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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한화오션 ‘원·하청 동일 성과급’ 지급, 더욱 확산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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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7월 19일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유최안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이 농성을 하고 있다. 그는 건조 중인 원유 운반선 내부에 1㎥ 철제 구조물을 만들고 스스로를 가뒀다. 이준헌 기자

2022년 7월 19일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유최안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이 농성을 하고 있다. 그는 건조 중인 원유 운반선 내부에 1㎥ 철제 구조물을 만들고 스스로를 가뒀다. 이준헌 기자



한화오션이 사내 협력사 직원 1만5000명에게 자사 직원과 동일한 성과급 지급률을 적용키로 했다. 지난해 한화오션 직원들은 기본급의 150%, 하청노동자들은 그 절반인 75%를 받았는데, 올해는 동일한 수준으로 맞추겠다는 것이다. 거제상공회의소는 14일 입장문을 내고 “조선업 현장의 고질적 문제였던 원·하청 간 처우 격차를 해소하고, 지역 산업 생태계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끄는 의미 있는 전환점”이라고 환영했다.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심화된 산업 현장에 이런 상생 시도가 많아지길 기대한다.

조선업은 다단계 하도급 구조가 극심한 대표적 산업이다. 원·하청 임금 격차로 인한 갈등도 해가 갈수록 악화됐다. 하청노동자가 비좁은 철 구조물 안에 몸을 가두고 ‘이대로 살 순 없지 않습니까’라고 외친 게 2022년 한화오션 전신인 대우조선해양의 하청노조 파업이었다. 이들은 연평균 270일 일하면서도 180일 일하는 원청노동자 임금의 50~70%밖에 받지 못했다. 특히 기본급 기준으로 산정되는 성과급 특성상, 장기근속 노동자들의 박탈감은 더 컸다. 숙련 노동자들은 조선소를 떠났고, 그 자리를 외국인 노동자들이 채워오면서 노동시장 양극화는 심해졌다.

한화오션이 협력사 직원들의 성과급 비율을 직접 정해 지급하겠다는 건 성과급 총액만 협력사에 주던 기존 관행에서 벗어난 결단이라고 할 만하다. 단순히 대기업의 시혜 차원에 그치지 않는다. “해마다 하청노조의 파업과 농성, 이로 인한 손실을 감안하면 과감한 처우 개선으로 현장 불만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게 낫다”는 한화 측 설명처럼 하청업체 및 하청노동자와 ‘윈윈’하는 상생 모델로 평가할 수 있다.

원·하청 간, 정규직·비정규직 간, 남녀 간 임금 격차는 국내에서 조선업만의 문제도 아니다.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노동의 양극화를 키우고 불평등을 야기해 사회 통합을 저해하며, 국가의 성장 잠재력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다. 무엇보다 기업과 정규직 노조의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 내년 3월이면 하청업체와 원청업체의 직접교섭을 허용하는 노란봉투법도 시행된다. 한화오션의 이번 ‘동일 성과급’ 결정같이 사회적 책임을 공유하는 상생 경영이 확산되길 바란다. 더 나아가 지난 8월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가 지적한 대로 성별과 고용형태에 상관없이 같은 노동에는 같은 임금을 지급한다는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사회적 공론화·법제화도 속도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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