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 5.2 °
한국일보 언론사 이미지

[사설] 국회의장 독단·야당 의원 무례...난장판 국회 현주소

한국일보
원문보기
9일 국회 본회의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의 필리버스터 도중 우원식 국회의장이 마이크를 끈 가운데, 송언석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원내지도부가 항의하고 있다. 뉴시스

9일 국회 본회의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의 필리버스터 도중 우원식 국회의장이 마이크를 끈 가운데, 송언석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원내지도부가 항의하고 있다. 뉴시스


국회 본회의장에서 또 볼썽사나운 일이 벌어졌다. 9일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저지) 과정에서 무례한 태도를 보인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과 독단적 의사 진행으로 맞대응한 우원식 국회의장이 충돌하면서 국회 품격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중진의원들이 정치 복원에 앞장서긴커녕 정쟁에 기름을 붓다니 정치가 어디까지 퇴행할지 걱정스럽다.

가맹사업거래공정화법 개정안이 상정되자 나 의원은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섰다. 단상에 서는 의원은 국회와 국민을 존중한다는 의미로 국회의장에게 인사부터 하는 것이 관례이나, 이를 무시했다. 품위를 저버린 감정적 대응이다. 여야가 싸우더라도 최소한의 예의와 선은 지켜야 정치 파탄을 막을 수 있다. 보수 대표 정치인이자 5선 의원으로서 모범을 보이는 것이 당연하다.

더 실망스러운 것은 나 의원 발언이 해당 법안과 무관하다며 수차례 마이크를 끄고 본회의 정회를 선언해 필리버스터를 중단시킨 우 의장의 대처다. 이에 나 의원이 무선 마이크를 무단 반입하는 등 국회 질서가 엉망이 됐다. 국회의장의 필리버스터 강제 중단은 61년 만에 처음이다. 의원들의 다양한 견해와 발언을 존중하는 것은 의회민주주의 기본이고 각 정당과 의원의 의정활동을 보호하는 것은 국회의장 책무이지만, 우 의장 대응은 이와 거리가 멀었다.

더불어민주당이 본회의에 올린 법안 50여 개를 전부 막겠다고 나온 나 의원은 해당 법안에 대한 반대 토론은 하지 않은 채 민주당의 사법개혁법안 등 강행 처리 시도를 비판했다. 필리버스터 제도를 이런 식으로 남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나, 국회의장이 야당 권한 행사를 막은 것은 과잉대응이다. 과거 여야 의원들은 필리버스터 도중 노래를 부르거나 시를 읊기도 했다. 국회의장을 다수당 의원 중에 선출하되 임기 중 당적을 갖지 않게 한 것은 국회 운영의 중립성·공정성을 기하라는 의미다. 국회 수장이 원칙을 훼손하면 국회 추락은 더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야당에서 "정권 시녀냐"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국회의장 권위가 흔들리는 현실을 무겁게 돌아봐야 한다.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손흥민 토트넘 잔류
    손흥민 토트넘 잔류
  2. 2린가드 고별전
    린가드 고별전
  3. 3허성태 박보검 미담
    허성태 박보검 미담
  4. 4한국가스공사 역전승
    한국가스공사 역전승
  5. 5여오현 감독대행 4연승
    여오현 감독대행 4연승

한국일보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