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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오현 감독대행의 절묘한 포지션 변화, 박은서의 주전 세터 도약, 임명옥의 여전한 코트지배력까지…IBK기업은행의 연승은 우연이 아니다 [장충 현장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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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남정훈 기자] 여오현 감독대행의 절묘한 포지션 변화, 어엿한 주전 세터로 거듭난 박은서, 팀 후방 수비를 도맡아도 여전한 ‘최리’(최고의 리베로) 임명옥의 코트 지배력까지...IBK기업은행의 반등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IBK기업은행은 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GS칼텍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30-28 25-19 25-22) 완승을 거뒀다. 지난달 22일 김호철 감독이 시즌 초반 7연패 부진의 책임을 스스로 지고 물러난 뒤 IBK기업은행은 파죽의 4연승 행진을 달리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아직 섣부르지만, 지금의 기세를 이어간다면 중위권 도약은 충분히 꿈꿔볼 수 있는 모양새다. 승점 3을 추가한 IBK기업은행은 승점 16(5승8패)로 5위 페퍼저축은행(승점 17, 6승7패)에 바짝 따라붙었다.


김호철 감독 체제 때와 비교해 여오현 감독대행 체제에서 가장 바뀐 부분은 육서영과 킨켈라(호주)를 확고부동한 주전으로 박고, 베테랑 아웃사이드 히터 황민경에게는 후위 세 자리만 맡는 롤을 부여한 것이다. 다만 포지션에 변화를 줬다. 대학 시절에 아포짓 스파이커를 소화했던 킨켈라를 가장 익숙한 포지션에 가져다놓고, 육서영과 빅토리아(우크라이나)를 아웃사이드 히터로 기용하고 있다. 물론 빅토리아는 무늬만 아웃사이드 히터일뿐 리시브는 면제받고, 킨텔라가 ‘리시빙 아포짓’으로 뛴다. 킨켈라와 육서영을 동시 기용하는 포메이션의 약점은 리시브와 수비다. 이 빈틈은 현역 최고의 리베로인 임명옥이 메운다는 전술이다.

이날도 이 포메이션이 제대로 먹혔다. 킨켈라가 아포짓다운 공격력이나 리시브, 수비를 보여주고 있는 건 아니다. 그래도 전위에선 1m91의 장신을 앞세워 상대 공격수들의 코스를 제한하고, 뒤에선 임명옥이 든든하게 걷어냈다. 현 시점 IBK기업은행 날개 공격수 중 공격력이 가장 뛰어난 빅토리아와 육서영 중 하나는 무조건 전위에 위치하게 되니 공격에서의 기복도 많이 줄어든 모습이었다.

아울러 올 시즌을 앞두고 수원시청에서 긴급 수혈한 세터 박은서가 김하경의 부상으로 기회를 많이 얻더니 여오현 감독대행 체제에선 확실한 주전으로 올라선 것도 상승세에 한 몫하는 모습이다. 양 날개를 잘 활용하면서도 요소요소마다 최정민, 이주아의 이동공격이나 최정민의 개인 시간차성 오픈, 이른바 ‘중뻥’을 올려 상대 블로커를 교란시키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이날 GS칼텍스의 주전 세터로 나선 김지원과의 맞대결에서 경기 운영이나 토스의 질, 이단 상황에서 공격수들에게 때릴 만한 공을 올려주는 모습 등 여러 면에서 박은서가 완승을 거둔 게 컸다.


1세트 듀스 접전 끝에 28-28에서 육서영의 퀵오픈과 육서영의 서브를 받은 권민지의 리시브가 그대로 넘어온 것을 최정민이 오픈 공격으로 처리하면서 IBK기업은행은 기선을 제압했다.


1세트에선 ‘서로 네가 이겨라’라고 외치는 듯한, 다소 떨어진 경기력 속에서 이긴 게 중요했다. 2세트부턴 본격적으로 IBK기업은행이 한 수 위의 경기력으로 치고 나갔다. 12-12에서 최유림의 속공 범실과 빅토리아의 서브에이스로 14-12로 앞서나간 IBK기업은행은 리드를 안정적으로 이어나갔고, 22-18에서 빅토리아가 실바의 퀵오픈을 막아내면서 결정적으로 승기를 잡았다. 23-19에서 빅토리아의 시간차와 킨켈라의 서브에이스까지 터지면서 세트 스코어 2-0으로 앞서나갔다.

3세트 초반은 셧아웃 패배를 막기 위한 GS칼텍스의 분전이 돋보이며 세트 초반에 앞서나갔다. 그러나 IBK기업은행은 이날 경기를 길게 끌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11-13에서 연속으로 5점을 내며 순식간에 16-13으로 양상을 뒤집어버렸다. 이후에도 안정적인 리드를 이어간 IBK기업은행은 3세트 막판 23-22로 추격을 허용했지만, 빅토리아의 퀵오픈으로 매치 포인트를 만든 뒤 육서영이 마지막 랠리 상황을 끝내는 오픈 공격으로 셧아웃 승리를 완성시켰다.



IBK기업은행의 주포 빅토리아가 양팀 통틀어 최다인 22점(공격 성공률 45.45%)을 올리며 팀 공격을 이끌었고, 경기를 끝낸 육서영도 14점으로 뒤를 받쳤다. 최정민이 혼자 13점을 올리며 GS칼텍스 미들 블로커들을 압도하는 공격력을 보여준 게 이날의 ‘킥’이었다.


반면 GS칼텍스는 유서연이 53.85%의 공격 성공률로 17점을 몰아쳤지만, 김지원의 불안한 토스를 받은 실바가 34.88%의 저조한 성공률로 16점에 그치면서 완패하고 말았다.

장충=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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