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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문제 풀듯, 웃음도 공식 있을까”…스탠드업 코미디 도전하는 AI 로봇

매일경제 원호섭 기자(wonc@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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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멜버른대 월턴 박사팀
언어 모델 아닌 ‘눈치’와 ‘타이밍’ 등
비언어적 신체 개그에 초점 맞춰 도전


“AI도 웃길 수 있을까” 호주 연구진, 로봇 스탠드업 코미디 도전 [그림=제미나이]

“AI도 웃길 수 있을까” 호주 연구진, 로봇 스탠드업 코미디 도전 [그림=제미나이]


인공지능(AI)과 로봇이 인간의 고유 영역으로 여겨지던 ‘유머’와 ‘코미디’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단순히 입력된 텍스트로 농담을 던지는 수준을 넘어 관객 분위기를 읽고 비언어적 행동으로 웃음을 유발하는 ‘로봇 스탠드업 코미디언’을 육성하는 실험이 시작됐다.

14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호주 멜버른대 미술음악학부의 로버트 월턴 박사 연구팀은 최근 호주연구위원회(ARC)로부터 50만달러 지원금을 받아 로봇에 스탠드업 코미디를 가르치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이번 연구는 로봇이 인간에게 진정성 있는 웃음을 줄 수 있는지 그리고 기계가 유머를 통해 인간과 어떻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지를 탐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챗GPT와 같은 대규모언어모델(LLM) 기반 AI도 농담을 할 수 있지만 “해골들은 왜 서로 싸우지 않을까? 배짱(guts·내장)이 없어서” 같은 단순한 언어유희나 진부한 농담에 머물러 있다. 월턴 박사팀은 이러한 텍스트 기반 접근법에서 벗어나 로봇이 ‘몸’을 통해 웃음을 주는 방식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10대의 로봇으로 구성된 군단을 훈련시킬 계획이다. 이들 로봇은 사람을 닮은 안드로이드가 아니라 높이가 40㎝에서 2m 사이인 바퀴 달린 주행 로봇이다. 연구팀은 이들에게 말을 가르치기에 앞서 코미디의 기본 요소인 타이밍, 분위기 파악, 관객과의 교감 그리고 광대 연기와 같은 신체적 코미디를 학습시킬 예정이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로봇에게 인간과 유사한 감각을 부여할 계획이다.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관객의 고개 끄덕임이나 웃음소리뿐만 아니라 말 사이의 공백이나 리듬 같은 미세한 반응까지 감지하도록 훈련한다.

이번 연구의 궁극적인 목적은 단순히 로봇 개그맨을 만들어 코미디 축제에 내보내는 것이 아니다. 월턴 박사는 “유머는 상황을 부드럽게 만들 수도 있지만 강압적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며 “기계가 유머를 통해 인간을 조종하거나 설득할 수 있는 가능성 그리고 그에 따른 위험과 이점을 파악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기술은 적절한 타이밍에 농담을 던져 환자의 기분을 풀어주는 ‘돌봄 로봇’ 개발 등에 응용될 수 있다.


그러나 예술계와 코미디계에서는 ‘AI 코미디언’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 지배적이다. 유머의 핵심은 인간의 불완전함과 삶의 경험에서 나오는 공감대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미국의 유명 코미디언 티나 페이는 “AI는 웃길 능력이 없다”고 단언했으며, 호주의 코미디언이자 예술가인 팀 민친 역시 “인간은 예술 뒤에 있는 동료 인간의 투쟁과 노력, 선택과 실수에 관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그는 “AI는 완벽한 것을 만들 수 있을지 몰라도 우리 결점까지 흉내 낼 수는 없다”며 “우리의 결점이 바로 우리의 인간성”이라고 강조했다.

실리콘밸리 원호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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