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부문 대상 / 현대건설 '죽전 데이터센터' |
국내 최고 권위를 갖는 토목·건축 분야 상인 '대한민국 토목건축 기술대상'이 21회째를 맞았다. 올해는 탄소중립과 인공지능(AI)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남다른 기술력으로 산업 인프라·교통·주거 개선을 선도한 프로젝트들이 주목받았다. 영예의 대상은 현대건설의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BS한양의 국산 기술 기반 수상 태양광 발전 시설에 돌아갔다. 에너지 효율·시공력·안전성·기술 자립도 등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기술력이 건설 현장에서 구현되고 있음을 이번 수상 결과가 보여줬다.
건축 부문 대상은 현대건설의 '용인 죽전 퍼시픽써니 데이터센터'가 받았다. IT로드 64메가와트(㎿)와 수전 용량 100㎿의 초대형 전력 인프라로 16만~20만가구가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통신사업자에 종속되지 않는 망중립 구조를 적용해 글로벌 트래픽 수요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응하며 판교권과 인접한 입지 특성상 수도권 남부 디지털 허브로 성장할 여건을 갖춘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고효율 냉방 기술과 실시간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통해 에너지효율지표(PUE) 1.3 수준을 달성한 친환경 인프라라는 점도 대상 선정의 근거가 됐다.
토목부문 대상 / BS한양 '해창만 태양광발전소' |
토목 부문 대상은 BS한양의 '해창만 수상 태양광 발전소'가 선정됐다. 전남 고흥군 해창만 담수호 약 25만평 수면 위에 패널 20만여 개를 설치한 신재생 발전 시설로 발전용량은 98㎿에 달한다. 국내 최대 규모다. 2023년 3월 준공해 상업운전 중이다. 수상 태양광은 육상 대비 설치 면적 확보가 쉽고 수면 냉각 효과로 모듈 온도를 낮춰 효율 손실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돋보였다. 모든 기자재를 국산으로 구성해 기술 자립도 측면에서도 높은 의미를 인정받았다.
해외건축물 최우수상은 보미건설의 '보미파이낸스센터(BFC)'가 수상했다.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중심부에 지하 3층~지상 30층 규모로 조성되는 금융·업무 복합시설이다. 한국 건설사가 개발·시공·운영까지 직접 수행하는 디벨로퍼형 해외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주거 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롯데건설의 '롯데캐슬 드메르'는 부산 북항과 도시 스카이라인을 아우르는 213m 초고층 생활형숙박시설이다. 51층에는 두 타워를 연결하는 스카이브리지 구조가 적용됐다. 이 스카이브리지는 지상에서 모듈을 조립한 뒤 양쪽 건물에서 스트랜드 잭(strand jack)을 활용해 들어올리는 '리프트 업' 공법으로 시공했다. 이 공법이 국내에서 적용된 최고 높이 사례다. 초고층 구조 시공 환경에서 흔들림·하중 분배 등 구조 안정성을 확보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업무용 최우수상은 다짐의 '동빙고 근린공원 청소년 수련시설'이다. 실내 체육 공간과 강의실 등 주요 기능 공간을 단순하고 효율적으로 배치해 이용 편의성을 높였다. 외부 공원과 시각적 연계를 강화해 공공시설로서의 개방성과 보행 접근성도 확보했다. 복합용 최우수상을 받은 현대엔지니어링 '루카(LUCA) 831'은 강남 중심 입지를 기반으로 스카이뷰 루프톱, 인피니티풀, 프라이빗 피트니스 등 고급 커뮤니티 시설을 갖춰 차별화했다.
첨단산업시설 부문 최우수상은 대우건설의 '엠피리온 디지털 AI 캠퍼스'가 받았다. 지하 3층~지상 9층, 연면적 5만5740㎡ 규모로 단일 건물 기준 40㎿ 수전 용량을 확보했다. AI 서버 운영에 필요한 고밀도 랙 수용 능력을 고려해 냉각·전력·공조 시스템을 통합했으며 PUE는 1.3 이하를 목표로 설계됐다.
우수상 수상작들은 지역 수요와 사회적 가치를 담아낸 작품들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제주아라 고령자복지주택'은 독립된 침실·욕실과 함께 공용 주방과 거실을 갖춘 셰어형 공공임대주택으로 고령자 안전·편의시설을 적용했다. GS건설 '음성자이 센트럴시티'는 충북 음성군 금왕읍 중심생활권에 위치한 1505가구 대단지로 직주근접, 버스터미널 인접 입지와 도보 통학권이 특징이다. 포스코이앤씨 '더샵 동성로 센트리엘'은 49층 초고층 주거건물로 상가·주거 동선을 분리하고 도심 상업지의 보행 흐름에 맞춘 커뮤니티 계획이 돋보인다. HDC현대산업개발 '상봉 센트럴 아이파크'는 GTX-B 개통 시 5개 노선 환승이 가능해지는 교통 거점이다. 업무용 우수상 '경기도서관'은 지열과 태양광 에너지를 활용해 건축물 에너지 효율을 높였고 공기 정화·소음 저감 요소를 적용했다.
토목 분야에서도 고난도 기술공법이 수상 근거가 됐다. DL이앤씨 '세종포천고속도로 제11공구'는 성남~하남 구간 8.6㎞ 중 8.34㎞가 터널로 구성돼 시공 난도가 높았다. 발파진동을 최소화하는 공법을 적용해 문화재·광역상수도 등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였다. 두산건설 '별내선(8호선 연장) 2공구'는 한강 하저 구간에 이수가압식 실드 TBM 공법을 적용해 안정성을 확보했고 노후 암사정수장이 위치한 구간에서는 전자뇌관 공법으로 송수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했다. 한화건설 '세종포천고속도로 안성~구리 건설공사 제10공구'는 BIM 기반으로 공정 관리와 시공 효율을 개선했다. SK에코플랜트 '세종벤처밸리 일반산업단지'는 경사면에 설치하는 CEP 옹벽으로 시공성과 안정성을 확보했다.
건설기술인 대상은 조경식 디엠(DM)엔지니어링 사장이 받았다. 서울대에서 토목공학 학사·석사·박사 학위를 모두 취득한 구조설계 전문가로 서해대교, 광안대교, 거금대교 설계에 참여해 한국 장대교 기술 발전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
김동주 한양대 교수(심사위원장)는 "혁신적 건설 기술의 도입과 새로운 인프라 상품 개발을 위해서는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공사비 산정이 필수"라며 "정부와 민간의 적극적 투자와 계획이 병행될 때 국내 건설 산업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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