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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도 IT분야에서 일할 기회는 얼마든지”…오픈핸즈, 조미혜씨의 1년

디지털데일리 박기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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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그녀는“(이전과 비교해)내 삶이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예상을 살짝 빗나갔지만 솔직한 답변이다.

삼성SDS의 자회사 오픈핸즈 IT사업팀에서 소프트웨어(SW) 테스트를 담당하고 있는 조미혜(사진)씨. 그녀는 "앞으로 소프트웨어 테스트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에게도 직장 생활은 평범한 사람들처럼 현실에 대한 고민과 보람, 희망이 엉켜있는 일상의 하나일 뿐이다.

오픈핸즈는 삼성SDS가 장애인 표준사업장의 요건에 따라 지난해 11월 설립한 자회사다. 55명의 직원들이 장애인들로 구성됐다. 이 회사는 최근 설립 1주년을 맞았다.

혹시 남들은 장애를 딛고 좋은 직장에 다닌다고 그녀를 부러워할지도 모르겠지만 정작 본인은 IT업계에 종사하는 여느 보통의 사람들처럼 일때문에 힘들고 지칠때도 많다.

“프로젝트가 끝났을 때는 팀원들과 회식을 통해 스트레스도 풀고 팀웍을 다지는 데 신경을 써야한다”고 말한다. 오픈핸즈 IT사업팀은 현재 14명이다.


기자는‘오픈핸즈 입사후 개인적으로 달라진 점, 변화된 점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그 질문 자체에 이미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깔려있었음을 깨달았다.

국내의 열악한 장애인 처우 문화에서 봤을때‘좋은 회사’를 다니는 것 자체가 마치 엄청난 행운(?)일 것이라는 전제는 매우 잘못된 것이기 때문이다.

장애인들도 일반 직장인들처럼 똑같이 힘들고, 어려운 일을 하고 성과에 따라 정당한 댓가를 받을 뿐이다. 기업이 마치 특전을 베풀듯 장애인 채용했다고 생각했다면 그 자체가 편견이고 잘못된 문제해결 방식이다.


일반인들과 마찬가지로 장애인에게도 역시 최고의 복지는 적절한 일자리 창출이다. 따라서 그녀가 '특별하게 달라진 것은 없다'고 말하는 것은 곧 '편견을 갖지 말아 달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영하의 날씨에 찬바람이 매서웠던 지난 24일 오후, 서울 테헤란로 삼성SDS 본사의 한 커피전문점에서 조미혜씨를 만났다.

아직 일반인들에게 장애인 표준사업장이란 용어는 낯설다. 일반적인 IT회사들과 크게 다른 점이 있는지, 또 직원들의 연봉체계는 어떻게 적용되는지, 취업을 원할 경우 어떤 스펙이 요구되는지 등이 궁금했다.


요즘 업무 때문에 한참 바쁠때인데도 그녀는 기꺼이 인터뷰에 응했다.

조씨는 화상 사고로 인해‘안면 장애’판정을 받았다고 했다. 한눈에 봐도 눈매가 서글 서글한 미인이다.

그녀는“IT업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 안면 장애는 아무런 불편이 되지않는다”고 했다. 물론 일반인들이 그저 피상적으로 생각하는 '불편'과 장애인 입장에서 생각하는 '불편'의 개념은 다를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장애인들이 정당한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고, 또 그 역량을 펼칠수 있도록 조그마한 사회적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제 대기업이 나섰다고는 하지만 국내에서 아직 장애인 표준사업장 제도는 이제 걸음마 단계다.

오픈핸즈도 아직 1년의 시간만으로는 조직의 안정화를 달성하는 데는 부적한 점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조직 운영및 인력, 인사관리, 경영목표와 비전수립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회사로써 갖춰야 할 다양한 과제들이 남아있다.

이날 인터뷰 동석한 오픈핸즈 이화영 경영지원팀장은 "지속적으로 조직을 셋팅(안정화)시켜가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삼성SDS 소속이며 현재 오픈핸즈에 파견돼 회사 운영 전반을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오픈핸즈에 대한 전망은 밝다. 우선, 고객사들의 평가는 기대이상이다. 이화영 팀장은 "삼성SDS도 오픈핸즈의 고객사인데 프로젝트 결과물에 대해 회사내 평가가 매우 좋다. 오히려 일처리가 일반 회사에 비해 더 꼼꼼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오픈핸즈에서의 경험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내 생각을 스스로 고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 일답. (이날 인터뷰에는 오픈핸즈 이화영 경영지원팀장도 배석해 자세한 설명을 도왔다. 이해를 돕기위해 이 팀장의 답변도 같이 포함시켰다.)

◆현재 오픈핸즈에서 맡고 있는 일, 그리고 직무 만족도는?

- 자세한 내용을 밝힐 수는 없지만 현재 클라우드 프로젝트에 투입돼 있다. 여기에서 소프트웨어를 테스트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산출물)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검수하는 역할이다. 개인적으로 그동안 크게 주목받은 분야는 아니지만 앞으로는 매우 중요해질 분야라고 생각한다. 만족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고 싶다.

◆오픈핸즈에 입사하기전에는 어떤 일을 했었나. 지금과 비교한다면?


- 애니메이션 분야에 있었다. IT쪽에는 계속 관심도 있었다. 다행히 이전 다니던 회사에서도 장애인 직원들이 많았기 때문에 큰 불편은 없었고, 현 직장에서 빨리 적응하는데도 도움이 됐다.

◆(혹시 장애 때문에) 직무를 수행하는 데 어렵지는 않나?

- 저같은 경우는 (안면장애 때문에) 업무에 지장을 받는 것은 없다. 다만 장애인들은 각자 사정이 다르다.
예를 들면, 휠체어를 타는 분들을 위한 동선 확보,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점자 블록 등을 일반 기업의 건물에도 설치돼야하는 데 아직 많이 미흡한 수준이다. 일부 기업에선 장애인의 동선을 확보할 수 있는 시설의 미비 때문에 장애인을 뽑고 싶어도 못뽑는 경우도 있다. 장애의 종류가 참 많은데, 정신지체 장애의 경우도 거기에 맞는 일을 찾아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오픈핸즈는 장애인표준사업장인데, 불편하게 고객사에 파견나오지 않고도 별도로 업무수행을 위한 전용시설, 이를테면 장애인용 ‘스마트 워크’센터 만들어서 온라인으로 업무을 편안하게 보면되지 않나?

- 물론 전용시설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IT개발 업무의 특성상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 여전히 턴기방식의 SI(시스템통합) 사업이 많다. 직접 고객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것인 만큼 현장에서 직접 고객과 소통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애인 편의시설이 부족한 사업장일 경우는 불편을 감수해야하는 상황도 있을 수 있다. 한 사업장의 경우, 시각 장애인을 위해 사무실내에 점자 블록을 설치한 경우도 있었다.

◆오픈핸즈처럼 대기업이 출자해 만든 장애인표준사업장은 국내에선 아직 손에 꼽을 정도록 적다. 입사하려면 어떻게?

- 채용 공고를 내고 면접을 거치는 과정은 일반 회사들과 다르지 않다. 오픈핸즈의 경우 연령 제한, 학력제한은 없지만 업무에 필요한 실력은 당연히 갖춰야 한다. IT사업팀에서 일한 사람의 경우에는 기술면접관이 배석해 평가한다.

또한 입사전에 최종적으로 장애인고용공단에 위탁해 일정기간동안 ‘맞춤형 훈련’을 한다. 맞춤형 훈련 기간중에 최종적으로 직무 적성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재 12명이 맞춤형 위탁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이들은 내년 2월 오픈핸즈에 정식 입사하게 된다.

◆입사 경쟁률이 치열할 것 같은데?

- 경쟁률이 높기는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도 않다. 비 IT분야에서 지원을 많이 하기때문이다. 정작 IT분야에 실력을 갖춘 분들이 의외로 적다. 당초 회사에서는 올해 IT분야에서 20명을 추가로 선발하려고 했는데 12명 밖에 모집하지 못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IT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실력을 갖췄다면 얼마든지 취업의 기회가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가능성은 항상 열려있다. 취업시기는 따로 정해져 있지않으며 수시로 모집하고 있다.
<박기록 기자>rock@ddai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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