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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당근·채찍 병행 송곳 질의… “극소수가 물 흐려” [李, 사상 첫 업무보고 생중계]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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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별 보고받으며 현안 점검

“업무보고 스트레스 소문 진짜냐
직장 ‘죽음의 장소’ 안 되게 해야”
“훈식이 형, 땅 산 거 아냐” 농담도

“대답 못 하는 모습 생중계 끔찍”
관가선 “소통강화” vs “줄 세우기”
이재명 대통령은 11일 처음으로 생중계된 부처 업무보고에서 장관뿐 아니라 외청, 산하기관장들을 향해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며 당면 현안에 대한 꼼꼼한 처리를 당부했다. 취임 후 첫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은 정책 방향성뿐 아니라 구체적 사안별로 칭찬과 질책을 병행하면서 공직 사회 내 긴장감을 높이고 ‘일하는 정부’ 기틀을 마련하는 데 집중했다. 업무보고를 앞둔 부처들은 마지막까지 자료 수정을 거듭하는 등 보고 완성도를 높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인사 문제 있다면 텔레그램 달라”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세종시 정부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획재정부-국가데이터처 업무보고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공직사회에 심각한 인사 문제가 있다면 익명 텔레그램으로라도 보내달라”며 즉각 시정하겠다고 말했다. 세종=뉴시스

“인사 문제 있다면 텔레그램 달라”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세종시 정부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획재정부-국가데이터처 업무보고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공직사회에 심각한 인사 문제가 있다면 익명 텔레그램으로라도 보내달라”며 즉각 시정하겠다고 말했다. 세종=뉴시스


이 대통령은 이날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등 업무보고 모두발언에서 “제가 오늘 공개적으로, 전 국민께서 지켜보는 가운데 업무보고를 받는다니까 스트레스 받는 분들이 많았다는 소문이 있던데 진짜인가”라며 포문을 열었다.

이 대통령은 공직자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동시에 소수이지만 문제가 되는 공직자들도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공직 사회가 긴장감을 놓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짚었다. 이 대통령은 “맑을수록 흙탕물이 더 많이 눈에 띄는 것처럼, 극히 소수가 연못에 흙탕물을 일으키는 미꾸라지처럼 물을 흐리게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기관별 업무보고를 들으면서 이 대통령은 매서운 질문과 정책적 주문을 쏟아냈다. 이 대통령은 조세 제도를 두고선 “세무사들도 잘 못 알아먹을 정도로 너무 복잡하다”며 “(조세 제도 중) 예외의 예외의 예외의 예외(가 있다는데) 이게 도대체 뭐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달라”고 주문했다.

임광현 국세청장이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년 대도약하는 경제, 신뢰받는 데이터'' 기획재정부(국세청·관세청·조달청)-국가데이터처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임광현 국세청장, 이형일 기재부 1차관.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임광현 국세청장이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년 대도약하는 경제, 신뢰받는 데이터'' 기획재정부(국세청·관세청·조달청)-국가데이터처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임광현 국세청장, 이형일 기재부 1차관.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기관장들을 향해선 ‘당근’인 칭찬과 ‘채찍’인 지적을 동시에 내놓으며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했다. 임광현 국세청장을 향해선 “국세청이 요새 열심히 하시는 것 같다”는 칭찬과 함께 “제가 체납관리단을 대규모로 만들라 했더니 손이 작아서 그런지 2000명밖에 안 했다”는 지적을 병행했다.

마약 밀반입을 막기 위한 방안과 관련해 이 대통령은 “얼마 전 특송우편에는 별도 인력을 투입해 (우편집중국에서) 추가 검색을 하라고 했는데 하고 있느냐”고 물었는데 이명구 관세청장이 “동서울우편집중국에서만 하고 있다”고 답하자 “왜 한 군데에서만 하느냐”고 질책했다. 윤창렬 국무조정실장과 이 청장이 우편 단속이 일종의 검열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법적으로 따져볼 부분이 있다고 설명하자 이 대통령은 “내가 이 얘기한 지가 몇 달이 됐는데 그 고민이 아직도 안 끝났느냐”며 “우편물 내용을 보는 것도 아니고, 마약이냐 아니냐를 검색하는 건 국가권력의 정당한 행사 같은데 그게 왜 그렇게 문제가 되는지 상식적으로 잘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세종시 세종컨벤션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6년 부처 업무보고 농림축산식품부(농촌진흥청,산림청), 고용노동부에 대한 업무보고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세종시 세종컨벤션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6년 부처 업무보고 농림축산식품부(농촌진흥청,산림청), 고용노동부에 대한 업무보고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고용노동부 업무보고에선 김영훈 노동부 장관에 “대규모 사업장에서는 (산재 사망 사고가) 많이 줄었는데 소규모 사업장은 잘 안 줄어든다. 직장이 ‘죽음의 장소’가 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중간중간 농담을 던지며 분위기를 풀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업무보고 도중 강훈식 비서실장을 향해 “고향에 왔는데 한 말씀 하시라”라고 발언을 권하고는 “훈식이 형, (세종에) 땅 산 거 아니야?”라고 농담을 던져 좌중이 웃음을 터뜨렸다.

관가에서는 생중계된 업무보고의 효과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분위기다. 한 사회부처 국장급 공무원은 “대통령이 질문했는데 대답 못 하는 모습이 전 국민에게 생중계된다고 생각하면 끔찍하다”고 했다. 다른 실장급 공무원도 생중계의 단점으로 심하게는 ‘전 부처 공무원 줄 세우기’가 가능한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긴장감 조성이 오히려 긍정적이고, 소통과 투명성 강화 차원에서 바람직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실장급 공무원은 “국민의 정책 이해도가 높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강진·이지민·최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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