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반대로 국제무대에서는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최근 세 차례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모두 예선 탈락했다. 아시아 최강자라는 일본과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고, 이제는 한 수 아래로 봤던 대만·호주와 붙어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2024년 프리미어12에서도 대만에 덜미를 잡혔다. 근래 열린 일본과 평가전에서도 뚜렷한 격차를 확인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124승을 기록, 한국 야구의 선구자 중 하나로 뽑히는 레전드이자 여전히 메이저리그 아시아 최다승 투수에 빛나는 박찬호(52)는 단순히 단기전에서의 운은 아니라고 강조한 바 있다. 박찬호는 지난 4월 ‘서진원소장의 바른수면연구소’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자리에서 최근 국가대표팀 선수들의 부진에 “기량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박찬호는 “부정적인 그런 이야기도 많이 하고 또 반대로 또 긍정적인 이야기도 많이 있다. 많이 성장하고 했다”면서도 “요즘의 국가대표 팀의 선수를 보면은 기량이 떨어지는 것이다. 그들도 애국심이 있고 이기려고 발버둥을 친다. 그런데 기량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냉정하게 말했다. 세계 무대와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 무대에서 성과가 떨어지면 리그 흥행에도 영향을 준다는 말이 많았지만, 요즘은 전혀 그렇지 않다. 국제 무대 성과와 별개로 팬들은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준다. 이도 대단한 일이지만, 그런 것들이 선수들의 생각을 가둬두는 하나의 원인이 된다는 지적도 했다. 박찬호는 “우리가 우물 안에 있는 건 아닌가 분명히 알아야 한다. 우물이 뭐냐면 열정적인 한국 팬들이다. 너무 인기가 많아 지니까 세계 선수들은 10이고 우리 선수들은 다섯 밖에 안 돠는데 그게 20처럼 응원을 해준다”고 이야기했다.
팬들을 나무라는 게 아니라 선수들이 그것에 안주해버린다는 것이다. 선수들의 의식 변화를 재촉했다고 볼 수 있다. 박찬호는 “하드웨어는 많이 발전했으니 소프트웨어도 더 발전이 되고, 코칭스태프라든지 리그의 행정일든지 굉장히 좀 발전이 되어야 한다”면서 “팬들의 서포트가 우물이라고 그랬는데, 이 우물이 얼마나 대단한가”라며 팬들의 성원이 이어질 때 한국 야구가 발전해야 한다고 애정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실제 국제 경쟁력은 떨어지고 전 세계적으로 경기도 좋지 않은데 선수들의 연봉은 계속 뛰고 있다.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우려가 리그 안팎에서 진지하게 나오고 있다. 연봉이 높아지는 건 산업의 성장을 의미하는 것이기에 좋은 일이지만, 그만큼 수준이 높아지고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박찬호는 “각 팀별로 보면 탤런트가 있는 선수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역시 메이저리그에서 16년을 보낸 추신수 또한 “우리 어린 선수들의 재능이 마이너리그 유망주들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다”고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이를 어떻게 살려가느냐가 리그에 떨어진 과제지만, 쉽게 문제가 풀리지 않고 있다. 19살 때는 비슷한 레벨이었는데 25살이 되면 우리 선수들의 성장이 다른 나라 선수들의 성장에 못 미친다. 리그의 외형적 성장에 취할 때가 아닌, 이제는 내부적으로 진지한 성찰이 있어야 할 시기임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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