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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기본법·투명성·상생·AI… 회계개혁에 국가미래 달려"

매일경제 신윤재 기자(shishis111@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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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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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인회계사회(한공회)가 회계기본법 제정과 공공·비영리 부문 회계투명성 강화, 회계업계 상생 생태계 조성, 지역 기반 공익 활동, ESG·AI 등 미래 과제 대응을 축으로 회계개혁의 '두 번째 단계'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17년 신외감법 이후 우리나라 회계투명성은 일정 부분 개선됐지만 여전히 경제 강국 위상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인식 속에서 제도와 현장 간 간극을 좁히기 위한 실질적 행보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한공회가 올해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해온 과제는 영리·비영리 조직 전반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기본 규범인 '회계기본법' 제정이다.

최운열 한공회 회장은 취임한 이후 회계기본법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고 새 정부 출범 이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왔다. 지난해 한국회계학회에 연구용역을 의뢰하고 창립 70주년 심포지엄에서 회계기본법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제기한 데 이어, 올해는 한국상사법학회와 회계기본법 법조문과 주무부처·정책 거버넌스에 대한 후속 연구에 착수하면서 논의를 구체화했다.

지난달 26일 국회에서는 '사회전반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회계기본법 제정 공청회'가 열리면서 입법 논의도 본격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공청회에서는 현행 회계 규율의 사각지대와 주무관청 역할, 적용 범위, 회계위원회 신설 필요성 등이 폭넓게 논의됐다.

지난 11일 서울 포시즌스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최운열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이 제71회 한국공인회계사회 창립기념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지난 11일 서울 포시즌스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최운열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이 제71회 한국공인회계사회 창립기념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최 회장은 회계기본법 제정이 "제2의 회계개혁이라 불릴 만큼 한국 회계제도의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회계 환경을 조성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더불어 공공·비영리 부문 회계투명성 강화도 한공회가 주안점을 두는 중요한 축이다. 서울시는 올해 '서울특별시 행정사무의 민간위탁에 관한 조례'를 개정해 민간위탁사업의 결산서 검사를 단순한 간이 검증이 아닌 공인회계사가 수행하는 회계감사 제도로 다시 돌려놓았다.

앞서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회계감사 제도를 축소·폐지하는 조례 개정이 추진되자 한공회는 문제점을 지적하며 회계감사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설명해오기도 했다.

매년 약 14조원의 세금이 투입되는 전국 민간위탁사업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민간위탁사업 회계감사를 의무화하는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발의된 것도 의미 있는 진전이다.


현재 243개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단 40곳(16%)만 조례로 회계감사를 의무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간위탁 영역만 별도의 감사 근거 없이 남아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최 회장은 "회계개혁은 더 이상 영리부문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며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사회 전반으로 확장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회계업계 내부의 상생 생태계 구축 역시 한공회의 주요 과제다. 한공회는 빅4 회계법인 대표와 등록·중견·중소 회계법인, 감사반연합회, 여성공인회계사회, 청년공인회계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상생협력위원회'를 정례적으로 운영하며 업계 간 소통 창구를 마련했다.

지난해 출범한 '회계투명성개선위원회'에서는 회계기본법 제정 필요성과 회계투명성 평가 순위 하락에 대한 대응 방안, 감사위원회의 감사품질 제고 역할과 제도 정비 방향 등이 논의됐다.


지역 중심의 협력체계도 확대되고 있다. 전국 지방 도시와 수도권 시·군·구에 49개 지역공인회계사회가 설치됐고 지난 10월과 11월에는 강원·제주 지역공인회계사회가 잇달아 출범했다. 인천지역공인회계사회도 곧 출범을 앞두고 있어 지역 단위 회계 인프라는 더욱 촘촘해질 전망이다.

공익 기여 측면에서 한공회는 최근 4년간 '회계사와 함께하는 회계와 미래' 프로그램을 통해 전국 학교에서 회계교육을 진행해 왔으며, 올해도 연말까지 서울 40개교와 지방 22개교 등 총 62개 학교에서 학생들을 직접 만나 회계의 기초 개념과 역사, 직업 세계를 소개하고 있다.

최 회장은 이러한 활동이 공인회계사가 이른바 '공익 회계사'로서 지역의 투명성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를 대비하는 노력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공회는 지속가능성(ESG) 공시와 인증 도입에 대응하기 위해 '지속가능성인증포럼'을 개최하며 고품질 인증의 중요성을 정보 이용자에게 알리고, ESG 아카데미 운영을 통해 인증 전문 인력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회계업계의 AI 기술 확산에 따른 디지털 전환 방안도 모색 중이다. 예컨대 한공회는 일반인과 회원에게 홈페이지 이용 정보를 제공하는 AI 기반 안내 챗봇을 도입하고 회원 대상 회계·세무 전문 정보를 제공하는 AI 서비스 'ChatCPA' 출시와 고도화를 추진하며 디지털 기반을 다지고 있다.

지난 7월에는 '국내 회계감사업계의 AI 기술 활용 현황 및 한국공인회계사회의 역할'을 주제로 'AI혁신감사인증포럼'을 열어 업계의 AI 활용 경험과 전문지식을 공유했다. 연내 'AI와 데이터 혁신 시대의 회계·세무 IT 솔루션' 설명회를 열어 빅4 등 선도 기업의 혁신 사례를 소개하고 실무 적용 방안도 함께 논의할 예정이다.

국제무대에서도 한국 회계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준비가 진행 중이다. 내년 11월 17일부터 20일까지 서울에서 세계회계사대회(WCOA 2026) 개최가 확정된 가운데 한공회는 국제회계사연맹(IFAC)과 함께 회계·감사·지속가능성과 AI 기반 디지털 혁신의 도전과 기회를 논의하는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최 회장은 "한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지정감사제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로 이번 대회를 통해 회계 투명성 강화를 위한 한국의 경험을 전 세계에 알리고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기업지배구조 개선의 모멘텀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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