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산을 대신 사라’는 안내판. 연합뉴스·AFP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한 항의 의미로 미국산 주류 판매를 중단했던 캐나다의 매니토바, 노바스코샤 등 4개 주에서 미국산 주류 재고가 할인 판매되고 있다. 주 정부는 수익금을 일부 기부하고, 재고가 처리되면 관세 협상이 이뤄질 때까지 다시 불매에 들어간다.
뉴욕타임스는 12일(현지시각) 캐나다의 4개 주(매니토바, 노바스코샤,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 뉴펀들랜드 래브라도)에서 미국산 주류 재고 판매가 다시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현재 미국산 위스키, 버번 등 주류들은 할인 판매되고 있으며, 재고가 소진되면 당분간 추가 입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는 와프 키뉴 매니토바 주 총리의 발언을 인용해 많은 캐나다인들이 매장 앞에 줄을 섰다고 전했다. 잭 다니엘스, 바카디 등 미국 브랜드의 주류를 사고 싶어하는 캐나다인들의 행렬이 몰렸기 때문이다. 다만 매니토바주는 오는 24일부터 다시 미국산 주류 판매를 중단하고, 추가 구매를 하지 않을 계획이다.
다만 할인 판매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는 미국산 주류의 매출이 캐나다 국산 주류 매출보다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노바스코샤주 주류공사는 지난 한 주간 예비 판매량 집계에서 미국산 주류가 약 300만 캐나다 달러(32억2천만원), 캐나다산 주류가 220만 캐나다 달러(23억6천만원)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미국과 캐나다의 갈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2월 캐나다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데에서 시작됐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만들겠다”등의 발언에 캐나다인들은 ‘미국산 제품 불매’로 맞서왔다.
실제 뉴욕타임스가 인용한 미국증류주협회 자료를 보면, 지난 2분기 미국산 증류주의 캐나다 수출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85%나 급감했다. 올해 초에는 미국산 주류는 물론, 캐나다산 주류 판매량도 12%가량 줄어들며 전체 주류 시장이 쪼그라든 바 있다.
이번에 주류 판매를 다시 시작한 4개 주는 재고를 판매한 후 수익금 일부를 자선 단체에 기부하기로 했다. ‘재고 떨이’가 끝나면, 다시 미국산 주류 불매를 계속할 계획이다. 다른 주 정부들도 미국산 주류 판매 수익금을 푸드 뱅크에 기부하거나, 미국산 주류를 기금 모금 행사 단체가 사용하게끔 하는 방법으로 재고를 처리하고 있다.
한편 미국과 캐나다 사이 관세 협상은 지난 10월 말 이후 중단된 상태다.
권효중 기자 harr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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