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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전환 성공한 텍스코어 스타트업들…해답은 '끊임없는 질문'

연합뉴스 조승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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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고객 수십·수백회 인터뷰로 사업 타당성 검증
AX 창업, 기술보다 문제 정의와 현장 검증이 성패 갈랐다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인공지능(AI)을 돌파구로 삼아 산업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AI 전환(AX) 기반 예비 창업가들이 잇따라 성과를 내고 있다.

공공기술기반 시장연계 창업탐색지원 프로그램인 '텍스코어'를 거치며 아이디어를 실제 사업으로 구체화한 사례들이다.

텍스코어는 미국의 아이코어(I-Corps)를 벤치마킹한 실험실창업 지원 프로그램이다.

단기간 내 최소 수십회 이상 잠재고객 인터뷰를 통해 타당성을 검증하는 것이 핵심으로, AI 연구자의 약점인 전환 분야에 대한 깊은 지식을 확보할 수 있어 AX 기반 창업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다.

정주영 창업경진대회 예비창업트랙서 발표하는 김상윤 스냅스케일 대표[포스텍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정주영 창업경진대회 예비창업트랙서 발표하는 김상윤 스냅스케일 대표
[포스텍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엔지니어 75명 인터뷰가 만든 확신…비전공자도 플랜트 AI 도전

스타트업 '스냅스케일'의 김상윤(25) 대표는 포항공대 컴퓨터공학과 재학생 신분으로 올해 '정주영 창업경진대회' 예비창업 트랙 대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았다.


기후위기 해결이란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그는 AI를 활용해 플랜트 설계 업무를 자동화하는 설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파이프와 밸브가 정교하게 가득 들어찬 공장 설계는 첨단 기술의 집약 같지만, 실제로는 작은 오류 하나를 막기 위해 수십명이 오랜 시간 매달리는 대표적 '노동 집약' 업무다.

김 대표는 이 과정을 AI로 대체해 산업 전반의 효율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화공 분야 비전공자인 김 대표가 이 시장에 도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텍스코어를 통한 수십 명 잠재고객 인터뷰가 있다.

김 대표는 "국내외 엔지니어 75명을 인터뷰하며 공정 시뮬레이션에서 플랜트로 목표를 명확히 했다"며 "플랜트 기업의 설계가 제각각 다를 거란 인식이 있었는데 인터뷰를 반복하며 표준적 요소들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를 기반으로 스냅스케일은 창업 준비 1년 만에 300명 규모 건설기업과 상품 테스트(PoC)를 수행할 정도로 성장했다.


그는 "플랜트 설계는 한국의 노하우나 디테일 깊이가 세계 수준인 만큼 AX에서 한국이 제일 잘 할 수 있는 분야"라며 "공정 엔지니어링 표준화를 장악해 이 분야 '엔비디아'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모두의 권리금 김건수 대표[김건수 대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모두의 권리금 김건수 대표
[김건수 대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장사 잘돼도 자금난"…AI로 권리금 예측·관리로 해법 찾아

'모두의 권리금' 김건수(50) 대표 역시 텍스코어를 통해 사업 아이디어를 현실화한 사례다.

씨티은행 싱가포르 지점에서 장기간 근무한 그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술경영학부를 다니며 '자영업자들은 왜 장사가 잘돼도 자금난에 시달릴까'라는 새 의문에 빠졌고, 원인으로 '권리금'을 지목했다.

권리금으로 목돈이 묶여 상인들이 자금경색에 시달린다는 걸 알고 이를 AI로 예측하고 관리하는 연구에 매진해 2023년 특허도 냈다.

텍스코어 참여 후 소상공인과 공인중개사 70여명을 인터뷰하며 그는 자신이 '이론'으로만 접근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에는 15분도 어렵다던 분들이 막상 이야기를 시작하면 업계 애로사항을 한 시간 넘게 쏟아냈다"며 "권리금의 불투명성과 제도적 사각지대가 얼마나 큰 문제인지 현장에서 실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권리금 예측 서비스에 등기·핀테크 기반 중개 수수료를 결합한 새로운 사업 모델을 구축하며 본격적인 창업에 나섰다.

김 대표는 "장인 식당 창업을 도운 적이 있는데 권리금을 이야기하는데도 어떻게 산정됐는지 몰랐고, 은행을 다니다 보니 '권리금은 불투명하니 없는 점포를 가자'고 한 적 있다"며 "컨설팅 비용을 내고 무권리 점포를 받았지만, 경제적 도움은 되지 않았고, 저 같은 사례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두의 권리금은 올해 신용보증기금 스타트업 NEST,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테크블레이즈 대회 우수상을 받는 등 시장성을 인정받고 있다.

그는 "권리금 시장이 굉장히 크다. 600만 자영업자 중 57%에 상가 권리금이 있고 평균가액을 계산해봐도 19조 원 정도"라며 "수면 아래서 많은 사람이 피해 입는 사례를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인드마일 이선미 대표(왼쪽)와 팀원들[이선미 대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마인드마일 이선미 대표(왼쪽)와 팀원들
[이선미 대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웰니스 앱 '시장성' 한계를 넘다…상담자·센터 잇는 마인드마일

스타트업 '마인드마일'의 이선미(29) 대표는 대학생 시절부터 정신건강에 관심이 많아 친구들의 '상담자'로 통했다.

그는 많은 이들이 증상을 겪고도 쉽게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는 현실을 보며 우울증의 '낙인' 문제를 해소하자는 마음을 먹고 울산과학기술원(UNIST) 의과학대학원에서 관련 연구에도 뛰어들었다.

정신건강 악화 전 '미루기'가 주요 증상으로 나오는 걸 보고 미루기를 덜 할 수 있는 챗봇을 개발해 "언제 출시되나"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자신감을 갖고 창업을 노리며 지난해 텍스코어 활동을 통해 200명 이상 인터뷰를 진행한 결론은 '사업화'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었다.

이 대표는 "웰니스 앱은 '좋긴 하지만 구매까지 이어지지 않는다'는 한계가 명확했다"며 "상담센터 등과 심층 인터뷰를 통해 상담센터, 사용자, 상담자를 모두 연결하는 통합 설루션 개념을 구상했다"고 말했다.

상담받을지 고민하는 이용자를 점검해주고 상담 절차를 안내하는 등 명확한 목적을 가진 AI로 운영되는 게 특징이다.

이 대표는 "상담센터 인터뷰 과정에서 직접 써보고 싶다는 협업 요청이 들어와 PoC도 계획하고 있다"며 "처음에는 다가가기 어려웠지만 마음속 신념에 호소하며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의 정신건강 문해력을 높이는 역할을 하자는 게 목표"라며 "상담센터에 접근하기도 어려운데 상담 효율을 높여 상담이 빨라지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연구성과 확산대전 참여한 김상윤·김건수·이선미 대표(오른쪽부터)[촬영 조승한]

공공연구성과 확산대전 참여한 김상윤·김건수·이선미 대표(오른쪽부터)
[촬영 조승한]


shj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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