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064350)이 중남미 국가인 페루에 스테디셀러인 K2 전차를 처음으로 수출하는 데 성공하면서 국내 방산 주요 업체들의 수주 잔액이 100조 원을 넘어 110조 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K방산’이 동유럽과 중남미·중동 지역까지 영토를 확장하면서 미국과 러시아 등 ‘톱티어’ 국가들에 이어 유력한 ‘대안적 옵션(Alternative Option)’으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방산 5개사(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LIG넥스원(079550)·현대로템·한화시스템(272210))의 수주 잔액은 99조 6679억 원으로 집계됐다. 3년 전인 2022년의 67조 6388억 원보다 47%나 증가한 규모다.
업계에서는 K방산의 수주 흐름이 4분기에도 지속된 영향으로 수주 잔액이 100조 원을 넘어 110조 원을 달성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먼저 현대로템이 전날 페루와 맺은 K2 전차와 차륜형 장갑차 계약은 2조 9000억 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후속 이행 계약이 체결될 경우 현대로템의 수주 잔액에 반영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LIG넥스원·한화시스템이 방위사업청과 총 1조 2267억 원 규모의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L-SAM)’ 양산 계약을 지난달 체결했다.KAI도 방사청과 항공기에 대한 군수 지원 계약(8037억 원 규모)을 맺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한화그룹, KAI, LIG넥스원, 현대로템의 지난해 합산 매출은 141억 달러(약 21조 원)로 전년 대비 31% 증가하면서 100대 기업의 평균 증가율 5.9%를 크게 상회했다. 100대 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23년 1.7%에서 2.1%로 올라 전통 방산 강국인 독일(2.2%)과 비슷한 수준까지 상승했다.
K-방산이 글로벌 강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첫 번째 요인은 납기 능력이다. 전 세계적으로 방산 무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주요 국가는 생산 문제로 인한 납품 차질을 겪고 있다. 하지만 한국 방산사는 증설과 공정 자동화에 공격적으로 투자해온 덕분에 납기를 지킬 수 있는 여력을 충분히 확보했고 그 자체가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경쟁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지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대로템은 내년까지 K2 전차 생산능력을 2배로 확대하는 것을 진행 중이며 내년 폴란드향 전차의 빠른 생산을 통해 유휴 생산능력을 확보해 신규 수주 물량의 빠른 사업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화 전략 역시 K방산의 핵심 경쟁력이다. 방산 제품은 수요 국가의 지형과 기후 등 상황에 맞는 개량화 작업이 수반돼야 한다. 대표적인 사례는 현대로템의 K2 중동형 전차다. 중동형 전차는 기존 K2 제품에 사막기후와 극한 환경에 최적화한 국산 파워팩(엔진·변속기) 등을 갖췄다. 현대로템은 250대의 전차 교체를 계획 중인 이라크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무기 체계 전반을 패키지로 공급할 수 있는 능력도 한국 방산 기업들의 차별화된 능력으로 꼽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내년 사우디아라비아와 K9 자주포, 천무, 장갑차, 장약에 이르는 지상 무기 체계 전반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는 것이 유력하다. 계약 규모만 2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내년에도 국내 방산 기업들이 이 같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KAI는 이집트 훈련기 사업 수주를 노리고 있다. KAI는 이달 초 이집트 방산 전시회에 참가해 이집트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F-16과 높은 호환성을 지닌 FA-50을 적극 홍보했다. LIG넥스원 역시 내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과 중동 지역에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고 지난해 시험평가를 최종 통과한 비궁도 미국 수출이 유력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방산 업계에서는 한국 방산이 이제 미국과 러시아라는 초강대국에 이은 ‘대안적 옵션’으로 확실히 자리 매김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방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태와 중남미 지역에서도 군 현대화 및 노후 무기 교체 수요로 지속적인 수주 파이프라인의 발굴이 기대되는데 K2나 K9 같은 베스트셀러 선호도가 이어지는 동시에 L-SAM과 KF-21 등 신규 무기 체계의 수출 성과도 기대할 만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심기문 기자 do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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