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흐림 / 3.7 °
한겨레 언론사 이미지

총격범에 몸 날린 시민…시드니 해변 추가 참사 막아

한겨레
원문보기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의 해변 총기 난사 사건 당시 총을 든 용의자를 제압하는 아흐메드 알 아흐메드. 7뉴스 오스트레일리아 유튜브 갈무리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의 해변 총기 난사 사건 당시 총을 든 용의자를 제압하는 아흐메드 알 아흐메드. 7뉴스 오스트레일리아 유튜브 갈무리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의 해변 총기 난사 사건 당시 총을 든 용의자를 제압해 총기를 빼앗은 이는 40대의 과일가게 주인으로,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회복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4일 저녁 아버지와 아들 사이인 두 총격범이 시드니 본다이 해변에서 유대교 명절인 ‘하누카’ 축제를 즐기던 인파를 향해 총을 난사하면서 15명이 숨지고 4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 이때 한 남성이 맨손으로 총격범 등 뒤로 몰래 다가가 몸싸움 끝에 총기를 빼앗았는데, 이 모습이 영상으로 촬영돼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전세계로 널리 퍼졌다.




영상에서 아흐메드는 큰 야자수 아래 장총을 쏘는 중인 총격범을 차량 뒤에 숨어 지켜보다, 총격범 등 뒤로 뛰어들어 목을 조르며 제압해 총기를 빼앗는 데 성공한다. 총격범은 몸싸움 끝에 총을 뺏긴 채 넘어졌고, 이후 빼앗은 총을 겨누는 아흐메드를 피해 공범이 있는 육교 쪽으로 도망친다.



총격범이 달아난 것을 확인한 아흐메드는 총을 나무 줄기 쪽에 기대 세워놓고 두 손을 들어 보인다. 현장에 접근하는 경찰 등에게 자신은 총기난사범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있는 육교 난간 뒤에 몸을 숙인 공범이 여전히 사격을 하고 있고, 도망친 총격범도 다시 총기를 집어들고 사격을 시작하는 위험한 상황이다.



뉴사우스웨일스 주 총리 크리스 민스는 아흐메드가 “진정한 영웅”이라며 “그의 용감한 행동의 결과로 오늘밤 많은 사람들이 살아있게 됐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정말 용감한 사람”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무장 괴한들이 총기를 난사하던 당시 상황에 대한 목격자 증언도 이어지고 있다. 에이피(AP) 통신 등에 따르면, 당시 바닷가는 따뜻한 햇살을 만끽하고 석양을 감상하려는 이들로 붐볐다. 근처에서 하누카 축제가 열리고 있어 페이스페인팅·야외 영화 상영 등 주최쪽이 준비한 행사 부스들도 있고, 가족들도 많이 찾으며 떠들썩한 분위기였다. 이때 갑자기 총성이 울려 퍼지며 현장은 아비규환이 됐다.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건물 안을 찾아 뛰거나 몸을 가릴 곳을 찾아 숨었고, 해변에는 피크닉 깔개와 수건, 해변용 신발 등만 덩그러니 남겨졌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해상구조대 대표를 인용해, “당시 비번이던 구조요원까지 출동해 놀이터에 있던 아이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달려갔다”며 “다른 구조요원들은 총에 맞은 사람들에게 심폐소생술을 시도하며 가능한 한 많은 부상자를 안으로 데려왔다”고 전했다. 부상자들은 서핑보드를 임시 들것 삼아 해변을 가로질러 옮겨졌다. 한 임산부는 서핑 클럽 건물 안에 피신한 뒤 진통이 시작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해변 인근의 교회·술집·식당에도 공포에 휩싸인 사람들이 숨어들었다. 프랑스인이라고 밝힌 알방 바통(23)은 “한 소녀가 ‘총 가진 사람이 있어요’고 외친 순간 모두 본능적으로 도망쳤다”며 “근처 식료품점 냉장창고에 수시간 동안 숨어 있었다”고 회상했다.



한편 총기를 난사한 총격범은 아버지와 아들 사이로 알려졌으며, 아버지 쪽은 경찰 단속 과정에서 숨져 범인까지 포함하면 이번 사건 사망자는 모두 16명이다. 아들은 중상을 입고 병원에 이송됐다. 총격범의 어머니는 “아들이 남편과 함께 수영하러 간다고 했다”고 말했다. 부자가 범행에 사용한 6개의 총기 모두 합법적으로 등록된 총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버지 쪽이 사냥 허가증을 갖고 있었으며 2015년부터 총기를 보유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들의 집은 시드니 남서쪽에 있는 보니릭에 있으며, 경찰이 조사를 진행 중이다.



오스트레일리아는 1996년 태즈메이니아 포트 아서 학살 사건 뒤 엄격한 총기 규제 제도를 도입하고 총기 면허 소지자를 제한하고 있으나, 이런 규제에도 참혹한 사건이 발생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이번 사태로 총기 난사 사건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일어나기 어렵다고 여겼던 오스트레일리아인들의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오스트레일리아에는 400만정이 넘는 총기가 있으며, 이는 2001년 기록보다 2배 증가한 수치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끝나지 않은 심판] 내란오적, 최악의 빌런 뽑기 ▶

내란 종식 그날까지, 다시 빛의 혁명 ▶스토리 보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박진경 유공자 취소
    박진경 유공자 취소
  2. 2시드니 총격 테러
    시드니 총격 테러
  3. 3박인비 국제골프연맹 이사
    박인비 국제골프연맹 이사
  4. 4켈리 애리조나 복귀
    켈리 애리조나 복귀
  5. 5김민선 월드컵 동메달
    김민선 월드컵 동메달

함께 보면 좋은 영상

한겨레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독자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