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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K컬처 '케데헌'과 일본의 '국보'

머니투데이 배성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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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AP/뉴시스] 2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메이시스 추수감사절 퍼레이드에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호랑이 '더피'와 까치 '서씨' 풍선이 이동하고 있다. 2025.11.28. /사진=민경찬

[뉴욕=AP/뉴시스] 2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메이시스 추수감사절 퍼레이드에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호랑이 '더피'와 까치 '서씨' 풍선이 이동하고 있다. 2025.11.28. /사진=민경찬


올해 K컬처 최대의 히트상품으로는 단연 지난 6월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가 꼽힌다. 소니픽처스애니메이션이 제작하고 글로벌OTT 넷플릭스가 제공한 케데헌은 2025년 미국 구글 검색어 순위 2위에 올랐고 영화 부문과 출연자 부문 검색 순위에선 1위를 차지했다.

또 넷플릭스의 모든 오리지널시리즈 중 최다 조회수를 기록했고 지난달엔 골든 등 '케데헌' OST 5곡이 미국 빌보드 '핫100'에 동시 진입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0월 'APEC CEO(최고경영자) 서밋' 행사 특별연설에서 "(케테헌에서는) 아이돌과 팬들이 어둠을 물리치는 '혼문'을 완성하기 위해 강력하게 연대한다. 연대와 협력이 우리를 더 밝은 미래로 이끄는 비결"이라고 언급했을 정도다.

'케데헌'은 K팝 걸그룹 헌트릭스가 악령으로 이뤄진 보이그룹 사자 보이즈를 물리치고 노래로 세상을 보호한다는 내용을 담은 작품이다. 이처럼 케데헌은 K팝과 K무속을 결합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한국 출신 제작진과 가수 등이 투입돼 만든 영화긴 하지만 순수한 K컨텐츠라고 부르기엔 뭔가 찜찜한 구석이 남는다.

실제로 케데헌의 성공은 넷플릭스가 가진 막강한 자본력과 글로벌 유통망 덕분이었고 애초에 제작을 맡은 곳도 일본 자본이 투입된 미국 제작사 소니픽처스였다. 케데헌의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곳은 온전히 넷플릭스인지라 컬래버레이션한 의류와 과자 등이 출시되고, 국립중앙박물관의 굿즈가 연일 매진되도 천문학적 판매수익은 넷플릭스의 이익 위주로 늘어갈 뿐이다. 케데헌의 IP 가치가 1조원에 달한다는 평가까지 나오지만 한국이 얻은 것은 케데헌의 배경이 된 거리와 장소가 알려지는 정도다. 앞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놀이와 달고나 열풍 등을 동반했던 또다른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역시 1조원 이상을 벌었지만, 한국 제작사가 받은 건 25억원에 그쳤다. 정부 차원에서도 "케데헌을 우리가 제작할 순 없었나"라고 뒤늦게 아쉬움을 토론했고 관련 컨텐츠회사에서는 IP를 보유하면서 성공하는 방법을 찾겠다는 다짐을 내놓기도 했다.

한일 수교 60년을 맞아 어느 때보다 양국간 문화교류가 왕성해진 일본의 사례를 살펴보자. 최근 일본에선 전통연극 가부키를 소재로 재일교포 3세인 이상일 감독이 연출한 영화 '국보'가 역대 일본 실사영화 흥행 1위에 올랐다. 넷플릭스같은 글로벌 OTT의 파상공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영화관의 붕괴가 우려되는 한국과 달리 일본은 흥행 신기록을 새로 쓸 정도의 자국 전통을 다루는 문화상품을 만들어냈고 귀멸의 칼날 애니메이션 시리즈도 건재하다. 일본과 한국을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물론 케데헌 열풍 등으로 각국의 문화 향유자들이 봉준호와 박찬욱 등 거장들의 영화,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등의 문학작품, BTS와 블랙핑크, 스트레이키즈등 K팝 스타들의 노래 등 K컬처를 한국만의 것으로 인식하기보다 하나의 콘텐츠 장르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은 큰 소득이다. 한국에서의 연습생 생활까지 거친 재미교포 이재 등이 부른, 케데헌의 '골든'이나 블랙핑크 로제와 세계적인 팝스타 브루노 마스의 컬래버곡 'APT.'(아파트)는 K-컨텐츠의 영역을 몇단계 확장시켰다.


과거에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이 절대 격언처럼 받아들였지만 이제는 '가장 개인적(창의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봉준호 감독의 아카데미상 수상 소감)이라는 말이 자연스러워졌다. K-콘텐츠의 흥행과 IP의 보유를 통해 경제적으로도 한국의 성공으로 수렴하도록 하는 것 못지 않게 창작자들의 창의성이 꺾이지 않고 끊임없이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필수다. '골든'의 한 대목처럼 '영원히 깨질 수 없는' K-콘텐츠를 위해서 말이다.

배성민 에디터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배성민 에디터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배성민 기자 baesm10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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