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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잭팟, 이젠 꿈? “이 가격 오면 사라”

중앙일보 황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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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6000달러’ vs ‘20만달러’ 엇갈린 관측



■ 경제+

비트코인 시장이 혹한기를 맞은 걸까. 암호화폐 정보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2월 7일 비트코인은 개당 9만달러 안팎에서 거래됐다. 지난 10월 7일 최고점(12만6198달러)에서 29% 하락한 수치다. 불과 두 달 전 쏟아지던 “연내 20만 달러까지 간다”는 장밋빛 전망과는 정반대 결과다. 이른바 ‘4년 주기론’을 근거로 “크립토 윈터(Crypto Winter, 암호화폐 침체기)가 시작됐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지난달 21일 8만 달러대 초반까지 밀리던 비트코인 가격은 이후 다소 회복했지만, 여전히 힘을 못 쓰는 상황이다. 투자자를 괴롭히는 질문은 ‘비트코인을 사도 되냐, 아니냐’다. 머니랩이 비트코인의 가격 전망, 투자 전략을 분석했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비관론① 4년 주기론의 학습효과=비트코인 가격 전망은 비관론이 우세한 분위기다. 이는 4년 주기론에 근거한다. 4년 주기론은 비트코인 가격이 4년 간격으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한다는 주장인데, 원인은 반감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은 컴퓨터에서 복잡한 암호를 풀어 블록체인을 만드는 데 참여한 사람들에게 보상으로 지급되는 구조다. 비트코인을 얻기 위해 연산 과정에 참여하는 행위를 ‘채굴(mining)’이라고 한다. 그런데 채굴 보상으로 비트코인이 무한대로 지급되면 비트코인 가치를 유지하거나 올리기가 어려워진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연산 난도를 계속 높이고, 비트코인 총발행량을 2100만 개로 제한한다. 즉, 발행량 제한으로 비트코인 공급량이 절반으로 감소하는 시점을 비트코인 ‘반감기(Halving)’라고 부른다. 공급 감소는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과거 세 차례 반감기를 거치며 비트코인 가격은 12~18개월간 오르다 최고점을 찍은 뒤 13~18개월간 하락하는 패턴을 반복했다. 2012년 11월 첫 번째 반감기 후 이듬해 11월까지 9000%가량 폭등한 뒤 1년여간 81% 급락한 바 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반감기 이후에도 전고점 대비 하락률이 각각 82%, 75%에 달했다. 가장 최근인 네 번째 반감기는 지난해 4월이었고, 18개월 후인 올해 10월 가격이 최고점을 찍었다. 비록 10월 초반에 급락세가 시작됐지만 이번에도 과거 사이클이 맞아떨어진 만큼 비트코인 시장이 혹한기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암호화폐 분석업체 10x리서치는 “4년 주기론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주장했다.

◆비관론② 비트코인 누르는 강달러=달러 몸값도 오름세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뜻하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9월 96~97에서 이달 초 99~100으로 3%가량 올랐다. 통상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달러가 오르면 비트코인은 하락 압력을 받는다. 양현경 iM증권 연구원은 “미국 셧다운(업무 중단) 여파로 달러 유동성이 부족해 단기 자금시장이 경색되면 달러가 오른다”며 “달러 강세는 레버리지를 많이 사용한 코인 시장에 직격탄”이라고 말했다. 내년 달러 가치는 어떨까.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자금이 미국으로 쏠릴 가능성이 커 달러 지수는 내년 말로 갈수록 상승할 전망”이라며 “약달러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트코인의 바닥은 어디일까. 신중론자들은 대체로 7만 달러 선을 바닥권으로 본다. 디지털자산 솔루션 기업 헥스트러스트의 알레시오 콰글리니 최고경영자(CEO)는 “조정 국면이 지속돼 7만 달러대 초반 또는 일시적으로 그 이하로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마이크 맥글론 블룸버그 수석전략가는 “5만6000달러까지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는 극단적인 전망까지 내놨다. 디지털자산 분석업체 디라이브(Derive)에 따르면 비트코인이 올해 9만 달러 아래에서 마감할 확률이 50%까지 상승했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낙관론① “4년 주기론은 깨졌다” 반론=반면에 이런 우려가 과도하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낙관론자들은 우선 4년 주기론이 유효할지 불분명하다는 입장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전처럼 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코인 트레이더로 유명한 밥 루커스는 최근 X(옛 트위터)에 “2024년 반감기 이후 비트코인은 두 배도 오르지 못했다. 이번 4년 주기는 이전과 확연히 다르다”고 썼다.

암호화폐 시장의 구조가 크게 변한 점이 그 이유로 꼽힌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는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승인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트코인 시장에 긍정적 신호를 보내면서 가격이 올랐지만, 올해는 관세전쟁 여파 등으로 덜 올라 4년 주기 사이클과 조금 멀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엔 나스닥이나 빅테크(대형 기술기업) 주가 흐름에 동조하지 않았는데, 이젠 ETF에서 비트코인이 워낙 많이 거래되다 보니 빅테크 주가 영향을 많이 받게 됐다”고 덧붙였다.


공급 측면보다 수요 영향이 더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비트코인이 95%가량 채굴된 상황이기 때문에 반감기 영향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며 “그보다는 비트코인이 제도권 상품인 ETF의 투자 대상이 되는 등 수요 측면의 자극이 비트코인 가격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낙관론② 비트코인에 우호적인 미국=정책 측면이 수요를 키울 거란 주장도 많다. 트럼프 행정부의 친(親)암호화폐 정책이 구체화할 전망이어서다. 시장이 주목하는 건 클래러티 법안(Clarity Act)이다. 클래러티 법안은 암호화폐 관련 규제 관할권을 명확히 하는 내용이 골자다. 디지털자산이 증권인지, 상품인지를 구분한 뒤 증권은 증권거래위원회(SEC), 상품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각각 관할하도록 규정하는 식이다. 익명을 원한 암호화폐 전문가는 “클래러티 법은 비트코인 가격을 띄울 촉매제”라며 “규제의 불확실성이 줄어들 거란 기대가 커졌다”고 말했다.

이런 배경 속에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은 비트코인 가격이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탠다드차타드(SC)는 “수개월 안에 20만 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했고, JP모건은 “1년 안에 17만 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비트코인, 지금 사도 될까=가격 전망은 갈리지만 투자 전략 측면에선 큰 이견이 없다. 바닥 시점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무릎 수준인 8만 달러 선 초중반에서 사는 전략이 괜찮다는 것이다. 디지털자산 운용사 비트와이즈의 매슈 호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8만 달러 초중반은 장기 투자자에게 선물 같은 구간”이라고 했다. 김민승 센터장도 “분할 매수를 시작하는 시점으로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MVRV Z 스코어 지표도 이를 보여준다. 주식시장의 주가순자산비율(PBR)과 비슷한 MVRV(Market Value to Realized Value)는 코인의 시가총액을 실현시가총액으로 나눈 값이다. 실현시가총액이란 각 코인의 전체 발행량 중 거래가 활성화된 코인의 최신 거래 시세를 모두 합친 수치다. 여기에 표준편차를 적용해 극단적 수치를 제거한 게 MVRV Z 스코어다. 수치가 0 이하면 적극 매수, 7 이상이면 매도 구간으로 본다. 이 스코어는 지난달 말 기준 1.1로, 2년 만의 최저치다. 암호화폐 분석가인 크립토 로버는 “비트코인의 MVRV 비율이 바닥 구간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4년 주기상 비트코인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 것으로 보는 전문가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양현경 연구원은 “사이클상 가격이 더 내려갈 수 있어 내년까지 기다렸다가 사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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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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