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홍 기자] 1980~90년대 만화가의 길은 좁고도 험했다. 유명 화실에 들어가 스승의 원고에 먹칠을 하고 라면을 끓이며 어깨너머로 기술을 배우던 '문하생' 시절을 견뎌야만 펜을 잡을 기회가 주어졌다. 그 시절 만화는 헝그리 정신의 산물이었고 성공은 소수에게만 허락된 좁은 문이었다. 그 지루한 고생의 복도에서 얼마나 많은 재능들이 꺾여 사라졌을까.
2025년 12월. 풍경은 완전히 바뀌었다. 더 이상 예비 작가들은 화실 구석에서 쪽잠을 자지 않는다. 대신 거대 IT 플랫폼이 구축한 디지털 생태계 속에서 태블릿 펜을 들어 자신의 상상력을 펼치고 전 세계 독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한다.
네이버웹툰이 지난 20년간 구축해 온 창작 생태계는 과거의 도제식 시스템을 대체하고 신인부터 베테랑까지 누구든 공정한 기회 속에서 글로벌 IP(지식재산권) 크리에이터로 성장할 수 있는 비옥한 토양을 만들었다. 그리고 지난 10일 열린 2025 대한민국 콘텐츠대상은 그 거대한 생태계의 승리를 확인하는 자리로 평가된다.
2025년 12월. 풍경은 완전히 바뀌었다. 더 이상 예비 작가들은 화실 구석에서 쪽잠을 자지 않는다. 대신 거대 IT 플랫폼이 구축한 디지털 생태계 속에서 태블릿 펜을 들어 자신의 상상력을 펼치고 전 세계 독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한다.
네이버웹툰이 지난 20년간 구축해 온 창작 생태계는 과거의 도제식 시스템을 대체하고 신인부터 베테랑까지 누구든 공정한 기회 속에서 글로벌 IP(지식재산권) 크리에이터로 성장할 수 있는 비옥한 토양을 만들었다. 그리고 지난 10일 열린 2025 대한민국 콘텐츠대상은 그 거대한 생태계의 승리를 확인하는 자리로 평가된다.
만화 부문 총 5개 상 중 4개를 네이버웹툰 연재작이 휩쓸었다. 단순한 플랫폼의 독주가 아니다. 장르, 작가 경력, 서사의 문법이 각기 다른 작품들이 동시에 인정받으며 '다양성의 승리'를 바탕으로 하는 디지털 콘텐츠 천재들의 연회 그 자체다.
플랫폼 위에서 탄생한 슈퍼 IP의 정점
올해 시상식은 웹툰이 도달할 수 있는 블록버스터 서사의 정점이 어디인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실제로 대통령상의 영예를 안은 <전지적 독자 시점>(UMI, 슬리피-C / 원작 싱숑)은 우리가 어디에 환호하고 무엇에 미치는지 잘 보여준 작품이라는 평가다.
작품의 가장 큰 재미 요소는 메타픽션적 설정에 있다. 평범한 회사원 김독자가 자신이 10년 넘게 읽어온 비인기 웹소설의 내용대로 멸망해버린 현실 세계에서 오직 자신만이 아는 '결말(Epilogue)'을 무기로 생존해 나가는 스토리는 독자들에게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이건 전설이다.
웹소설 원작의 방대한 세계관과 복잡한 설정을 웹툰 특유의 시각적 언어로 완벽하게 치환해낸 연출력도 압도적이다. 캐릭터 간의 유기적인 관계성, 대규모 전투 씬의 박진감은 스크롤 연출의 한계를 뛰어넘었으며 영화(2025년 개봉)와 애니메이션으로 확장, 잘 만들어진 웹툰 IP 하나가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을 어떻게 견인하는지를 보여주는 슈퍼 IP의 모범 답안이 되었다.
2016년 이후 최근 10년(2016~2025)간 네이버웹툰이 대통령상 수상작을 압도적으로 배출해온 흐름의 정점에 <전독시>가 서 있는 셈이다.
베테랑의 귀환부터 파격적 장르 실험, 감동 서사까지
이번 수상 결과가 더욱 빛나는 이유는 압도적인 대형 서사를 넘어 베테랑의 노련함, 장르적 비틀기, 그리고 신인의 감성 드라마가 공존한다는 점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한 <괴력난신>(매드버드, 김태형)은 신구(新舊) 조화의 완벽한 예시다. 실제로 그림을 맡은 김태형 작가는 1990년대부터 활동해 온 출판 만화 세대의 베테랑이면서도 캐릭터와 서사를 미끈한 매력의 서사로 뽑아내는 싱싱함을 잃지 않는다.
"살인마가 귀족 공자로 살아간다"는 파격적인 설정에 귀신과 영물이 등장하는 동양 판타지 요소를 결합하며 쩌릿한 전율을 그려낼 줄 아는 괴물이다. 베테랑 특유의 묵직하고 밀도 높은 작화와 연출력은 가벼운 스낵 컬처에 지친 독자들에게 정통 무협 액션의 진수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디지털 플랫폼이 신인들만의 리그가 아니라, 기성 작가들에게도 제2의 전성기를 열어주는 무대라는 점도 잘 보여준다.
또 다른 수상작 <역대급 영지 설계사>(이현민, 김현수)는 MZ세대가 열광하는 '성장과 보상'의 문법을 영리하게 비틀었다. 토목공학도 주인공이 판타지 세계의 망나니 영주가 되어 현대의 건축 지식과 경영 능력을 발휘해 영지를 부흥시킨다는 내용은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을 하는 듯한 몰입감을 준다.
단순히 칼을 휘두르는 판타지가 아니라 하수도를 깔고 온돌을 놓으며 자원을 관리하는 디테일한 설계·경영형 판타지는 독자들에게 그 자체로 신선하다. 분명히 잘 생겼는데 이상하게 악마를 인상으로 압도하는 로이드의 모험과 그의 어깨에 달린 세계의 운명을 유치하지 않으면서도 섬뜩한 서스펜서의 문법으로 이어낸 것도 호평이다.
여기에 한국콘텐츠진흥원장상을 받은 <엄마를 만나러 가는 길>(고먕)은 가장 드라마틱한 감동을 더한다. 화려한 마법도, 먼치킨 주인공도 없이 보호소에서 자란 아이 모리가 엄마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담담하고 서정적인 필치로 그려냈기 때문이다.
자극적인 소재가 범람하는 시장에서 가족애와 그리움이라는 보편적 정서를 섬세하게 건드린 이 작품은 "이야기의 진정성은 통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특히 작가 '고먕'은 2024년 네이버웹툰 지상최대공모전을 통해 데뷔한 신인으로, 데뷔 1년 만에 큰 상을 거머쥐며 네이버웹툰의 신인 발굴 시스템이 얼마나 역동적인지를 보여주었다.
"특정 장르·작가 쏠림은 없다"… 20년 공들인 '창작 생태계'가 증명한 다양성의 승리
2025년 콘텐츠대상을 휩쓴 이 네이버웹툰의 4개 작품은 장르(판타지, 무협, 드라마), 세계관의 규모, 작가의 경력(신인부터 90년대 데뷔 베테랑까지) 등 모든 면에서 스펙트럼이 넓다. 그리고 전문가들은 이러한 결과가 네이버웹툰이 지난 20년간 고집스럽게 구축해 온 '창작자 친화적 생태계(Creator-Friendly Ecosystem)' 덕분이라고 분석한다.
과거 문하생 시스템이 도제식 교육을 통해 특정 화풍이나 장르를 답습하게 했다면, 네이버웹툰의 플랫폼 시스템은 창작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다양성을 폭발시켰기 때문이다.
네이버웹툰의 상생 프로그램인 '웹툰위드(WEBTOON With)'가 그 핵심이다. 누구나 연재할 수 있는 도전만화 시스템부터 데이터 기반의 작품성 향상 지원, 그리고 PPS(Partners Profit Share) 프로그램을 통한 투명한 정산 구조와 창작자 케어 프로그램까지 다층적인 지원 구조가 마련되어 있다.
2019년 김지현·유준 교수의 연구에서도 언급되었듯, "웹툰의 플랫폼화는 전통 만화 산업 대비 훨씬 넓은 장르 스펙트럼과 작가 구성을 가능하게 만든 핵심 요인"이다.
물론 네이버웹툰도 갖은 사회적 논란에 시달리는 한편 한때는 장르의 편향성을 두고 많은 질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하나의 길만 답습하지 않으면서 콘텐츠의 다양화와 실험적 작품들의 잉태로 반격, 대부분의 논란을 돌파하며 여기까지 도달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장민지 경남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네이버웹툰은 가장 오랜 역사와 폭넓은 독자층을 기반으로, 신인부터 베테랑까지 다양한 세대와 장르를 아우르는 창작자들이 꾸준히 IP를 실험하고 성장할 수 있는 장(場)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수상은 다양성을 존중하고 작품의 수준을 넓혀온 네이버웹툰의 견고한 생태계가 만들어낸 결과"라고 말했다.
과거 좁은 화실에서 피어난 만화의 불꽃은 이제 네이버웹툰이라는 거대한 플랫폼을 타고 전 세계를 밝히는 횃불이 되었다. 그리고 2025년 대한민국 콘텐츠대상 석권은 단순히 상을 많이 받았다는 사실을 넘어 '시스템이 만든 예술의 승리'를 의미한다. 이건 작가와, 독자와, 네이버웹툰의 찬란한 승리다.
<저작권자 Copyright ⓒ ER 이코노믹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