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C로 메모리 수요 다양화, 브로드컴 구글 물량 60% 공급
"내년 HBM 비트 출하 3배↑"… D램도 4분기 1위 탈환 유력
삼성전자 DS부문(반도체) 연결기준 실적 추이/그래픽=임종철 |
삼성전자가 기존 GPU(그래픽처리장치)에서 ASIC(주문형 반도체)로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시장의 주도권을 본격적으로 되찾는 모양새다. 여기에 범용 D램과 낸드업황까지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며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이 '완전한 부활'을 향한 구조적 성장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HBM 공급확대와 메모리 시장확대를 기반으로 올해 가파른 실적 개선세를 보인다. 특히 SK하이닉스에 밀렸던 HBM 부문에서 실적반등이 두드러진다. 글로벌 빅테크(대형 IT기업)들이 자체 ASIC 생산을 늘리면서 HBM 수요가 다양화된 것이 주된 요인이다.
예컨대 구글의 ASIC인 TPU(텐서처리장치)의 설계와 생산을 담당하는 브로드컴은 지난 12일(현지시간) AI(인공지능)칩과 AI 네트워킹용 반도체 매출증가에 힘입어 2025회계연도 4분기 매출이 180억15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동기 대비 28% 늘어난 수치로 시장 예상치(174억5000만달러)를 넘어섰다.
삼성전자는 브로드컴의 메모리 공급사 중 점유율이 가장 높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브로드컴의 구글향 HBM 물량의 60% 이상을 공급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엔비디아 중심의 공급망에서 SK하이닉스가 우위를 점했다면 삼성전자는 ASIC 시장에서 안정적인 생산능력을 앞세워 판매확대에 나섰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내년 HBM 비트(bit) 출하량은 올해보다 3배 증가한 112억Gb(기가비트)에 이를 것"이라며 "이는 글로벌 HBM 시장 비트 출하 증가율의 6배 수준"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평택캠퍼스 최신 라인의 상당 부분을 HBM4(6세대) 생산에 할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세대 TPU에도 HBM4가 쓰일 예정인 만큼 선제적인 투자와 공정 고도화에 속도를 내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 10나노(㎚) 6세대(1c) D램 공정을 HBM4에 적용해 엔비디아의 품질테스트도 진행 중이다.
범용 D램 시장도 회복세가 뚜렷하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 3분기 D램 매출은 135억달러로 직전 분기 대비 30.4%(31억5000만달러) 증가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와 점유율 격차는 6%포인트(P)에서 0.6%P로 좁혀졌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올해 4분기 글로벌 D램 시장에서 매출 기준 1위를 탈환할 것이라고 본다.
추론형 AI 확산으로 데이터 생성량이 급증하며 낸드 수요도 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글로벌 낸드시장에서 점유율 32.3%로 1위를 유지하며 선두자리를 유지 중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반도체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에서 영업이익이 4000억원 수준에 그쳤으나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7조원을 기록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삼성전자의 반도체사업이 부진했으나 HBM 기술력 회복과 업황개선이 맞물려 '완전한 부활'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상황"이라며 "삼성전자의 시장지배력도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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