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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성장했지만 인재는 떠난다… "아시아 인재들 구심점 필요"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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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K-과학기술 글로벌 포럼]
구본경 기초과학연구원 연구단장
"국제 연구 지원으로 인재 끌어모은
유럽·미국처럼... '아태 공동체' 제안
美 떠나는 인재 잡을 기회로도 활용"


구본경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장이 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구본경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장이 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의 과학 수준이 매우 높아졌는데, 왜 인재들은 여전히 미국이나 유럽으로 갈까요?”

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25 K-과학기술 글로벌 포럼’ 발표자로 나선 구본경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장은 이 같은 질문을 던졌다. 그 역시 대학 졸업 후 네덜란드에서 연구하다 귀국했다. 당시에 비하면 한국 과학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학생들은 계속 해외로 가는 상황에 그는 고민을 거듭했다. “아시아에 인재들을 묶어둘 구심점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결론이다.

그래서 구 단장은 이날 ‘아시아 태평양 공동 다자 연구협력 플랫폼’ 구축을 제안했다. 그는 “유럽연합(EU)의 유럽연구위원회(ERC) 장학금 지원, 미국의 하워드휴즈의학연구 등은 국제적인 연구지원 사업을 통해 인재를 끌어모으고 과학 패러다임을 선점한다”며 “최근 세계 과학기술 분야가 미국 주도 1극 체제에서 미·중 양극, 나아가 다극 체제로 변모하는 만큼 이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가 아시아 태평양 공동체를 제안한 이유는 한국과 일본, 호주 등 아태 주요 국가들의 과학 역량이 충분히 무르익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각국의 과학 역량을 평가하는 ‘네이처 인덱스’를 분석해 보면 아태 국가들의 통합 연구 역량은 유럽이나 중국 못지않다”며 그는 공동 연구 프로그램이 경쟁력을 강화할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유럽에서도 인재들이 미국으로 유출되는 문제를 겪었다. 하지만 ERC 등의 연구 지원이 생기면서 유럽 내부에 인재가 머물고 아시아 인재의 유입도 시작됐다. 국가 간 공동 연구도 활성화하면서 과학기술 역량도 성장했다. 구 단장은 “우리 과학계도 국내에서만 서로 경쟁하다 보니 실적 쌓기에 치우치고, 인류를 위한 큰 질문 해결에는 도전하지 못하고 있다”며 “아태 다자협력 연구를 통해 국경의 한계를 넓히면 과학자들의 역량도 더 잘 발휘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 단장은 글로벌 인재 확보에 나선 우리나라가 새로운 다자협력 플랫폼 구축에 적극 나설 것을 제안했다. 특히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과학 예산 삭감 때문에 미국을 떠나는 인재들을 잡기 위해서라도 제3의 구심점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주요 이슈들은 다양한 과학자와 여러 국가의 과학 역량을 모아야 해결할 수 있다”며 “아시아 태평양 연구 협력을 강화하면 국내 인재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주고, 이 지역 인재들과의 교류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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