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의 신발 제조 기업 창신INC 정환일 회장(75)은 63세 때인 2013년부터 근육 운동을 시작했다.
33년 달리며 마라톤에 빠져 있을 때 청천벽력 같은 병원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의사가 “뇌동맥류이니 마라톤 같은 힘든 운동은 하지 말라”고 했다. 당시까지 42.195km 풀코스를 2회 완주했고, 매년 하프코스 2회를 달리던 그에게는 그야말로 아닌 밤중에 홍두깨였다.
“의사가 혈액이 너무 빨리 돌면 뇌혈관이 터질 수 있으니까 달리지 말라고 했죠. 난감했지만 운동을 멈출 수는 없었죠. 등산을 시작했고, 매일 집(부산 해운대) 근처 동백섬 꼭대기까지 7번을 오르내렸죠. 그리고 그때쯤 허리가 아파 병원에 갔더니 척추 협착증이 있다고 해서, 수술 대신 등 근육을 키우는 운동을 시작했죠. 피트니스센터 트레이너가 다른 운동도 좋지만, 턱걸이가 허리 협착증에 좋다고 해서 턱걸이에 집중하게 됐죠.”
정환일 창신INC 회장이 부산 사하구 다대동 사무실에 마련한 피트니스 도구에서 턱걸이 하고 있다. 1980년부터 달리기 시작한 정 회장은 2013년 뇌동맥류 진단을 받은 뒤 근육운동으로 전환해 턱걸이를 한때 한 번에 33개까지 하는 등 건강한 노련을 만들어 가고 있다. 부산=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33년 달리며 마라톤에 빠져 있을 때 청천벽력 같은 병원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의사가 “뇌동맥류이니 마라톤 같은 힘든 운동은 하지 말라”고 했다. 당시까지 42.195km 풀코스를 2회 완주했고, 매년 하프코스 2회를 달리던 그에게는 그야말로 아닌 밤중에 홍두깨였다.
“의사가 혈액이 너무 빨리 돌면 뇌혈관이 터질 수 있으니까 달리지 말라고 했죠. 난감했지만 운동을 멈출 수는 없었죠. 등산을 시작했고, 매일 집(부산 해운대) 근처 동백섬 꼭대기까지 7번을 오르내렸죠. 그리고 그때쯤 허리가 아파 병원에 갔더니 척추 협착증이 있다고 해서, 수술 대신 등 근육을 키우는 운동을 시작했죠. 피트니스센터 트레이너가 다른 운동도 좋지만, 턱걸이가 허리 협착증에 좋다고 해서 턱걸이에 집중하게 됐죠.”
턱걸이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는 68~71kg을 유지하던 체중이 한 때 76kg까지 늘기도 했다. 그는 “갑자기 달리다 안 달리니 체중이 급격하게 증가했다”고 했다. 그래서 피트니스센터로 향했고, 가급적 그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정환일 회장이 부산 사하구 다대동 사무실에 마련한 피트니스장에서 케틀벨을 들고 스쾃을 하고 있다. 부산=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정 회장은 2017년 턱걸이를 한때 한 번에 최고 33개까지 했고, 지금은 매일 턱걸이와 팔굽혀펴기를 각 60회씩 하며 건강을 다지고 있다.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정 회장은 새벽에 동백섬을 1시간 걷고, 오전에 사무실에 갖춰 놓은 피트니스장에서 웨이트트레이닝을 1시간 이상 하며 건강을 다지고 있다. 근육운동은 2시간을 훌쩍 넘기기도 한다.
상체운동은 턱걸이와 팔굽혀펴기, 하체운동은 스쾃과 런지를 주로 한다. 전신운동으로 플랭크와 실내 조정 및 자전거 타기를 하고 있다. 상하체를 번갈아 주 3일씩 한다. 정 회장이 가장 중요시하는 운동이 턱걸이와 팔굽혀펴기다. 각 15회씩 4회를 한다. 그는 “턱걸이하면 어깨 및 팔 근육은 물론 척주기립근이 좋아진다. 자세가 반듯해졌고, 허리 통증도 없어졌다”고 했다.
정환일 회장이 2020년 1월 회사에서 실시한 ‘도전 ! 70대를 이겨라’ 이벤트에서 턱걸이를 하고 있다. 정환일 회장 제공 |
정 회장이 턱걸이에 매진할 때 회사에서 ‘도전! 70대를 이겨라’라는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턱걸이로 정 회장을 넘은 사원에게 상금을 주는 이벤트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2020년 이후에는 이벤트를 열지 못했다. 2020년 1월 마지막 이벤트에서 한 여사원이 6개를 해 정 회장을 넘었다. 여사원은 1개 하면 5개로 쳐줘 30개가 됐고, 당시 정 회장은 27개를 했다. 정 회장은 “사원들이 운동에 관심을 가지게 하는 목적이었는데 많이 참가해 성공한 이벤트였다”고 했다. 정 회장이 운동에 관심이 많다 보니 회사엔 피트니스센터와 농구장 등 스포츠시설을 갖추고 있다.
정 회장은 기억을 되돌렸다.
“2017년쯤일 겁니다. 신입사원들이 입사해서 함께 금정산성에 올라갔다 내려와 회식할 때였죠. 제가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을 때였는데 우연히 신입사원들과 힘겨루기하게 된 겁니다. 그것을 발전 시킨 게 턱걸이 이벤트입니다.”
1978년 나이키의 한국법인 ‘한국인 1호 사원’으로 입사한 정 회장은 선수 출신들이 많은 미국인 사원들 속에서 자연스럽게 운동을 접했다. 1980년부터 달렸다. 그는 “나를 뽑은 미국인 사장이 1마일(1.6km)을 4분에 달리는 사람이었다. 그들의 삶 속에는 운동이 자연스럽게 자리하고 있었다”고 했다. 즐기던 술과 담배도 줄기게 됐다.
정환일 회장이 부산 사하구 다대동 사무실에 마련한 피트니스 도구에서 턱걸이 하고 있다. 부산=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매일 달렸다. 정 회장이 달리며 10km 등 단축마라톤에 출전하자 주위에서 “이왕 하는 김에 풀코스를 완주하라”고 했다. 그는 “내게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마라톤에 나가라며 풀코스에 참가 신청한 뒤 연습하면서 주위에 소문을 많이 내라고 조언했다. 그래야 완주할 수 있다며”라고 회상했다. 주당 40~50km를 달렸고, 1994년 12월 3시간 51분에 호놀룰루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다.
“너무 달리다 보니 1998년 오른쪽 무릎 연골을 다쳤어요. 집 뒤에 있는 장산(해발 634m)을 뛰어올랐다 내려오는 훈련도 했는데 그게 무릎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 것 같아요. 전 가슴 터지게 달렸을 때 희열을 느꼈거든요. 걸어서 1시간 넘게 걸리는 코스를 35분에 뛰어오를 때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죠. 어쨌든 회사 지인들이 본사가 있는 미국 오리건주 무릎 전문 병원으로 가서 수술받으라고 했죠. 국내 병원에서는 이제 마라톤 절대 안 된다고 했는데 미국에서 수술받고 8개월 만에 풀코스를 다시 완주했어요.”
정환일 회장이 1999년 열린 제70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 질주하고 있다. 정환일 회장 제공 |
정 회장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뒤에는 아내와 함께 해외 트레킹도 다니고 있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왔고, 탄자니아 킬리만자(해발 5895m)로도 올랐다.
“이제 또 다른 산을 찾고 있습니다. 남미 파타고니아나,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등 알아보고 있는데 아내가 아직 이렇다 할 사인을 보내지 않고 있습니다. 제가 뇌동맥류란 진단을 받은 뒤에는 해외에 나가려면 아내 도장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아내도 늘 저와 동행합니다. 아내랑 해외 좋은 곳을 늘 함께 갈 겁니다.”
정환일 회장이 탄자니아 킬리만자로에 올라 포즈를 취했다. 정환일 회장 제공 |
정 회장 체중은 70~71kg. 대학 시절 72kg과 비슷하다. 그만큼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제 삶의 일정한 루틴이 신체 및 정신 건강을 지켜주고 있습니다. 오후 8시 30분에 잠자리에 들고,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납니다. 그리고 걷기와 근육 운동으로 하루를 보내죠. 이렇게 건강을 지키는 것 그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낍니다. 이제 이런 운동 루틴이 습관화를 넘어서 몸의 일부가 됐습니다. 불가피하게 운동을 못하는 날은 하루 종일 찜찜합니다.”
부산=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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