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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재테크] “출근길 1000원으로 엔비디아 주주된다”…MZ 홀린 ‘소수점 열풍’

디지털데일리 조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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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조윤정기자] "요즘 누가 1주를 덜컥 사나요? 구독하듯 모으는 거죠. 매일 아침 출근길 지하철에서 커피 한 잔 값으로 미국 기업 주식을 미국 주식을 샀더니 어느새 테슬라 1주가 완성됐더라고요."

입사 1년 차 직장인 김 모 씨(28)의 아침 루틴은 날씨 확인이 아니다.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 증권 앱을 켜 간밤의 미국 증시를 확인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는 자투리 돈이 생길 때마다 엔비디아와 테슬라를 '수집'해왔다.

그는 "사회 초년생이라 목돈은 없지만 1000원 단위로도 대형 우량주를 살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며 "월급날만 기다리는 게 아니라 매일매일 자산이 쌓이는 기분을 느낀다"고 말했다.

과거 '개미'로 불리던 개인 투자자들이 목돈을 무기 삼아 주식 시장에 뛰어들었다면 최근 MZ세대는 단돈 1000원으로 '주주'의 지위를 획득하고 있다. 바로 1주 미만의 단위로 주식을 사고파는 '소수점 거래'가 불러온 변화다.

◆ "엔비디아 넘어 ETF까지"… 더 똑똑해진 '바구니 투자'

초기 소수점 투자가 구글, 애플. 엔비디아 등 유명 기술주에 국한되었다면 최근에는 그 범위가 상장지수펀드(ETF)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개별 종목의 변동성이 부담스러운 투자자들이 시장 지수 전체를 추종하는 ETF를 소수점 단위로 모으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하는 'QQQ', 레버리지 상품인 'QLD', 그리고 배당 성장의 대명사인 'SCHD' 등 1주당 가격이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ETF들도 이제 천 원 단위로 매수할 수 있다.


이러한 '소수점 열풍'은 국내 주식 시장으로도 번졌다. 주요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 우량주와 주요 ETF를 천 원 단위로 거래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1주당 가격이 100만원을 호가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 같은 '황제주'나 'RISE 미국나스닥100', 'TIGER 미국S&P500' 등 해외 지수를 추종하는 국내 상장 ETF를 소액으로 꾸준히 모아가는 투자법이 MZ세대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은 투자 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부담 없는 가격으로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성이 가능하고, 소액으로 시장 감각을 익히기에 최적이다.


또한 0.1주만 가지고 있어도 보유 지분만큼 정확히 배당금이 입금된다. 이는 "자는 동안에도 내 돈이 일해서 돈을 벌어온다"는 현금 흐름의 경험을 가능케 하며 MZ세대를 사로잡은 핵심 요인이 됐다.

◆"넷플릭스처럼 투자를 구독하다"… '저축'이 된 투자

소수점 투자의 핵심은 '자동화'에 있다. 많은 증권사들이 제공하는 '주식 모으기' 기능을 활용하면, 사용자가 설정한 주기와 금액에 맞춰 자동으로 주식을 매수할 수 있다.

예컨대 "매달 월급날 10만원" 혹은 "매주 월요일 5000원"과 같이 날짜, 횟수, 금액을 자신의 계획에 따라 자유롭게 설정해두면 신경 쓰지 않아도 투자가 자동으로 진행된다.


이러한 트렌드는 통계로도 증명된다. 토스증권에 따르면 적립식 투자 서비스인 '주식 모으기'의 누적 이용자 수는 서비스 출시 2년여 만에 100만명을 돌파했다. 특히 이용자의 56%가 투자 주기를 ‘매일’로 설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들은 소수점 투자를 두고 "투자가 아니라 '저축'에 가깝다"고 입을 모은다. 마치 넷플릭스를 구독하듯 투자를 구독하니, 매일 차트를 보며 일희일비하는 감정 소모가 사라지고 일상 속 습관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증권사, 플랫폼 장벽 허물고 MZ 잡기 나서

MZ세대의 소액 투자 수요가 폭발하자 증권사들은 플랫폼의 경계를 허물며 접근성을 강화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핀테크 환전 서비스인 '스위치원'과 제휴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였다. 스위치원 앱 내에서 환전부터 미국 주식 소수점 투자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하게 만든 것이다. 이를 통해 투자자들은 환전 수수료를 아끼면서 자연스럽게 글로벌 자산 배분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한국투자증권은 그동안 별도의 앱인 '미니스탁'에서만 제공하던 소수점 거래 기능을 메인 MTS인 '한국투자' 앱으로 전격 확대 도입했다. 초보자를 위한 미니스탁의 경험을 전문 트레이딩 앱으로 이식하여, 투자자가 성장함에 따라 앱을 옮겨야 했던 불편함을 없애고 편의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소수점 투자는 단순히 주식을 쪼개 파는 기능적 혁신에 그치지 않는다. 자본이 부족한 사회 초년생들에게도 우량 자산을 소유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자산 형성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1000원으로 당장 건물주가 될 수는 없지만 세계 1위 기업의 파트너는 될 수 있다"며 "막연한 일확천금보다 확실한 성장을 공유하려는 욕구가 MZ세대를 소수점 투자로 이끄는 핵심 동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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