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 |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비트코인이 이번주 미국 금리인하 여부에 촉각을 기울이며 9만달러대에서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물가상승률이 다소 높은 수준이지만 시장에선 인하 관측이 우세하다. 인하 시 유동성 공급에 따른 낙관적 전망이 제기된다.
8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7시 15분 기준 전일 대비 0.02% 하락한 8만9337달러를 나타냈다. 비트코인은 이달 들어 지난 2일 8만4500달러까지 떨어졌지만 4일 9만3000달러대로 치솟은 뒤 9만달러 안팎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에 상장된 11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로는 지난 5일 548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현지시각 9~10일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12월 미국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한다. 지난 10월 FOMC 회의에서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이 이어지면서 금리 인하 기대가 다소 꺾였지만 최근 실업률 상승과 민간고용 지표 부진에 따라 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물가상승률 판단 시 중요한 기준인 개인소비지출(PCE)는 9월 기준 2.8%를 기록했다. 2% 후반이라는 다소 높은 수치지만 시장예상치에 부합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을 87%로 반영하고 있다. 금리인하 여부는 현지시각 10일 오후 2시(한국시간 11일 새벽)에 발표된다.
금리인하는 디지털자산 시장으로 유동성이 진입되는 호재로 간주된다. 광의 통화량(M2)을 늘려 주식, 부동산은 물론 디지털 자산에 상방 압력을 가한다. 특히 디지털 자산은 24시간 거래, 큰 변동성 등 특성에 따라 반응도 빠르다고 평가된다. 코로나19 유행기 미국 M2가 급증한 뒤 비트코인과 주식시장이 폭등한 바 있다. 케빈 스벤슨 가상자산 애널리스트는 “M2 지표와 비트코인이 거의 동일한 흐름을 보인다”고 평가한다.
시장에선 긍정적 전망이 제기된다. 니콜라오스 파니이르초글루 JP모건 전략가는 최근 투자자 서한을 통해 “변동성 조정 기준으로 금과 비교한 비트코인 이론적 가격은 약 17만 달러로 나타난다”며 “이는 향후 6~12개월 동안 비트코인이 크게 상승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아서 헤이즈 비트맥스 공동창업자는 “미국 달러 유동성이 바닥을 찍었다”며 “Fed의 긴축 종료가 비트코인의 다음 상승 국면을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금리인하 가능성이 가격에 반영된 만큼 낙관적 기대는 경계하라는 조언도 나온다. 금리인하 여부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에 주목해야한다는 것이다. 닉 퍼크린 코인 뷰로 공동창립자는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이 나오면 반등이 제한될 수 있다”고 했다. 지난 10월 FOMC 회의에서 연준 위원들 간 정책 전망에 대한 이견 차이가 확인됐던 만큼, 이번에도 유사한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연준 차기 의장 교체와 디지털자산 친화 정책은 후속 기대 요인이다. 파월 의장의 임기가 내년 5월 마무리되는 가운데 차기 연준 의장으로는 케빈 해싯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유력하다. 해싯 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대로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하를 주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경우 달러 가치 하락에 따른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debasement trade) 국면이 펼쳐질 수 있다.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란 통화 가치 하락에 대비한 투자 전략을 뜻하며, 금을 비롯한 디지털자산은 수혜 자산군이다.
클래리티법(Clarity Act) 시행도 기대된다. 클래티법은 디지털 자산 규제 관할권을 명확히하는 내용이 골자다. 디지털자산이 증권인지, 상품인지를 구분한 뒤 증권은 증권거래위원회(SEC), 상품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각각 관할하도록 규정하는 식이다. 디지털 자산을 둘러싼 규제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호재로 꼽힌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초 시장구조 법안인 클래리티 법안이 최종 통과될 수 있으며 이는 비트코인을 포함한 시장 분위기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