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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50년 만의 금ㆍ주식 동시 급등...거품 경고 예사롭지 않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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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과 주식 값이 동시에 급등하는 이례적 상황이 50년 만에 벌어지면서 국제결제은행(BIS)이 ‘이중 거품’ 가능성을 경고했다. BIS는 8일(현지시간) 분기 보고서를 통해 “금과 미국 주식 값이 함께 치솟은 것은 지난 50년 동안 처음 있는 일”이라면서 “현재 나타난 신호는 과거 거품 시기와 유사하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국제통화기금 (IMF)역시 최근 보고서에서 “글로벌 증시의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 비중이 1999년 닷컴 버블 당시 수준에 근접했다”고 경고했다. 인공지능(AI) 관련주 중심의 상승세가 꺼질 경우 시장 신뢰 붕괴 등 큰 혼란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다.

BIS의 진단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국제 금값은 올 들어 약 60% 상승하며 온스당 4200달러 선을 웃돌고 있다. 1979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오름세다. 지난 9월 이후에만 20%가 뛰었다. 안전 자산 역할을 해 온 과거 패턴에서 벗어나 투기적 자산과 훨씬 더 유사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BIS는 폭발적 상승 뒤에는 대개 급격한 조정이 따른다고 우려했다. 고물가와 지정학적 위기 등을 배경으로 급등한 후 미국 연준(Fed)의 초고금리 정책과 통화긴축으로 폭락 사태가 벌어졌던 1980년의 금가격 붕괴를 예로 들었다.

BIS는 AI 기업 가치 논란과도 관련, “AI 기업들이 데이터센터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지만 내년 세계 경제가 얼마나 버텨줄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최근 “AI 투자자들의 기대가 충족되지 않을 경우 거품이 터질 수 있다”고 경고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금융위기 연구의 세계적 석학인 카르멘 라인하트 미국 하버드대 석좌교수도 같은 견해다. 그는 최근 “AI 기대가 지나치게 부풀려져 있다”며 기초 체력과 동떨어진 과도한 가격 상승을 경계하라고 주장했다.

글로벌 경제와 한 틀에서 움직이는 우리 경제에도 이들 경고는 의미심장하다. ‘코스피 5000시대’를 열자며 정부가 증시 부양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관건은 실물 경제다. 생산성 둔화, 제조업 경쟁력 약화 등 구조적 한계가 여전한 상태에서 자산 거품만 커진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몫이다. 정부와 전문가들이 거품 경고를 허투루 들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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