칫솔 [123rf] |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매일 사용하는 칫솔이 세균과 곰팡이, 바이러스 등 각종 미생물의 온상지라는 지적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칫솔 위생을 지키기 위해서는 올바른 보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칫솔에는 수백 종에 달하는 박테리아와 곰팡이, 바이러스가 서식하고 있다. 양치할 때 묻는 물과 침, 피부 세포, 음식물 찌꺼기는 이러한 미생물 증식을 도우며, 변기 물을 내리거나 창문을 여는 과정에서 외부 미생물까지 더해진다.
마크-케빈 진 독일 라인-바일 응용과학대학교 미생물학자는 칫솔 오염의 주된 원천으로 “입, 피부 그리고 칫솔이 놓인 환경”을 지목했다. 실제로 사용한 칫솔에서 발견되는 대다수 미생물은 ‘입’에서 유래하는 경우가 많다.
입에 넣을 때마다 흡착…식중독 원인균까지 검출
칫솔을 입에 넣을 때마다 칫솔모에는 로티아 데노카리오사, 스트렙토코쿠스과 미티스, 방선균과 같은 미생물이 달라붙는다. 이들은 평소 입안에 존재하는 무해한 미생물로, 일부는 오히려 건강에 유익해 충치를 유발하는 다른 미생물로부터 보호하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칫솔에는 충치를 유발하는 연쇄상구균이나 포도상구균같은 유해 세균도 있다. 브라질 상파울루대 연구진은 사용한 칫솔에서 장염이나 식중독을 유발하는 대장균과 녹농균, 장내세균은 물론 병원 감염의 주요 원인균인 폐렴간균, 아구창을 일으키는 칸디다 효모균까지 검출됐다고 밝혔다.
변기 물 내릴 때 퍼져…공용 화장실은 위험 더 커
이들 미생물 상당수는 욕실 환경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크다. 진 박사는 욕실은 세균과 바이러스를 공기 중으로 퍼뜨리는 에어로졸이 자주 발생하는 공간이라며 칫솔이 오염되기 쉬운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변기 물을 내릴 때 미세한 물방울과 대변 입자가 최대 1.5m 높이까지 퍼지는데, 이 과정에서 독감이나 코로나19, 노로바이러스 같은 감염성 바이러스가 함께 날릴 수 있다. 칫솔을 변기 근처에 두면 이런 오염원이 칫솔모에 묻어 입으로 들어갈 위험도 있다.
공용 화장실에서는 문제가 더 심각하다. 공용 화장실에 보관된 학생들의 칫솔 10개 중 6개가 대변에서 발견되는 박테리아에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칫솔 간 접촉을 통해 다른 사람의 미생물이 옮겨왔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질병으로 이어질 가능성 낮아…관리가 중요”
다만 칫솔 오염이 곧바로 질병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에리카 하트만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는 일리노이주 주민들이 보낸 칫솔 34개를 분석한 결과, 예상보다 대변 관련 박테리아가 많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장내 미생물의 상당수는 공기에 노출되면 오래 생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나 코로나바이러스 같은 바이러스는 칫솔에서 몇 시간 동안 생존할 수 있으며, 단순포진을 유발하는 헤르페스 심플렉스 바이러스 1형의 경우 최대 48시간까지 생존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칫솔 서로 닿지 않게…덮지 말고 세워서 건조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다른 사람과 칫솔을 함께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또한 여러 개의 칫솔을 함께 보관할 경우, 칫솔끼리 서로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미생물 번식을 촉진 할 수 있어 칫솔모를 덮거나 밀폐용기에 보관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칫솔 사용 후에는 실온에서 세워 자연 건조시키는 것만으로도 미생물 수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인플루엔자와 코로나바이러스를 포함한 많은 바이러스는 건조 과정에서 사멸하며, 충치의 주요 원인균인 뮤탄스 연쇄상구균 역시 칫솔모에서 최대 8시간 생존하나 12시간이 지나면 점차 죽기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