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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움을 빚는 색의 파동…아야코 록카쿠 회화의 촉각[박현주 아트에세이⑧]

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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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야코 록카쿠 Untitled, 112 x 145.5 cm, Acrylic on canvas, 2025 *재판매 및 DB 금지

아야코 록카쿠 Untitled, 112 x 145.5 cm, Acrylic on canvas, 2025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색은 종종 감정보다 먼저 몸을 흔든다.

아야코 록카쿠의 화면을 마주할 때, 그 사실이 즉각적으로 이해된다.

핑크와 옐로, 블루와 라임이 일렁이며 밀려오는 파동은

시각보다 먼저 신체의 표면을 건드린다.

그의 회화는 손바닥이 구축해낸 세계다.

붓 대신 손으로 밀어 올린 선과 색,


압력의 흔적과 물감의 속도가 켜켜이 쌓여

하나의 감각적 지층이 된다.

그 지층은 그림이라기보다 살아 있는 피부에 가깝다.


그래서 록카쿠의 화면은 ‘귀여움’으로만 설명될 수 없다.

귀여움 아래에는 충동, 불안, 환희가 동시에 끓고 있다.

눈을 크게 뜬 아이들은 순진함의 표지가 아니라,


감각을 잃지 않으려는 작은 몸의 선언처럼 보인다.

Untitled, 200 x 600 cm, Acrylic on canvas, 2025 *재판매 및 DB 금지

Untitled, 200 x 600 cm, Acrylic on canvas, 2025 *재판매 및 DB 금지



대형 캔버스 앞에 서면,

색의 파동이 화면을 넘어 전시장 전체의 공기로 확장된다.

그 진동은 오래된 감정(가볍고 자유롭던 어떤 시간)을

잠시 되살려놓는다.

록카쿠의 회화는 결국

감정이 다시 색으로 돌아가는 길을 보여준다.

손이 먼저 기억한 세계가

색의 흔들림을 통해 다시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귀여움은 장식이 아니다.

세계의 질감을 잠시 누그러뜨리는 작은 구원이다.

그의 색 앞에서 우리는

감정의 떨림이 아직 꺼지지 않았음을 확인한다.

색의 층에 잠긴 채

얼굴만 내밀고 세상을 응시하는 소녀처럼.

그 작은 시선이

우리가 버틴 하루의 온도를 조금 바꿔놓는다.

아야코 록카쿠 Untitled, 부분 *재판매 및 DB 금지

아야코 록카쿠 Untitled, 부분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h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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