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평택에 세계 최대 반도체대학

KAIST 평택캠퍼스 조감도. 평택시

경기 평택시 청사 현관에는 '세계 반도체 수도 평택'이라고 쓰인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평택시청에 근접한 고덕동에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 반도체 생산기지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가 위치한다. 390만5700㎡(120만평)에 달하는 초대형 공장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 D램, 파운드리를 쏟아내고 있다. 이미 네 번째 팹(Fab·반도체 생산 공장)이 완공돼 가동에 들어갔으며 이어 2030년까지 2개 팹이 더 확충돼 모두 6개 팹을 갖출 예정이다.

'글로벌 반도체 도시'로 급부상하고 있는 평택시에 한국과학기술원(KAIST) 2캠퍼스를 조성하는 구상이 현실화하고 있다. KAIST 평택캠퍼스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연계해 '인공지능(AI)·반도체 특화 캠퍼스'로 건설될 전망이다.

KAIST 평택캠퍼스가 개교하면 삼성전자 반도체 산업단지와 협력해 반도체 전문인력 및 미래 첨단연구 기반시설 구축으로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 수준의 K-AI·반도체 전략 허브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11일 평택시에 따르면 KAIST 평택캠퍼스는 브레인시티(평택시 도일·장안동 일원 총 482만㎡ 규모)의 앵커(핵심 거점) 시설로 유치됐다. 브레인시티는 산업·연구·의료·주거가 결합된 미래형 신도시로 조성되고 있으며 내년 7월께 준공돼 주거지역부터 입주가 시작된다.

KAIST 평택캠퍼스는 브레인시티 일반산업단지 내 대학용지 46만5656㎡(14만평)에 들어선다. 1단계 대학본부 조성(강의·연구 공간을 포함해 2000평)은 2029년 준공, 2030년 개교를 목표로 추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KAIST 평택캠퍼스를 개교한 후 AI·반도체 인재 양성과 인공지능 전환(AX) 산업 육성을 위한 교육·연구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2021년 평택시와 KAIST는 'KAIST 평택캠퍼스 조성을 위한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은 KAIST 평택캠퍼스의 원할한 조성을 위해 14만평 용지 무상 제공, 1100억원 지원(건물 신축 후 무상양여)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무상양여 외에도 KAIST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막대해 지금까지 사업 진척이 이뤄지지 않았다.

최근 글로벌 반도체 패권경쟁이 치열해지면서 AI·반도체 특화 캠퍼스 구축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평택캠퍼스 설립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평택시 관계자는 "일단 대학본부를 시작으로 개교를 먼저 한 뒤 AI·반도체 분야 국내외 대기업 공동연구센터, 계약학과 등을 유치해 규모를 단계적으로 늘리면서 14만평을 채운다는 구상"이라며 "1단계 공사는 이르면 이달 중 실시설계 용역에 착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정장선 평택시장은 지난 1일 KAIST에서 열린 전체 학과장 회의에 원격으로 참석해 평택시의 미래 비전을 설명하고 KAIST 평택캠퍼스 조성에 대한 협력 의지를 강조했다. 회의는 KAIST 평택캠퍼스 설립을 협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평택시에서는 정 시장과 주요 국·과장이, KAIST에서는 이광형 총장을 비롯해 학과장 5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정 시장은 KAIST 평택캠퍼스와 주변 지역이 창출할 미래 성장동력을 중심으로 평택의 변화상을 소개했으며 삼성전자 평택 5공장 착공, 수도권을 연결하는 광역 교통망 확충 등의 주요 현안을 제시했다. 이후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KAIST 교수진은 평택의 정주 환경과 교육 기반시설 전반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에 정 시장은 교육·생활 환경 개선 정책을 설명하며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 조성에 전념하겠다고 답했다.

정 시장은 "삼성 캠퍼스와 KAIST 캠퍼스가 있는 평택은 앞으로 세계 최강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초기지로 발전할 것"이라며 "KAIST의 평택캠퍼스 건립을 전체 시민과 함께 지지하고 모든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평택 배한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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