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싸이 사무실·차량 압수수색... '수면제 대리 수령·처방' 의혹

의료법 위반 혐의 입건 뒤 넉 달 만
싸이 측 "대리 처방은 없었다"

가수 싸이. 피네이션 제공

경찰이 가수 싸이(48·본명 박재상)의 비대면 수면제 처방 및 대리 수령 의혹 강제 수사에 착수한 걸로 확인됐다.

1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소재 싸이 소속사 피네이션 사무실과 차량을 압수수색했다. 싸이 휴대전화도 디지털 포렌식(증거 분석)하며 비대면·대리 처방 의혹 관련 자료 확보에 나선 걸로 전해졌다. 경찰은 증거물 분석을 토대로 조만간 싸이를 소환해 사실관계를 캐물을 예정이다.

경찰은 올해 8월 싸이와 의약품을 처방한 한 대학병원 교수 A씨를 의료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해 왔다. 싸이는 2022년부터 수년간 한 대학병원에서 '자낙스'와 '스틸녹스'를 대면 진료 없이 반복 처방받고 매니저를 통해 약을 수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자낙스는 불안장애 치료, 스틸녹스는 불면증 치료에 각각 사용되며 두 약물 모두 의존성과 오남용 위험 때문에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된다.

싸이 소속사는 입건된 사실이 알려지자 "전문 의약품인 수면제를 대리 수령한 점은 명백한 과오이자 불찰"이라면서도 "수면제 복용은 의료진의 지도하에 정해진 용량을 처방받아 복용해왔으며 (다른 사람 명의를 빌리는) 대리 처방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다만 대리 수령도 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료법 제17조의2(처방전)는 직접 진찰을 받은 환자가 아니면 처방전을 받을 수 없다고 규정한다.

최현빈 기자 gonnalight@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