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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너 때문에 다 망쳤다”만 보이는 내란 특검 6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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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했던 내란 특검팀의 조은석 특별검사가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고등검찰청에서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했던 내란 특검팀의 조은석 특별검사가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고등검찰청에서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내란 특검이 180일간의 수사를 마치고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불법 비상 계엄 사태는 검찰이 지난 1월 윤석열 전 대통령을 내란 혐의로 기소할 때 이미 대부분 드러났다. 특검이 새로 밝혀낸 것은 윤 전 대통령이 2023년 10월 이전부터 비상계엄 선포를 준비했고, 김건희 여사의 사법 리스크가 계엄 선포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는 것 정도다. 수사 요원이 무려 238명 투입돼 6개월간 수사한 결과가 이것이다. 검찰 수사에서 크게 나아가지 못했다.

발표 내용 중에도 사실 관계를 정확히 밝혀냈다기보다 정치적 평가를 한 부분이 적지 않다. 특검은 계엄 선포 목적이 “정치적 반대 세력을 제거하고 권력을 독점·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그 근거로 비상입법기구로 입법권을 장악하려 하고, 언론사 단전·단수를 시도한 내용이 적힌 문건 등을 들었다. 이미 알려진 사실을 근거로 추정을 덧붙인 것인데 그나마 상투적이다.

특검은 27명을 기소한 것을 성과로 내세운다. 검찰 수사 때와 달리 한덕수 전 국무총리, 박성재 법무부 장관 등 국무위원들과 대통령실 관계자들을 대거 기소했다. 특히 한 전 총리에겐 내란 방조, 박 전 장관 등에겐 내란 가담 혐의를 적용했다. 하지만 당시 국무위원 대부분은 계엄 선포를 알지 못한 상태에서 대통령실로 불려갔다. 계엄 선포를 적극적으로 막지 못했다는 정치적 비판을 받을 수 있겠지만, 계엄 선포 사실 자체를 몰랐던 사람들에게 방조나 가담 혐의까지 씌울 수 있는지는 다른 문제다. 어떤 면에선 이들도 피해자다. 그런데도 특검은 이들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대부분 기각됐다. 무리한 수사다.

특검이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명분을 만들려고 비정상적인 군사 작전으로 북한의 무력 대응을 유발하려 했다”고 한 것도 마찬가지다. ‘전시 또는 경찰력으로 통제 불가 상황이 와야 함’ 등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휴대전화에 미심쩍은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북은 지난해 5000여개의 오물 풍선을 한국 쪽으로 날렸고, 2022년엔 북한 무인기가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까지 날아왔다. 군이 드론을 날려 대응하는 것은 당연하다. 드론사령관도 그렇게 주장했다. 아직 어느 쪽이 진실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런데도 특검은 한쪽으로 몰아갔다.

특검 발표 중에 눈에 띄는 것은 김건희 여사가 계엄 선포 뒤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너 때문에 다 망쳤다”고 하면서 크게 다퉜다는 부분이다. 김 여사 측근으로부터 확보한 진술이라고 한다. 사실이라면 윤 정권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내란 특검은 검찰이 수사를 하고 기소까지 끝나 윤 전 대통령 등이 재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또 수사를 하겠다고 민주당이 출범시킨 것이다. 재판에 들어간 사건을 처음부터 다시 수사하는 특검은 이것이 처음이었다. 내란 정국을 이어가겠다는 정략적 목적 때문이었다.


정략의 최종 목표는 내년 6월 지방선거 승리일 것이다. 따라서 특검이 이것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이미 민주당은 특검을 또 하겠다는 주장을 하기 시작했다. 특검을 몇 번 하든 무고한 사람을 괴롭히고 세금을 낭비한 다음에 결국은 이번 같은 결과를 내놓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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