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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 기업에 겨울이 오려나 [헬로, 크립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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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외현 | 비인크립토 동아시아 편집장



국민연금공단은 지난해 2분기부터 미국 상장사 스트래티지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을 64만개 넘게 보유한, 세계 최대의 ‘디에이티’(Digital Asset Treasury) 기업이다. 디에이티란 상장기업이 코인을 기업 재무 자산으로 편입해 비축하는 전략을 말한다. 유보금뿐 아니라 주식과 채권을 발행해서 자금을 조달하고 그 돈으로 코인을 사 모은다.



따라서 스트래티지에 투자를 하면,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면 미실현 수익이 늘고, 비트코인 가격이 내리면 줄어든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신고된 국민연금공단의 자료를 보면, 올해 2분기에는 보유 지분 가치가 2800억원까지 불어났지만, 3분기에는 2400억원으로 줄었다. 10월 고점 이후 주가가 더 빠졌으니 지금은 훨씬 줄었을 것이다.



올해 코인 업계의 가장 두드러진 현상 중 하나는 디에이티였다. 10월 비트코인이 12만6천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찍으면서 디에이티 기업들도 전성기를 구가했다. 포브스를 보면, 올해만 228개 상장기업이 디에이티 전략을 발표하며 1480억달러(약 213조원)를 쏟아부었다. 정보기술 기업은 물론이고, 호텔 체인 운영사, 청소용품 업체, 골판지 포장 회사까지 뛰어들었다. 비트코인뿐 아니라 이더리움, 솔라나, 심지어 도지코인까지 품는 기업들도 나왔다.



그러나 고점 이후 비트코인은 24% 넘게 조정받았고, 디에이티 기업들의 핵심 지표인 순자산가치배율(시가총액을 보유 암호화폐 가치로 나눈 값)이 줄줄이 무너졌다. 기업이 보유한 비트코인 가치보다 기업의 가치가 낮다는 뜻이다. ‘일본판 스트래티지’로 불리던 메타플래닛은 이 수치가 사상 처음 1.0 아래로 떨어지더니 11월에는 0.84까지 추락했다. 주가 부양을 위해 보유 코인을 되팔아야 하는 역설적 상황에 처한 기업들도 속출했다. 이더리움 중심의 에프지 넥서스는 보유량의 21%를 청산해 주식 환매 자금을 마련했다.



당장은 비관적 전망이 쏟아진다. 월가의 한 전문가는 “디에이티 기업 절반은 5년 안에 실패하거나 인수합병으로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핵심은 수익 모델이다. 단순히 암호화폐를 사서 쌓아두는 것만으로는 운영비와 임원 급여를 감당할 수 없다. 스테이킹 수익, 파생상품 활용, 채굴 사업 병행 등 현금흐름을 만들어내는 기업만 살아남을 수 있다. 7월 정점이던 디에이티 유입액이 90% 급감한 것도 이런 우려를 반영한다. 여러 이유에서 당분간 코인 시장의 하락장을 예상하는 시각이 많은 만큼, 부정적 전망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남의 일이 아니다. 앞서 보았듯 국민연금을 비롯해 디에이티 기업에 투자한 한국 투자자가 적지 않다. 게다가 한국도 올해 디에이티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하반기부터 상장회사와 전문투자자 약 3500개 법인을 대상으로 투자 목적 거래가 시범 허용되고 있다. 당연히 한국 국적의 디에이티 기업도 등장했다. 메타버스 기업이 업종을 바꾸기도 했고, 미국 헤지펀드가 코스닥 상장사를 인수하기도 했다. 상위 5%의 디에이티 기업은 앞으로 10년간 700% 넘는 주가 상승을 이룰 수 있다는 핑크빛 전망도 나온다.



코인 업계는 길지 않은 역사에서 이미 몇차례 ‘겨울’(약세장)과 그 뒤의 회복을 겪은 바 있다. 그래서 다시 겨울의 기운이 감지되고 힘들어지더라도, 어떤 기업이 잘 헤쳐 나갈 수 있는지 옥석을 가릴 수 있어서 좋지 않으냐는 자신감 섞인 격려와 잠언을 나누기도 한다. 특히 한국의 디에이티는 아직 코인에 대한 회계 처리나 공시 기준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작되는 만큼, 국회와 정부는 알맞은 제도를 서둘러 마련하고, 기업들은 우리 환경에 걸맞은 생존과 위기관리 전략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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