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거품(버블) 경제 붕괴의 상징이었던 SBI신세이은행이 기업공개(IPO)를 통해 약 12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2025년 일본 최대 규모의 IPO’라는 수식어와 함께 증시에 복귀한다. 이번 상장으로 확보한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일본 전역의 지방은행을 공격적으로 흡수·합병(M&A)해 기존 3대 메가뱅크 체제를 위협하는 ‘제4의 메가뱅크’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으로, 이번 상장이 금융권 통폐합의 촉매제가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14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오는 17일 도쿄증시에서 거래가 시작되는 SBI신세이은행이 이번 IPO를 통해 24억달러(약 3조 5000억원)를 조달했다고 전했다. 전체 기업 가치는 83억달러(약 12조원)로 평가받았다. 모회사인 SBI홀딩스는 경영권을 유지하면서 이번에 확보한 자금을 약 100개에 달하는 일본 지방은행들의 구조조정과 인수에 투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실 채권에 무너져 상폐까지 ‘파란만장’
시장은 SBI신세이은행의 상장이 향후 일본 금융권 통폐합의 촉매제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현재 일본 은행업계는 미쓰비시UFJ, 미쓰이스미토모, 미즈호 등 시가총액 14조~29조엔(약 133조~275조원) 규모의 3대 메가뱅크가 장악하고 있다. SBI홀딩스의 시총은 2조엔(약 19조원)에 불과하지만, 기타오 요시타카 회장은 SBI신세이은행을 중심으로 “지방은행들과의 협력을 통해 거대한 금융 생태계를 구축해 제4의 메가뱅크를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오랫동안 제시해왔다. 일본 투자은행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객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메가뱅크가 되려는 야심을 가진 2~3개 대형 은행이 주도하는 지방은행 통폐합이 올해 일본 M&A의 주요 테마가 될 것”이라며 “SBI신세이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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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메가뱅크→4대 구도 재편 가능할까
SBI의 지주회사는 증권·자산운용·보험 부문을 포함하며 9월 말 기준 약 7800만 명의 고객 기반을 보유하고 있다. 신세이은행이 그 중심에 있다.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기조도 이러한 재편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수십 년 만의 금리 상승은 은행의 예대마진을 높여주지만, 고객 기반이 고령화된 지방은행들에게는 예금 유치 경쟁과 실적 압박으로 작용해 M&A 시장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번 IPO에 참여한 일부 투자자들은 신세이은행이 규제 당국이 추진해온 약소 은행 통폐합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SBI가 보유한 10개 지방은행 지분을 신세이은행으로 이관하고, 신세이은행이 시장에서 추가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2023년 SBI가 신세이은행을 주당 2800엔(약 26500원)에 완전 자회사화할 당시 가격이 너무 낮았다며 헤지펀드들이 제기한 소송이 진행 중인 점은 불안 요소로 남아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높은 공모가와 함께 SBI가 신세이은행의 과반 지분을 유지하는 것에 대한 지배구조 문제도 우려하고 있어 향후 리스크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FT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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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I로 카타르투자청 등 해외 거액 자금 유치
송주희 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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