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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명의료에 드는 건보 지출 2070년 17조원…노인 84%는 “원치 않아”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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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한국은행-국민건강보험공단 공동 심포지엄
65세 사망자 67%는 연명의료 받아…시스템 미비
회복 가능성이 없는 환자의 연명의료에 드는 건강보험 지출이 현재 추세대로라면 2070년 약 17조원으로 불어날 것이라는 한국은행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령층 대부분이 연명의료를 받고 싶어하지 않지만, 시스템 미비 등으로 실제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는 적기 때문이다.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연명의료, 누구의 선택인가: 환자선호와 의료현실의 괴리, 그리고 보완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처럼 고령 사망자 중 연명의료 시술을 받는 비율이 약 70%로 유지될 경우 건보의 연명의료비 지출은 2030년 3조원에서 2070년 16조9000억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5 한국은행-국민건강보험공단 공동 심포지엄’에서 환영사를 하던 중 최근 작고한 어머니가 연명의료를 중단했던 경험에 대해 말하며 눈물을 삼키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5 한국은행-국민건강보험공단 공동 심포지엄’에서 환영사를 하던 중 최근 작고한 어머니가 연명의료를 중단했던 경험에 대해 말하며 눈물을 삼키고 있다. 연합뉴스


이처럼 높은 연명의료 비율은 실제 고령층의 의사와는 괴리가 있다. 2023년 노인실태조사에서 65세 이상 고령층의 84.1%는 회복 가능성이 없다면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같은 해 65세 이상 사망자 29만명 중 67%는 연명의료를 받았다.

보고서는 “죽음에 대한 논의를 기피하는 문화로 환자의 평소 의사가 가족과 의료진에게 충분히 전달되지 못한다”면서 “죽음에 대한 대화 부재는 ‘연명의료결정제도’에 대한 인식 저하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고 짚었다.

또 연명의료를 중단하려면 ‘의료기관윤리위원회’가 있는 의료기관을 이용해야 하지만, 위원회가 설치된 곳이 주로 상급병원(100% 설치)과 종합병원(65%)이라 지방의 요양병원(11%) 등을 다니는 환자는 제도 활용이 실질적으로 어려웠다. 특히 의료기관윤리위원회가 설치된 지역 대부분은 경기(97개)와 서울(75개)등 수도권으로 세종은 1곳, 제주는 10곳에 그쳤다.

자료=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의료기관윤리위원회의 접근성 문제를 보완하려 ‘공용윤리위원회’가 도입됐지만 이 또한 2025년 현재 전국 13곳에 그치며, 그마저도 1명 수준의 전담 인력이 약 200개 의료기관의 위탁 업무를 담당하는 실상이다.


연구진은 이 같은 문제가 해소돼 연명의료 시술 비율이 약 15%로 낮아질 경우 2070년 연명의료비 건보 지출은 3조6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이날 보고서가 발표된 국민건강보험공단·한은 공동 심포지엄 환영사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모친이 연명의료 중단을 결정한 경험을 공유하면서 연명의료는 한국 사회 구조개혁을 위해 논의되어야 할 중요한 주제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어머니가 지난 8월 타계했는데, 돌아가시기 전 가족들과 이 문제를 많이 논의했다”며 “어머니께서 영양제를 너무 넣지 말고 통증만 치료해달라고 하셨는데, 지나고 보니 어머니에게도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환영사 도중 목이 메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생명의 존엄성과 같은 민감한 주제를 한은이 건강보험 재정과 같은 경제적 관점에서 접근하게 되면 오해의 소지가 너무 커서 이걸 다루지 말아야 하는 게 아니냐는 문제도 많이 제기됐다”면서도 “고령화로 인해 우리 사회가 피할 수 없게 된 연명의료가 초래할 거시경제적 문제를 모른 척 할 수는 없지 않느냐는 문제의식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윤솔 기자 sol.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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