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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테 동맹' 이재용·머스크 회동…美삼성공장엔 '머스크 사무실'

중앙일보 이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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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극비리에 미국 출장길에 오른 이재용 회장이 11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위치한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찾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만났다. 인공지능(AI) 시대 첨단 반도체가 단순한 부품을 넘어, 핵심 전략물자로 떠오른 가운데 양사 수장이 함께 현장을 둘러보면서 삼성전자-테슬라의 이른바 ‘삼테 동맹’이 본격 가동되는 모양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삼성전자 북미 반도체연구소에서 만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 삼성전자]

미국 실리콘밸리의 삼성전자 북미 반도체연구소에서 만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 삼성전자]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50조원 이상을 투입해 건설한 테일러 팹(반도체 생산 공장)은 가동을 앞두고 있다. 이번 회동으로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 최대 고객사 중 한 곳으로 부상한 테슬라와의 파트너십을 굳히고, 사실상 본격적인 첨단 칩 생산단계에 돌입한다. 양측은 반도체 생산라인을 직접 둘러보며 수율(양품 비율) 확보 및 향후 기술협력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머스크 CEO는 삼성 테일러 공장 내부에 자신을 위한 별도의 업무공간을 요청해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테슬라 측이 삼성 파운드리 공장에 사실상 상주하며 칩 생산과정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미다. 양사 협력 관계가 단순한 ‘고객사-공급사’ 수준을 넘는 수준으로 깊어지는 셈이다.

테슬라 본사가 위치한 오스틴 동부와 삼성 테일러 공장은 차량으로 45분 거리에 불과하다. 칩 설계는 물론, 공장 건설과 생산라인 배치·패키징에 이르는 전 과정에 고객사가 직접 참여해 피드백 속도를 올리는 파운드리 업계 내 실험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의 텍사스 반도체 팹 현장. (삼성전자 제공)

삼성의 텍사스 반도체 팹 현장.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지난 7월 테슬라와 165억 달러(약 24조3000억원) 규모 차세대 AI 칩 ‘AI6’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당초 대만 TSMC가 전량 생산할 것으로 예상됐던 ‘AI5’ 칩 물량 일부를 차지한 데 이어, 테슬라의 AI 전략 전반을 떠받칠 차세대 핵심 칩 AI6까지 가져오며 그동안 TSMC가 사실상 독점해왔던 최첨단 파운드리 시장에 균열을 냈다.

자율주행과 AI·로봇 분야에서 독자적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테슬라가 안정적인 미국 내 반도체 공급망 확보를 위해 삼성전자를 핵심 파트너로 선택하면서 ‘삼테 동맹’이 성사됐다. 당시 최종결정 역시 머스크 CEO와 이 회장이 직접 소통한 끝에 내려진 것으로 알려진다. AI 칩 생산 기지를 확보하려는 테슬라와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승부수를 띄운 삼성의 이해관계가 완벽하게 맞아떨어진 결과다.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옵티머스 2세대가 사이버 트럭 앞을 걸어가고 있다. 사진 테슬라 유튜브 캡쳐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옵티머스 2세대가 사이버 트럭 앞을 걸어가고 있다. 사진 테슬라 유튜브 캡쳐


최첨단 3나노미터(㎚·1㎚=10억 분의 1m) 공정 도입 초반 낮은 수율로 어려움을 겪었던 삼성전자는 최근 3나노 기술에 이어 다음 단계로 꼽히는 2나노 기술에서도 안정성을 확보하고, TSMC와 벌어진 격차를 좁히기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테일러 공장 완공 후 내년 중순부터 삼성 파운드리가 TSMC 추격의 고삐를 당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2분기 기준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 70.2%, 삼성전자 8%다.

그간 막대한 투자비와 더딘 수요 회복으로 적자의 늪에 빠져있던 삼성 파운드리는 초대형 고객사인 테슬라와 손을 잡으며 미국 생산기지의 가동률을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삼성 파운드리를 바라보는 미국 내 시선도 바뀔 수 있다. 엔비디아·AMD 등 다른 빅테크 고객사들의 수주를 이끌어낼 수 있는 유인이 되는 셈이다. 반도체 업계 전문가는 “이미 최고 수준에 도달한 테슬라의 미국 내 제조 운영 노하우를 삼성이 배울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희권 기자 lee.hee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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