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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항아리 굿즈 인기, 케데헌 뺨치네…‘미국의 심장’이 반한 이건희 컬렉션

매일경제 최승진 특파원(sjchoi@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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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DC ‘이건희컬렉션’ 전시
입소문 타고 관람객 발길 이어져
전통·현대 작품 조화에 감탄연발
인왕제색도 전시종료에 아쉬움도
“Mr. Lee, 어떻게 수집했나 궁금”
‘달항아리’ 완판에 대기명단도 등장


“인왕제색도를 볼 수 있어서 정말 운이 좋았네요. 서울에 가면 이 작품을 다시 볼 수 있을까요?”

지난 12일(현지시간) ‘한국의 보물: 모으고, 아끼고, 나누다’(이건희 컬렉션) 전시가 한창인 미국 워싱턴DC의 스미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 이곳에서 만난 패트리샤 스트롬(76) 씨는 이번이 두번째 전시 관람이었다.

그는 이번 전시의 ‘대표 작품’으로 꼽히는 정선의 인왕제색도가 오는 17일까지만 전시된다는 소식을 듣자 이날 방문한 것이 ‘행운’이라는 말을 여러 번 반복했다.

미국 워싱턴DC 국립아시아미술관에서 열리는 ‘한국의 보물: 모으고, 아끼고, 나누다’(이건희 컬렉션) 전시 공간에서 관람객들이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며 전시품을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미국 워싱턴DC 국립아시아미술관에서 열리는 ‘한국의 보물: 모으고, 아끼고, 나누다’(이건희 컬렉션) 전시 공간에서 관람객들이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며 전시품을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인왕제색도와 같은 미술작품은 작품 보호를 위해 3개월을 전시하면 1년간 전시를 중단해야 하는 규정이 있다. 이건희 컬렉션이 워싱턴DC를 거쳐 시카고, 영국 런던에서도 전시되는 만큼, 인왕제색도가 워싱턴DC에서 모습을 보이는 시간은 한달여로 제한됐다. 이후 이 자리에는 김홍도의 ‘추성부도’가 걸리게 된다.

이번 전시는 고 이건희 회장이 국가에 기증한 2만3000여점의 작품 가운데 선별된 330여개 작품으로 구성됐다. 한국 미술의 고대부터 근현대까지의 ‘정수’를 아우르는 대규모 전시다.

전시는 ‘사랑방, 선비의 공간’, ‘조선 왕실의 미술’ 등 10개의 주제별 공간으로 꾸며졌다.


미국 워싱턴DC 국립아시아미술관에서 열리는 ‘한국의 보물: 모으고, 아끼고, 나누다’(이건희 컬렉션) 전시 공간에서 관람객들이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며 전시품을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미국 워싱턴DC 국립아시아미술관에서 열리는 ‘한국의 보물: 모으고, 아끼고, 나누다’(이건희 컬렉션) 전시 공간에서 관람객들이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며 전시품을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자신을 은퇴한 교사라고 소개한 스트롬 씨는 이번 전시의 세번째 공간인 ‘사랑방, 선비의 공간’을 가장 인상적인 곳으로 꼽았다.

선비의 서재로 꾸며진 이 공간에는 목가구와 문방구, 문신의 초상화 등이 전시돼 있다. 스트롬 씨는 “양반들의 모습을 보고 선비의 공간을 보면 가구가 정말 우아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모든 것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며 “가구의 미학도 매우 현대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트롬 씨는 “이번 전시의 도록을 사러 갈 것이다. 손자를 데리고 다시 보러 오려 한다”며 “아들도 도자기를 좋아하는데, 아들과 함께 와도 정말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스터 리(Mr. Lee·故 이건희 회장)는 이런 작품들을 누구에게서, 어떻게 구입한 것인지 더 공부하고 싶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오래된 ‘국보급’ 작품들 주변에 함께 전시된 한국의 현대 미술작품을 두고 “놀라웠다”는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예를 들어 ‘일월오악도’가 전시된 조선왕실의 미술 작품 공간에는 눈내린 경복궁 돌담을 그린 박대성 화백의 ‘돌담’이 함께 걸려있는데, 이같은 발상이 인상적이었다는 것이다.

미국 워싱턴DC 국립아시아미술관에서 열리는 ‘한국의 보물: 모으고, 아끼고, 나누다’(이건희 컬렉션) 전시 공간에서 관람객들이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며 전시품을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미국 워싱턴DC 국립아시아미술관에서 열리는 ‘한국의 보물: 모으고, 아끼고, 나누다’(이건희 컬렉션) 전시 공간에서 관람객들이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며 전시품을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이곳에서 만난 글린다 쿠퍼(74) 씨는 “방에 들어가면, 전통적인 느낌으로 시작하다가 현대적인 작품으로 넘어가는 방식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며 “이것이 예술을 전시하는 아름다운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로리 애시포드(74) 씨는 부처의 삶을 다룬 팔상도의 ‘비람강생상’과 ‘사문유관상’이 인상 깊었다고 언급하며 같은 공간에 전시돼 있던 김병기 화백의 ‘산악’을 이야기했다. 그는 “기독교의 성경 이야기만큼 상세한 불교의 이야기인데, 여기에 한국적 색채까지 담겨있어서 더 오래 들여다보고 싶었다”며 “그 옆에 있는 한국 현대미술 작품(산악)도 정말 아름다웠다”고 강조했다.

황선우 미 국립아시아미술관 큐레이터는 “한국의 오랜 예술품 뿐 아니라 그로 인해 영감을 받은 근현대 작품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이같은 흐름으로 전시를 구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시장 초입에 놓인 ‘달항아리’의 인기도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라는 전언이다. 전시 시작 이후 미 국립아시아미술관의 기념품 매장에서는 달항아리 재현품이나 마그넷 등 관련 기념품을 판매해왔는데, 벌써 모두 완판돼 더 이상 구할 수가 없는 상태다.

이곳 직원들은 달항아리(Moon Jar)를 구입하려는 희망자들의 ‘웨이팅 리스트’를 별도로 만들어놓기도 했다.

“언제쯤 달항아리를 구입할 수 있냐”는 질문에 이곳 매장 직원은 “빨리 가능했으면 좋겠지만, 솔직히 언제가 될지 잘 모르겠다”면서 머리를 긁적였다.

미국 워싱턴DC 국립아시아미술관에서 열리는 ‘한국의 보물: 모으고, 아끼고, 나누다’(이건희 컬렉션) 전시 공간에서 관람객들이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며 전시품을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미국 워싱턴DC 국립아시아미술관에서 열리는 ‘한국의 보물: 모으고, 아끼고, 나누다’(이건희 컬렉션) 전시 공간에서 관람객들이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며 전시품을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이건희 컬렉션’ 워싱턴DC 전시는 내년 2월 1일 종료되고, 이후 시카고로 무대를 옮긴다. 시카고 전시는 내년 3월 7일부터 7월 5일까지다. 최정아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시카고 전시에서는 전시품이 일부 교체돼 워싱턴DC에서 보지 못한 새로운 문화유산을 감상할 수 있다”이라고 귀띔했다.

전시장 출구에서 만난 남성 관람객 데이빗 씨는 기자에게 “내년 시카고 전시에도 방문할 계획이냐”고 물은 뒤 “워싱턴은 정말 아쉬워 한다고 전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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