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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놀자!/이야기로 배우는 쉬운 경제]일상에 스며든 피지컬 AI… 산업 생태계 바꾼다

동아일보 이철욱 방산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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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서빙 로봇-자율 주행 등

물리적으로 사람 대체하는 AI

산업혁명 같은 생산성혁명 될수도

대량 보급 땐 노동 구조 바뀌어… 로봇 부품-설계 기업 성장할 듯

1970년대 영화 ‘스타워즈’에 등장한 로봇 C-3PO와 R2-D2(위쪽 사진)의 모습. 과거 SF영화에 등장하던 로봇은 최근 인공지능(AI) 발전으로 사람의 일을 대신해주는 ‘피지컬 AI’로 현실이 됐다. 최근에는 공장, 식당 등에서 생활의 일부분으로 자리 잡았다. 아래 사진은 로봇 전문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제작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IMDb 제공·뉴스1

1970년대 영화 ‘스타워즈’에 등장한 로봇 C-3PO와 R2-D2(위쪽 사진)의 모습. 과거 SF영화에 등장하던 로봇은 최근 인공지능(AI) 발전으로 사람의 일을 대신해주는 ‘피지컬 AI’로 현실이 됐다. 최근에는 공장, 식당 등에서 생활의 일부분으로 자리 잡았다. 아래 사진은 로봇 전문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제작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IMDb 제공·뉴스1


SF영화 고전인 조지 루커스 감독의 ‘스타워즈’에는 로봇이 주요 캐릭터로 등장합니다. 바퀴로 이동하는 로봇 R2-D2는 인간 언어는 구사하지 못하지만, 복잡한 계산과 정보 처리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C-3PO는 인간 형태의 몸을 가지고 인간 언어뿐 아니라 우주의 모든 언어를 구사합니다. 통역을 하며 기계와 인간의 의사소통에도 나섭니다.

두 로봇은 주인공의 명령을 따르기도 하지만, 때로는 주인공의 의사 결정을 돕습니다. 주인공 의중을 짐작해 명령 없이도 사람을 대신해 중요한 임무를 수행합니다. 그래서 영화를 보다 보면 이들 캐릭터가 하나의 인격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요즘 뉴스에 등장하는 ‘피지컬 인공지능(AI)’의 원형 같은 모습입니다. 사람과 함께 움직이는 AI의 모습을 1970년대에 생각해 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 사람 일 대신하는 ‘몸’을 가진 AI

피지컬 AI란 AI가 단순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에서 나아가 물리적으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대신 해 주는 개념을 말합니다. AI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피지컬 AI 시대에 대한 기대는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AI는 스마트폰 속 앱뿐 아니라, 실제로 손에 잡히는 형태로 생활에 등장해 움직이며 우리 노동을 대신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병원에서 사람 곁을 따라다니는 안내 로봇, 공장에서 무거운 물건을 대신 나르는 로봇 팔, 식당에서 음식을 나르는 로봇, 집안일을 대신하는 로봇 청소기 등은 이미 우리 생활의 일부분이 된 지 오래입니다. 자율 주행 또한 자동차 운전을 대신해 주는 모습으로 생활에 깊숙이 개입하는 피지컬 AI의 중요한 한 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완전 자율 주행은 갈 길이 멀지만, 반자율 주행은 이미 실현돼 자동차 운전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보면 이 변화는 중요합니다. 과거에는 사람의 손과 발이 필요한 일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피지컬 AI가 대량으로 보급되면 노동의 구조가 크게 바뀝니다. 예를 들어 물류센터에서 상자를 옮기는 일은 이미 상당 부분 자동화됐습니다. 일본과 유럽의 일부 요양 시설에서는 로봇이 24시간 돌봄을 담당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율 주행 택시와 트럭은 교통과 물류를 크게 바꿀 것으로 예상합니다.

18세기 영국 산업혁명 시기에는 증기기관이 발전하며 방직기, 공장 기계, 기차 등 다양한 산업의 동력원이 되었습니다. 이후 산업에 전기를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전구, 모터, 컨베이어 벨트 등이 발명돼 산업의 형태를 크게 바꿨습니다. 피지컬 AI는 산업 혁명에 맞먹는 또 다른 생산성 혁명을 일으킬 가능성이 큽니다.


● 노동 가치 변화시키지만 새 시장 만들기도

생산 비용은 크게 고정 비용과 가변 비용으로 나뉩니다. 고정 비용은 기계와 설비 등을 사고 유지하는 비용입니다. 가변 비용은 생산에 투입되는 사람의 노동력에 지급하는 비용입니다.

피지컬 AI 활용이 많아질수록 가변 비용은 0에 가까워집니다. 반복 단순노동의 가치는 줄어들고, 일자리 형태도 크게 재편된다는 뜻입니다.

이런 변화는 새로운 기회도 만들고 있습니다. 로봇에 들어가는 모터, 센서, 카메라, 배터리 같은 부품을 만드는 기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몸’을 갖게 되면서 정보기술(IT) 기업뿐만 아니라 로봇 관절, 손가락 등에 들어가는 부품을 설계하고 생산하는 하드웨어 기업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졌습니다. 과거 자동차의 발전과 성장이 완성차 업체뿐 아니라 전후방 유관 산업 기업 전체를 성장시켰던 것처럼, 피지컬 AI도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피지컬 AI가 널리 보급되면 보편적 복지 차원에서 누구나 피지컬 AI를 이용하는 시대가 올 수 있습니다. 영화 스타워즈를 기획할 때 루커스 감독은 일본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1958년에 나온 영화 ‘숨은 요새의 세 악인’에서는 주인공 사무라이의 시중을 드는 하인 ‘게보쿠’라는 인물이 등장하는데 이들이 R2-D2와 C-3PO 캐릭터의 토대가 되었다고 합니다. 사무라이 옆에 있는 하인처럼, 앞으로는 인간의 일을 돕는 피지컬 AI가 폭발적으로 확산할 것입니다. 인간의 노동을 분담하고, 인간을 돕는 동반자의 역할은 형태만 달리할 뿐 시대와 기술이 달라져도 발전하며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철욱 방산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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