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이 다시 한번 '무적의 요새'가 됐다. 토트넘이 돌아온 손흥민(33, LAFC)이 지켜보는 가운데 기분 좋은 홈 극강 기록을 이어갔다.
영국 '풋볼 런던'은 10일(한국시간) "토트넘은 슬라비아전 승리로 강력한 유럽대항전 기록을 이어나갔다. 그들은 유럽 무대에서 인상적인 홈 경기 무패 행진을 23경기로 연장했다"라고 보도했다.
토트넘은 같은 날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6라운드 홈 경기에서 슬라비아 프라하를 3-0으로 제압했다.
이번 승리로 토트넘은 3승 2무 1패, 승점 11을 기록하며 9위로 점프했다. 그 덕분에 16강 직행 티켓이 주어지는 8위 진입 가능성을 키우는 데 성공했다. UCL은 리그 페이즈를 모두 마친 뒤 상위 8팀이 16강에 곧장 진출하고, 9~24위 팀은 플레이오프(PO)를 통해 16강행을 가린다.
시원한 대승이었다. 토트넘은 전반 26분 상대의 자책골로 리드를 잡았다. 코너킥 공격에서 나온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헤더가 다비트 지마에게 맞고 굴절되며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후반전 이른 시간 추가골이 나왔다. 후반 2분 페드로 포로가 박스 안에서 반칙을 당하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이를 모하메드 쿠두스가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2-0을 만들었다.
토트넘이 다시 한번 페널티킥으로 골을 넣었다. 후반 33분 사비 시몬스가 상대 수비 발에 무릎이 걸려 넘어지며 또다시 페널티킥을 획득했다. 직접 키커로 나선 그는 골키퍼를 속이고 득점,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경기 후 토트넘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챔피언스리그에서 완벽한 홈 기록은 계속된다. 슬라비아를 상대로 3-0 완승을 거두며 올 시즌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3경기를 모두 무실점 승리로 장식했다. 시몬스가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 '집'으로 돌아온 손흥민 앞에서 또 한 번 멋진 활약을 펼쳤다"라고 전했다.
대단한 건 토트넘이 UEFA 주관 대회 기준 안방에서 23경기째 패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마지막 패배는 5년도 더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토트넘은 2020년 2월 라이프치히에 0-1로 패한 뒤로 홈에서 19승 4무를 거두고 있다.
물론 토트넘이 다소 부진을 겪으면서 하위 대회인 UEFA 유로파리그(UEL), UEFA 유로파 컨퍼런스리그(UECL) 등에 출전했던 덕분이긴 하다. 그러다 보니 상대가 비야레알, 올랭피크 마르세유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빅리그 팀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23번의 홈 경기 동안 19승 4무, 63골 13실점은 엄청난 기록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다.
토트넘이 상대한 팀들 중에서 스포르팅 CP, AC 밀란,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AS 로마를 제외하고는 모두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무너졌다. 특히 주목할 건 토트넘이 23경기에서 13골밖에 허용하지 않았다는 점. 무실점 경기도 14차례나 된다.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이 유럽대항전의 '요새'라고 불리는 이유다. 토트넘 팬 커뮤니티 '스퍼스 웹'은 "북런던에서의 챔피언스리그 밤. 우리는 이제 슬라비아 프라하를 3-0으로 꺾으면서 23경기 연속 유럽대항전 홈 경기에서 패하지 않았다!"라고 환호했다.
한편 손흥민도 토트넘의 승리를 현장에서 지켜봤다. 이날 그는 LAFC로 이적한 뒤 처음으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을 방문했다. 그는 지난 8월 한국에서 열린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프리시즌 친선 경기를 통해 토트넘 고별전을 치렀고, 그대로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영국 현지 팬들에게 직접 작별 인사를 건네지 못했다.
이를 마음에 담아두고 있던 손흥민은 다시 런던을 찾아 팬들과 만나고 싶다고 밝혔고, 이번 방문으로 꿈을 이뤘다. 토트넘은 그를 경기장으로 초대했을 뿐만 아니라 경기장 인근 건물 외벽에 손흥민을 주제로 한 대형 벽화까지 제작했다. 손흥민의 트레이드마크인 찰칵 세리머니와 UEL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모습, 태극기 등이 담겼다.
킥오프를 앞두고 손흥민이 등장하자 토트넘 팬들은 기립 박수와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마이크를 쥔 손흥민은 "정말 놀라운 10년이었다.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난 항상 스퍼스일 거고, 여러분과 함께할 것"이라며 "이곳은 항상 내 집이다. 절대로 여러분을 잊지 못할 거다. 여러분 모두 사랑한다"라고 작별 인사를 남겼다.
토트넘의 또 다른 전설 레들리 킹도 등장했다. 그는 토트넘 엠블럼 모양 트로피로 제작된 감사패를 손흥민에게 전달한 뒤 힘껏 끌어안았다. 토트넘 팬들은 다시 한번 기립 박수를 보냈다. 2008년 리그컵 우승을 이끌었던 킹과 2025년 UEL 트로피를 들어 올린 두 전설의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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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퍼스 글로벌, 토트넘 소셜 미디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