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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도서관 붕괴 2명 사망·2명 매몰… 거푸집 없는 콘크리트 타설이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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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몰자 4명 중 2명 숨진 채 발견돼
다른 2명 콘크리트 굳어 구조 난항


11일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붕괴 현장에서 소방당국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광주=김진영 기자

11일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붕괴 현장에서 소방당국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광주=김진영 기자


11일 광주시에서 발주한 공공도서관 신축 공사 현장에서 4명이 매몰되는 붕괴 사고가 발생해 2명이 숨지고 2명이 매몰돼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이다.

광주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58분쯤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공사장 2층 옥상에서 철제 구조물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콘크리트를 타설하고 있던 2층 옥상에서 갑자기 붕괴가 시작됐고 지하층까지 구조물이 연쇄적으로 무너져 내렸다.

사고 당시 옥상에서 작업 중이던 미장작업자 A(48)씨는 심정지 상태로 구조돼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이날 오후 4시 1분 사망 판정을 받았다. 또 다른 매몰자 한 명은 70대 철근작업자로 사고 발생 6시간 여 지난 오후 8시 13분 숨진 상태로 수습됐다.

사고 당시 함께 매몰된 것으로 추정된 작업자 2명은 이날 오후 9시 기준 위치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소방당국은 사고 당시 영상 분석 결과 현재 이들이 사고 현장 지하에 매몰돼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 현장의 콘크리트가 굳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살수차를 동원해 물을 뿌리면서 수색하고 있다. 이들 4명은 모두 한국인 하청노동자로 확인됐다.

사고 현장은 동바리(시공하중을 지지하지 위해 설치하는 지지대)를 사용하지 않는 덱 플레이트 공법을 적용해 공사를 진행해왔다. 덱 플레이트는 건축물 바닥(슬래브)을 만들 때 콘크리트 타설 전 뼈대 역할을 하도록 시공하는 철근 일체형 강판자재(거푸집)다. 이 공법은 동바리 설치가 필수인 재래식 거푸집과 달리 동바리를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으나, 하중이 한쪽으로 쏠릴 경우 무게를 견디지 못해 붕괴할 우려가 있다. 소방당국은 콘크리트 무게를 버텨야 할 철제 구조물 접합부가 갑자기 끊어지면서 붕괴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11일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건립 공사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매몰자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11일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건립 공사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매몰자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11일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건립공사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매몰자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11일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건립공사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매몰자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다만 시공사 측은 콘크리트 타설이 당초 설계보다 많아 하중이 쏠렸을 것이란 지적에 대해 "콘크리트 타설 높이를 평가해가며 작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콘크리트 타설량이 기준치를 충족했다"며 공법으로 인한 붕괴 가능성을 일축했다.

광주경찰청은 형사기동대장을 팀장으로 36명 규모의 수사 전담팀을 편성, 구조 작업이 완료되는 대로 사고원인에 대한 수사에 나설 예정이다. 덱 플레이트 공법의 특성을 고려해 콘크리트 타설 당시 작업자들이 집중 하중이나 충격이 발생하지 않도록 분산 타설하는 등 안전 지침을 지켰는지 여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도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여부를 확인하는 등 조사에 착수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주나 경영책임자가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다하지 않아 사망사고 등 중대한 재해가 발생하면 형사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이번 사고처럼 공공 건설 현장인 경우 발주처인 지방자치단체 또는 공공기관의 관계자도 책임 소재에 따라 처벌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시 관계자 측 과실이 특정된다면 광주시 소속으로는 2022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첫 처벌 사례가 된다.

소방 당국이 11일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건설 도중 발생한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구조물 붕괴 사고 현장에서 잔해물에 매몰된 것으로 추정되는 작업자들을 수색 구조하고 있다. 광주=뉴시스

소방 당국이 11일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건설 도중 발생한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구조물 붕괴 사고 현장에서 잔해물에 매몰된 것으로 추정되는 작업자들을 수색 구조하고 있다. 광주=뉴시스


사고가 발생한 광주대표도서관은 광주시가 추진 중인 상무소각장 부지의 복합문화공간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2022년 11월 착공했다. 올해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됐지만 지난 6월 시공사 중 한 곳인 홍진건설의 모기업 영무토건이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면서 난항을 겪다 9월 공사가 재개됐다. 도서관은 연면적 1만1,286㎡ 부지에 지상 2층, 지하 2층 규모로 총사업비 516억 원이 투입됐다. 내년 4월 준공이 목표였으나 이번 사고로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광주= 김진영 기자 wlsdud45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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