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났는데 남는 게 없다?...삼성 트라이폴드폰 '불편한 진실' [이 장면]

지난 12일 출시된 삼성전자의 첫 트라이폴드 스마트폰, '갤럭시 Z 트라이폴드'는 시작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었습니다.

영하 3도의 추위 속에서도 매장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섰고, 온라인 판매는 시작 2분 만에 서버가 마비될 정도였습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합친 초도 물량 약 3천 대는 출시 직후 모두 소진됐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성공적인 데뷔였습니다.

하지만 이 화제성의 이면에서 삼성의 고민은 오히려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핵심은 수익성 문제입니다.

삼성은 이번 트라이폴드의 출고가를 359만 원대로 책정했습니다.

경쟁 제품인 화웨이의 트라이폴드 모델보다 60만 원가량 저렴한 가격입니다.

세계 최초 타이틀을 중국 업체에 내준 상황에서, 삼성은 가격 경쟁력만큼은 반드시 가져가야 했습니다.

기술 리더십을 증명하는 동시에, 소비자 진입 장벽을 낮춰 시장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됩니다.

그러나 이 '착한 가격'이 역설적으로 삼성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트라이폴드 스마트폰은 구조적으로 제조 원가가 높은 제품입니다.

두 번 접히는 구조 특성상 고가의 OLED 패널이 여러 장 필요하고, 현존 최고 성능의 칩셋과 고성능 부품들이 대거 탑재됩니다.

여기에 최근 급등한 메모리 가격까지 더해지면서, 제품 한 대당 원가 부담은 예상보다 훨씬 커졌습니다.

따라서 대량 생산을 통해 원가를 절감하기 어려운 '기술 과도기' 제품에 가깝습니다.

폴더블 초기 모델과 마찬가지로, 기술 성숙도에 비해 원가 곡선이 충분히 내려오지 않은 상태라는 의미입니다.

그 결과, 판매량이 늘어날수록 수익성이 개선되기 어려운 구조가 형성됐습니다.

일각에서는 현재 가격 기준으로 손익분기점에 거의 근접해 있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적자를 감수해야 할 가능성도 제기합니다.

초기 물량이 완판됐음에도 삼성이 추가 생산을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트라이폴드의 초기 공급량을 전 세계 기준 약 2만 대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와 비교하면 극히 제한적인 규모입니다.

중국 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서는 시장 점유율 확대가 필요하지만, 마진이 거의 남지 않는 상황에서 대량 생산에 나서는 것은 부담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제품을 통해 삼성의 기술 리더십은 분명히 입증됐습니다.

화웨이보다 얇은 두께, 향상된 내구성, 그리고 더 낮은 가격까지 제시하며 기술력과 완성도를 동시에 과시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사업의 핵심인 수익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물음표가 붙습니다.

화제성과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는 성공했지만, 본격적인 양산과 장기적인 사업 모델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삼성 내부에서는 기술력 입증에 대한 안도감과, 수익성 확보를 둘러싼 긴장감이 동시에 감돌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업계에서는 갤럭시 Z 트라이폴드를 '수익을 내기 위한 제품'이라기보다, 차세대 접히는 스마트폰의 주도권을 지키기 위해 시간을 사는 전략적 카드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2만 대 한정이라는 희소성 전략을 넘어 본격적인 양산 체제로 전환할지, 아니면 프리미엄 한정판 전략을 유지할지.

삼성의 다음 선택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YTN 김재형 (jhkim03@ytn.co.kr)
YTN 이형근 (yihan305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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