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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이번엔 광주도서관 붕괴,‘안전불감 도시’ 되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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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건립공사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매몰자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1일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건립공사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매몰자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1일 광주 서구 도서관 신축 공사장 붕괴 사고로 매몰된 노동자 4명 전원이 숨진 채 수습됐다. 14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사고 당일 매몰자 2명을 수습했고, 실종 상태였던 2명은 수색 작업 끝에 구조대가 전날 수습했다. 이들은 모두 하청업체 직원들로, 옥상에 콘크리트를 붓는 작업 중 철골 구조물이 무너지면서 화를 입었다. 당국은 사고 경위와 안전 의무 조치 여부를 철저히 조사해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붕괴 사고가 난 도서관은 철골 구조물(트러스)을 이어 붙여 만드는 ‘장스팬’ 구조다. 전문가들은 총길이 168m의 건물에서 48m 간격으로 기둥과 기둥 사이를 교각처럼 용접한 접합부가 하중을 견디지 못해 끊어지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접합부가 매끈하게 끊어져 용접 불량이 의심된다. 용접만으로 무게를 버틸 수 있다고 판단한 구조계산이 잘못됐을 가능성도 검증해야 할 대목이다. 지지대 없이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특허 공법’으로 시공한 배경도 석연치 않다. 당초 지지대 설치를 검토했다는데 비용 절감을 위해 하지 않았다면 더 큰 문제다.

이 도서관은 올해 준공을 목표로 했으나 시공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며 난항을 겪었다. 설계·계약 변경도 7차례나 이뤄졌다. 여러 정황상 공정을 단축하려다 무리한 공사를 했고, 그로 인한 부실공사가 사고를 일으켰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현장소장이 사망한 현장에서 6개월 만에 또 사고가 났으니 현장 안전을 등한시했다는 비판도 피하기 어렵다.

이번 사고는 광주에서 2021~2022년 일어난 화정동 아이파크와 학동 참사를 다시 보는 것 같다. 이날 광주시민단체협의회는 “잇따른 참사 이후 감리지침 보완과 시민참여형 공적 관리시스템을 요구해왔지만 시는 이를 외면했다”고 비판했다. 광주시의 안이한 대처가 비슷한 사고의 재발을 불렀다는 것이다. 광주시가 발주한 공사 현장이 이럴진대 다른 현장의 안전은 어떨지 걱정될 뿐이다. ‘안전불감 도시’란 오명을 들어도 할 말이 없겠다.

그때그때 뼈아픈 교훈을 얻지 못하고, 미봉책만으로는 후진국형 사고를 막을 수 없다. 경찰은 이번에 안전불감증을 끝장낸다는 각오로 위법 사실을 낱낱이 가려야 한다. 안전사고가 잦은 배경에 공무원의 봐주기나 관리감독 소홀이 있었는지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정부는 건설 현장의 안전불감증을 뿌리 뽑을 근본 대책을 세우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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