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젠중 무어스레드 창업자(뒤쪽 좌측) /사진=블룸버그 |
중국판 엔비디아로 통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제조·개발사 무어스레드(摩爾線程, 모얼시앤청)가 스스로 투자자 위험공고를 냈다. 상장 후 5거래일 만에 주가가 8배 이상 폭등한데다 회사가 곧 신형 GPU 출시를 발표할 것이란 소문이 돌면서다. 중국 반도체 업계 전문가들은 무어스레드가 여전히 대규모 적자를 내고 있는데다 핵심 클라우드 시장에 진입하지 못한 상태여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12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무어스레드는 전날 밤 공고를 통해 '최근 회사 주가 상승폭이 지나쳐 투자자가 거래에 참여할 경우 상당한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며 '회사의 펀더멘털에는 변화가 없고, 공시해야 하나 공시하지 않은 중요 정보도 없다'고 밝혔다.
상장 후 연일 주가가 폭등하자 회사 측이 직접 진화에 나선 셈이다. 무어스레드는 지난 5일 주당 114.28위안으로 중국판 나스닥인 상하이 커촹판에 상장했고 이날 하루만 425.46% 폭등했다. 이후 4거래일 동안 상승세를 이어가 지난 11일 종가 기준 무어스레드 주가는 공모가 대비 723.49% 오른 941.08위안을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순식간에 4423억위안(약 93조원)으로 불어났다.
무어스레드는 최근 중국에서 돌고 있는 루머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무어스레드는 "신형 칩은 단기적으로 실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신제품은 아직 매출을 발생시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제품 판매를 위해서는 인증과 고객확보, 양산까지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고 이 모든 과정에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무어스레드는 오는 19~20일 첫 개발자 컨퍼런스를 개최하는데 시장에서는 이 자리에서 회사가 신형 GPU 출시 계획을 발표할 것이란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
무어스레드는 엔비디아 중국 지사 총괄 출신인 장젠중이 2020년 설립했다. 미국의 제재로 엔비디아 첨단 AI 칩의 중국 공급이 막힌 틈을 타 중국판 엔비디아로 불리며 주목받았다. 장젠중은 회사의 실질 지배주주로 직·간접 지분율이 36.36%로 알려졌다. 무어스레드가 기업공개(IPO) 설명서에서 제시한 주력 GPU의 이론 성능은 엔비디아 중급 모델 수준에 해당한다. 그러나 실제 머신러닝과 대규모 모델학습에서는 이론 성능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차이신은 무어스레드의 현재 주가가 지나치게 고평가돼 있다고 분석했다. 무어스레드의 시가매출비율(시가총액을 연간 매출로 나눈 값)은 1008배로 무어스레드에 앞서 주목받은 중국 토종 AI 칩 설계업체인 캄브리콘의 100배를 훌쩍 뛰어넘는다. 매출 대비 주가가 그만큼 높단 뜻이다. 무어스레드의 올해 1~9월 매출액은 7억8500만위안(1643억원)에 불과하며 같은 기간 모회사 귀속 순손실은 7억2400만위안(1515억원)에 달했다.
중국 반도체 업계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엔비디아 H200의 중국 판매를 허용한 점도 무어스레드에 부담이란 말이 나온다. 단기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론 엔비디아에 의존한 생태계를 역전하기 어려운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것. 무어스레드 등 중국 AI 칩 회사들이 여전히 핵심인 클라우드 사업자 시장에 침투하지 못한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우즈하오 롱허 반도체컨설팅 CEO는 "현재 중국 AI 칩 기업들의 매출로 추정할 때 어느 회사도 출하량 10만장을 넘지 못하고 있다"며 "중국 AI 칩과 엔비디아의 경쟁 지점은 클라우드 사업자 시장인데, 출하량을 보면 어느 클라우드 업체도 중국 칩을 주력으로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베이징(중국)=안정준 특파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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