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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테이블] ① 미슐랭 1스타 '내음' 한식당…쉑쉑과 '韓 표고갈비 버거' 협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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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테이블]은 글로벌 미식 중심지인 싱가포르에서 'K-푸드'가 어떻게 확장되고 재해석되는지를 살펴보는 기획 시리즈다. 한식당 'NAEUM(내음)'의 미슐랭 선정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타결된 제주산 소·돼지 수출이 K-푸드의 확장력을 보여준다. <뉴스핌>은 싱가포르 현장에서 확인한 K-푸드의 확산 움직임을 짚어보고, 아세안 시장에서 어떤 기회를 맞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싱가포르=뉴스핌] 이정아 기자 = 지난달 28일 찾은 싱가포르 텔록 아이어 (Telok Ayer)의 한 골목. 두꺼운 목재 문을 열면 한국인 셰프 루이스 한(한석현)이 이끄는 한식 레스토랑 '내음(NAE:UM)'이 나온다.

루이스 한 셰프는 지난 2021년 내음을 열고 이듬해부터 4년 연속 미슐랭 1스타를 지켜냈다. 싱가포르 내 K-푸드의 프리미엄화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장소다.

레스토랑 이름인 내음은 '코로 맡을 수 있는 나쁘지 않거나 향기로운 기운'이라는 뜻에서 따왔다. 루이스 한 셰프는 내음을 '향처럼 머무는 기억'을 요리로 풀어낸 공간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제가 항상 그리워하는 건 한식이지만, 싱가포르에서 오래 생활하다 보니 이 지역의 재료와 조리법을 한식에 새롭게 접목하고 싶어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예전에는 한국 전통 요리를 저희 방식대로 재해석하려고 했다면, 지금은 아예 싱가포르에서만 가능한 한식을 하자고 방향을 바꿨다"고 덧붙였다.

[싱가포르=뉴스핌] 이정아 기자 = 싱가포르 한식 레스토랑 '내음(NAE:UM)'의 토마토 동치미. 2025.12.12 plum@newspim.com

[싱가포르=뉴스핌] 이정아 기자 = 싱가포르 한식 레스토랑 '내음(NAE:UM)'의 토마토 동치미. 2025.12.12 plum@newspim.com


실제로 내음의 메뉴 곳곳에는 한국과 싱가포르의 식재료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다. 동치미는 로컬 과일 '잠부(rose apple)'로 담가 산뜻함을 높였고, 무침 요리에는 이 지역에서 흔히 쓰는 채소 '윙빈(winged bean)'이 들어간다.


반면 깻잎·미나리·더덕 같은 핵심 향채류와 장(간장·된장·고추장)은 모두 한국에서 직송한다. 그는 "한국의 향과 기억을 담으면서도 낯설지 않도록, 두 문화를 자연스럽게 이어내는 게 내음이 생각하는 한식"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에서 K-푸드는 '대중적인 외식'과 '프리미엄 식문화' 두 축으로 동시에 확장하고 있다. 루이스 한 셰프는 "요즘은 싱가포르 편의점에서도 김치볶음밥을 팔고, 어느 골목을 가도 한국 식당이 있다"며 "2016년 싱가포르에 처음 왔을 때보다 한식의 존재감이 훨씬 커졌다"고 전했다.

이어 "현지 소비자들은 달짝지근한 양념과 불향을 좋아하는데, 그래서 한국식 바비큐가 가장 인기"라고 설명했다.


이런 흐름은 올해 싱가포르에서 가장 화제가 된 K-푸드 협업을 탄생시켰다. 글로벌 버거 브랜드 쉑쉑(Shake Shack)이 내음과 함께 'NAE:UM Shack'이라는 이름의 협업 메뉴를 출시한 것이다.

메뉴는 내음의 레시피를 활용한 표고갈비 버거, 생채 고추장 치킨버거, 장아찌 프라이, 막걸리 셰이크로 구성됐다.

[싱가포르=뉴스핌] 이정아 기자 = 글로벌 버거 브랜드 쉑쉑(Shake Shack)이 내음과 함께 출시한 표고갈비 버거, 장아찌 프라이, 막걸리 셰이크. 2025.12.12 plum@newspim.com

[싱가포르=뉴스핌] 이정아 기자 = 글로벌 버거 브랜드 쉑쉑(Shake Shack)이 내음과 함께 출시한 표고갈비 버거, 장아찌 프라이, 막걸리 셰이크. 2025.12.12 plum@newspim.com


루이스 한 셰프는 협업 배경에 대해 "쉑쉑버거에서 먼저 협업하자는 제안이 왔다"며 "(쉑쉑에서) 내음이 만든 발효와 한식 양념의 조화가 흥미롭다고 하더라. 레시피는 내음이 모두 개발했는데, 한식 같지 않은 한식이라는 평을 가장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K-푸드를 알리려면 일단 경험의 문턱이 낮아져야 한다. 고급 한식당을 찾지 않는 사람들도 버거나 셰이크 같은 친숙한 메뉴를 통해 한식의 맛을 경험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한국의 육류 수급 환경에도 변화를 기대했다. 루이스 한 셰프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제주산 소·돼지의 싱가포르 수출이 타결된 점을 언급하며 "한우는 이미 싱가포르에서 너무 유명하다. 외국인 손님들이 그동안 왜 한우를 쓰지 않냐고 계속 물어봤다"며 "앞으로 내음뿐만 아니라 싱가포르 내 식당에서 더 다양한 메뉴 구성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내음은 올해 농림축산식품부 해외 우수 한식당으로도 선정됐다. 현재는 24석 규모의 작은 레스토랑이지만, 싱가포르에서 '한국식 파인다이닝' 카테고리로 미슐랭 1스타를 받은 유일한 곳이다.

루이스 한 셰프는 "한식의 다양성과 깊이를 이곳에서 더 넓게 보여주고 싶다"며 "조금 더 잘해서 더 큰 영향력을 가진 내음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싱가포르=뉴스핌] 이정아 기자 = 한식 레스토랑 '내음(NAE:UM)'의 루이스 한(한석현) 셰프. 2025.12.12 plum@newspim.com

[싱가포르=뉴스핌] 이정아 기자 = 한식 레스토랑 '내음(NAE:UM)'의 루이스 한(한석현) 셰프. 2025.12.12 plum@newspim.com


plu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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