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를 이용해 제작된 이미지. 헤럴드DB] |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내년부터는 집주인과 세입자가 서로의 신용정보를 확인하고 계약할 수 있는 새로운 임대차 모델이 도입될 전망이다. 계약 당사자끼리 극히 제한된 정보로 임대차 계약을 맺다가 각종 분쟁에 휘말릴 수 있는 소지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상호 검증이 초기 단계에 들어선 우리나라와 달리 해외에서는 계약당사자끼리 적격여부를 평가할 수 있는 ‘쌍방 검증’이 보편화돼있다는 설명이다.
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한주택임대인협회는 프롭테크 및 신용평가기관과 함께 ‘임대인·임차인 스크리닝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임대인·임차인의 상호 동의를 전제로 안전한 임대차 계약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국토교통부, 국세청도 정보공유 범위, 작동원리 등을 문의하며 서비스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을 주시하고 있다.
서비스가 출시되면 임대인은 ▷임차인의 임대료 납부 이력 ▷이전 임대인의 추천 등 평판 ▷신용 정보 등 금융 데이터 ▷생활 패턴 정보 등을 알 수 있다. 임차인은 임대인 주택에 대해 ▷등기부 등본 분석을 통한 권리 분석 ▷보증금 미반환 이력 ▷국세·지방세 체납 현황 ▷선순위 보증금 예측 등을 알 수 있게 된다. 대한주택임대인협회는 이를 점수화해 계약당사자 간 종합적인 신용도를 측정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성창엽 주택임대인협회장은 “최근 몇년사이 빌라에서 보증금 미반환 사고가 커지자 임대인에게만 신용도, 보유주택 수, 세금체납 여부 등을 광범위하게 공개해야하는 부담이 생겼다”며 “임차인·임대인 상호 간 정보 비대칭성을 줄이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최근 국회 청원 게시판에는 이같은 정보 비대칭성을 완화해달라며 “악성 임차인으로부터 임대인을 보호하기 위해 임차인 면접제를 도입해 달라”는 청원이 등장하기도 했다. 지난달 12일 공개된 이 청원은 이날까지 2500명에 달하는 사람들의 동의를 얻기도 했다.
해외는 어떨까. 민간에서 해당 서비스를 막 시작하려는 우리나라와 달리 해외는 상호 검증 시스템이 보편화돼있다고 협회 측은 설명한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세입자 심사(Tenancy Screening)’를 통해 집주인이 세입자의 면면을 알 수 있다. 세입자는 신용점수(FICO), 고용·소득 증명 서류, 범죄 기록 조회 동의, 이전 집주인의 추천서 등을 제출하고, 임대인은 이를 토대로 임차인의 적격 여부를 평가한다. 서류가 미비하거나 신용점수가 일정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계약 자체가 어려운 경우도 많다. 역으로 세입자도 다음 세입자를 위해 집주인에 대한 추천서를 쓰거나, 평판조회를 하는 경우도 흔하다.
독일은 세입자가 계약 전 ‘자기소개서(Selbstauskunft)’를 작성하는 것이 사실상 필수코스다. 이 서류에는 개인정보, 급여명세서 등 소득 정보, 부채·세금 관련 정보 등이 포함되며 이를 집주인에게 제출해야 한다. 인기 지역은 수십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 때문에 집주인이 서류와 면접을 통해 세입자를 선정하기도 한다.
프랑스는 임대차계약을 위해 급여명세서, 세금 신고서, 고용 계약서, 보증인 관련 서류 등 여러 문서를 요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단순한 서류 검토를 넘어 주거 목적·가족 구성 등을 묻는 인터뷰가 실제로 이뤄지기도 한다.
일본에서는 세입자가 부동산 회사 또는 보증회사의 심사를 통과해야만 임대차계약이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재직증명서, 소득 증빙 서류, 보증인 정보 등을 제출해야 하고 보증회사가 정한 내부 신용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임대가 어려운 구조다.
성 회장은 “임대인과 임차인의 책임과 정보를 균형 있게 요구하는 제도 설계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내년 1분기 출시를 목표로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