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도서관 공사 중 붕괴… 2명 사망·2명 매몰

광주광역시에서 공공 도서관 신축 공사 현장이 무너져 작업자 4명이 매몰됐다. 소방당국은 그중 2명을 구조했으나 숨졌다. 크레인, 드론 등을 동원해 나머지 2명을 찾고 있다.

김영근 기자11일 오후 1시 58분쯤 광주광역시 서구 광주대표도서관 신축 공사 현장이 붕괴됐다. 2층 옥상에 콘크리트를 붓던 중 철골 구조물이 무너져 작업자 4명이 매몰됐다. 소방당국은 2명을 구조했으나 숨졌다. 오후 11시 현재 나머지 2명을 찾고 있다.

광주소방본부에 따르면, 11일 오후 1시 58분쯤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현장에서 2층 지붕이 붕괴됐다. 당시 작업 중이던 근로자 97명 중 4명이 매몰됐다. 구조대는 이날 오후 2시 52분쯤 A(47)씨를 구조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A씨는 사고 당시 옥상에서 미장 작업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어 오후 8시 13분쯤 잔해 속에서 70대 B씨를 찾았으나 숨진 상태였다고 소방당국은 밝혔다. B씨는 지상에서 철근 작업을 했다고 한다.

소방당국은 구조견과 열화상 카메라, 드론 등을 투입해 나머지 매몰자를 찾고 있다. 소방 관계자는 “구조대원들이 일일이 철근을 절단하며 잔해 안을 수색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 2명은 각각 지상에서 작업 중이던 철근공과 지하에 있던 배관공으로 파악됐다.

그래픽=양진경

매몰된 4명 모두 한국인으로 하도급업체 소속이다. 작업자들은 “벼락 치는 소리가 나더니 옥상의 철골 구조물이 무너졌다”고 했다.

사고 원인과 관련해 시공사가 당시 옥상에 콘크리트를 붓는 작업을 하면서 지지대를 설치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시공사 측은 “지지대를 설치하지 않는 특허 공법으로 작업 중이었다”고 했다. 철제 구조물이 용접 불량 등으로 콘크리트의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끊어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광주대표도서관은 지하 2층, 지상 2층, 연면적 1만1000㎡ 규모다. 공사는 광주시가 발주했다. 지역 건설사인 홍진건설과 구일종합건설이 공동으로 시공을 맡아 2022년 9월 착공했다. 당초 이달 준공할 계획이었지만 홍진건설의 모기업인 영무토건이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면서 지난 6월 공사가 전면 중단됐다. 당시 현장소장이 공사 현장에서 추락해 숨지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이후 구일종합건설이 홍진건설 지분을 인수해 지난 9월 공사를 재개했다. 현재 공정률은 약 73%다. 내년 4월 준공을 목표로 한다. 이를 두고 “서둘러 공사를 하다 사고가 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시 관계자는 “공사 현장이 붕괴돼 도서관 준공도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공사 현장의 붕괴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에선 지난달 철거 중이던 보일러 타워가 붕괴해 작업자 7명이 숨졌다. 광주에선 2022년 서구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나 6명이 숨졌다.

[광주광역시=진창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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