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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꿈도 못 꿨던 이정택 "선수로 본분 지키니 기회가 오더라"

뉴스1 김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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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부리거 희망 이정택…"축구가 재밌어 포기할 수 없었다"



김천 상무 수비수 이정택.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천 상무 수비수 이정택.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홍명보호에 승선한 박승욱(포항)과 박진섭(전북)은 하부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에게 희망의 아이콘이다. 둘은 실업축구 무대를 거친 뒤 프로 무대에 입성, K리그1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해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여기 또 한명의 하부리거의 희망이 있다. 바로 김천 상무 소속의 이정택이다.

이정택은 고등학교 졸업 후 프로 무대가 아닌 상지대학교로 향했다. 최근 대부분 선수가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프로 무대에 입성하는 것과 비교하면 늦은 출발이다. 대학 졸업 후에도 이정택은 프로 입단에 실패하고 실업축구팀인 충북청주FC에 입단했다.

그러나 이정택은 포기하지 않았다. 절치부심한 이정택은 꾸준히 개인 운동을 병행하면서 기량을 끌어올렸고, 2023년 청주가 프로팀으로 전환할 때 생존해 프로 무대에 입성했다. K리그2(2부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그는 지난해 대전 하나시티즌의 러브콜을 받아 K리그1 무대를 밟았다.

최근 휴가를 나온 이정택은 뉴스1과 만나 "과거를 돌아보면 힘든 시기가 많았다. 대학을 4년 다 채우고 졸업하면 선수로서 평가도 현저히 낮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면서 "축구가 너무 재밌고, 좋았기 때문에 축구를 놓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께서 청주가 프로 전환에 2번 실패했다는 뉴스를 보시고 '청주가 언젠가 K리그2로 전환할 것 같다'며 청주행을 추천하셨다. 아버지께서 '연봉을 다른 팀보다 덜 받아도 청주에 가면 프로 전환의 기회가 올 수 있다'고 말씀을 하셨다. 아버지 조언을 따라 청주행을 선택한 것이 내게는 행운이었다"고 덧붙였다.


김천 상무의 이정택. /뉴스1 ⓒ 뉴스1 김도용 기자

김천 상무의 이정택. /뉴스1 ⓒ 뉴스1 김도용 기자


행운도 따랐지만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렸다. 이정택은 활동 무대가 올라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개인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또한 주변의 지도자, 베테랑들의 조언도 귀담아 들으면서 거듭 성장했다. 중앙 수비수는 물론 측면 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까지 수행한다는 점도 그의 장점이 됐다.

프로에서 꾸준한 활약 덕에 이정택은 지난 4월 김천에 입대했다. 상무 입대는 프로 선수들끼리 펼치는 또 하나의 경쟁인데, 이정택은 좁은 문을 통과했다. 그리고 이정택은 시즌 막판 김천의 새로운 주장으로 선임되며 동료들을 이끌고 있다.

이정택은 "사실 프로 입단도 꿈꾸지 못했는데, 상무에 입대까지 하게 된 것이 큰 기적"이라면서 "이 자리까지 오는데 너무 힘들었다. 매해가 새로운 도전이었기 때문에 그저 선수로서 본분을 지키는 데 집중했다. 현재에 충실하고, 눈앞에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면 결과는 따라오게 마련이라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이어 "군 생활하면서 프로 선수들과 경쟁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특혜이고, 행운인지 잘 알고 있다. 그만큼 현재에 더 충실하게 임하고 지금의 시간을 더 값지게 보내려고 한다"면서 "일반 병사들과 함께 한 훈련, 다른 종목 선수들과 만날 수 있는 상무에서의 시간이 모두 값진 경험"이라고 덧붙였다.

김천에서도 이정택은 환경에 적응하면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정택은 "입대 후 약 5주간 군사 훈련을 마친 뒤 김천으로 향했는데, 도저히 축구할 수 없는 몸 상태였다. 훈련소에서 틈나는 대로 개인 운동을 했지만 역부족이었다"면서 "상무에 들어가 하루 두 번씩 운동했지만 쉽지 않았다. 특히 동기 몇 명이 먼저 경기에 나서면 조급함이 생겨 더 힘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정택은 전과 마찬가지로 어려움을 이겨냈고, 후반기 김천의 후방을 책임졌다. 이정택은 "이제 좀 몸 상태가 올라오고 동료들과도 호흡이 맞아들어가는 상황에서 시즌이 끝난 점이 매우 아쉽다"며 "선수들끼리 내년 최소 2위를 목표로 두고 더욱 열심히 하자고 다짐했다. (2027시즌) 순위에 상관없이 김천이 강등되지만 감독님과 선수단 모두 최소 준우승, 최고 우승까지 노리고 있다"며 2026시즌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김천 상무 이정택.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천 상무 이정택.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천은 2026년을 끝으로 국군체육부대(상무)와 연고 협약이 마무리된다. 이에 김천시가 시민구단을 창단하거나 국군체육부대가 새로운 연고지에서 구단을 창단하여 2027년부터 K리그에 참가할 경우, 두 구단 모두 K리그2에 참가하게 된다.

팀 입장에서 동기부여가 떨어질 수 있지만 이정택은 정정용 감독 아래서 한 단계 더 성장을 도모한다. 이동경(울산), 김승섭(제주), 김강산(대구), 이승원(강원) 등 김천에서 기량이 일취월장한 선수들이 모범 사례다.

이정택은 "감독님께서 선수들에게 소속팀에서 하지 못했던 플레이들을 자유롭게 해보라고 독려하신다. '실패해도 한 번 더 해보면 되지 않겠냐'라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면서 "감독님의 주문 덕에 선수들이 좀 더 과감하고 자유롭게 경기하면서 기량이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되는 것 같다. 또한 수비수들에게도 수비적으로 많은 조언을 해주신다"며 2026년 또 한 단계 발전을 기대했다.

dyk06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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