만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실적배당형은 전년 대비 4.7%포인트 증가한 17.5%로 조사됐다.

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이해찬 건강 악화
    이해찬 건강 악화
  2. 2양현민 최참사랑 득녀
    양현민 최참사랑 득녀
  3. 3린샤오쥔 올림픽 출전
    린샤오쥔 올림픽 출전
  4. 4토트넘 수비수 영입
    토트넘 수비수 영입
  5. 5정관장 소노 경기
    정관장 소노 경기

동아일보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