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태형 대원문화재단 전문위원 |
“콩쿠르 강국을 넘어 세계 음악 관계자들을 연결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협력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는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의 개회사에 이어 피터 폴 카인라드 WFIMC 회장이 기조연설을 했다. 부소니 피아노 콩쿠르 예술감독이자 클랑포룸 빈의 CEO인 그는 아티스트의 예술적 정체성과 고유성 및 혁신성을 강조했다. “무한복제가 가능한 시대에 콩쿠르에서 누군가를 벤치마킹하는 것은 이제 의미 없다”며 피아니스트 이고르 레비트나 비킹구르 올라프손을 독창적 성공의 예로 들었다. 공연장과 음반, SNS를 통해 예술적 정체성을 구축하고 복제될 수 없는 예술성을 갖췄다는 것이다. 또 새로운 생산능력이 떨어진 음악산업은 발명가인 예술가를 필요로 하고 있으며 그 적합한 시기가 바로 지금이라 강조했다. 젊은 예술가들의 자유, 개성과 과감한 도전을 격려할 때라고 그는 덧붙였다.
‘비욘드 더 스테이지’에서 기조 연설하는 피터 폴 카인라드 국제콩쿠르세계연맹(WFIMC) 회장. [사진 한국문화예술위원회(ARKO)] |
글렌 곽 인디애나폴리스 콩쿠르 대표는 “연주자에게 작은 공연이란 없다. 모든 콘서트가 중요하다”며 콩쿠르는 수상자가 성공적인 콘서트 아티스트로 성장하기 위해 전문가의 조언과 기획사와의 연결을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디에 슈노르크 제네바 콩쿠르 사무총장은 수상자를 대상으로 한 집중 훈련인 ‘수상자 워크숍’을 8년 전 시작했고, 이것이 콩쿠르 운영에 통합돼 준결선에 예술 프로젝트 발표를 넣었다는 소식을 전했다. 비올라와 일본 전통악기 고토를 결합한 다니구치 아야카, 발레와 협업한 피아니스트 케빈 첸 등 독창적인 사례들도 소개했다.
박선희 GS문화재단 대표는 “콩쿠르는 답이 아닌 질문의 장이 돼야 한다”며 ‘나의 목소리는 무엇인가’ ‘누구와 함께할 것인가’ ‘경계를 어떻게 넘을까’를 유념하면서 연주자의 진정성과 ‘왜?’라는 고요한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했다.
손유리 KBS교향악단 공연기획팀장은 “콩쿠르는 준비 기간 동안 연주자를 성숙시키는 장”이라며 예술가가 걸어가야 할 긴 여정의 한 단계에 불과하다고 했다. 다양한 연주자들의 매력과 색채가 부각된 이번 쇼팽콩쿠르를 복기하기도 했다.
토론회를 보면서 젊은 연주자들의 불확실한 고독 곁에 작은 전구가 하나 켜진 듯 느껴졌다. 이어지는 연습의 나날들에 힘내시기 바란다. 여러분을 도와줄 이들이 세계 곳곳에서 손 내밀 준비를 하고 있으니.
류태형 대원문화재단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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