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차도로 넘어진 행인 치어 사망…운전자, 항소심도 무죄

▲ 인천지법


새벽 시간대 차도로 넘어진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한 60대 운전자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인천지법 형사항소3부(최성배 부장판사)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기소된 A(61)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어제(9일) 밝혔습니다.

A 씨는 2023년 5월 26일 오전 1시 45분 경기 부천시 편도 2차로 도로에서 차량을 운전하던 중 도로 방향으로 넘어진 B(61) 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B 씨는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외상성 중증 뇌손상으로 숨졌습니다.

사고 당시 B 씨는 차량 진입 금지봉에 걸린 뒤 갑자기 도로 쪽으로 넘어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A 씨 차량은 시속 30㎞ 이하 속도로 달리고 있었습니다.

1심 재판부는 사고 시간대가 새벽이고 비가 내려 주변 사물이 잘 보이지 않았으며, A 씨가 B 씨를 발견하고 급제동했어도 충돌을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B 씨가 도로 방향으로 쓰러졌을 때 차량과의 거리가 9.5m여서 충돌까지 걸린 시간이 1.3초에 불과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도로와 인도의 경계선에서 1m 이상 떨어진 장소에서 넘어진 피해자가 도로 방향으로 고꾸라질 것까지 예상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이 이후 급제동했더라도 충돌을 피하는 것이 불가능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해 검사의 사실 오인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검찰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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