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
지난달 조정을 거쳤던 국내 증시가 12월 들어 변동성을 줄이며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은 이구동성 최근 조정은 강세장의 끝이 아닌 '숨 고르기 과정'이며 연말로 갈수록 반등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조정 폭과 기간, 유동성 공급 재개, 정책 모멘텀, 기업이익(EPS) 상향 등 여러 시장 변수들이 동시에 개선되는 흐름이라는 분석이다.
KB증권 리서치본부는 "가격 조정은 이미 완료됐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21일 기준 코스피 조정폭은 -9.8%를 기록했는데, 과거 강세장 조정 때 평균(-10%)과 거의 동일한 지점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하인환 KB 리서치본부 수석애널리스트는 "이달 중순을 전후로 반등을 이끌 주요 이벤트들이 집중돼 있다"며 "기존 주도주 중심의 랠리 재개와 더불어 새로운 주도주의 등장 가능성도 높아지는 시기"라고 진단했다. 조정 기간에 대해서는 "과거 사례들을 통해 40~50일 정도를 고려할 수 있다" 며 현재 40일 량 진행됐다는 점에서 마무리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12월을 둘러싼 가장 강력한 긍정 요인은 유동성 회복이다.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는 12월 코스피 상단을 4200 수준으로 전망하며 근거로 △지난 1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양적긴축(QT) 종료 △미국 정부의 TGA(재무부 일반계정) 방출 본격화 △12월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 등을 제시했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11월 증시는 외국인들의 투매가 집중됐지만 12월에는 미국 유동성 공급이 재개되면서 금융시장 스트레스가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 흐름은 외국인 현물·선물 수급이 순매수로 방향을 바꿀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정책적 모멘텀도 만만치 않다. 이재명 정부는 연내 △자사주 1년 내 의무소각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 완화 △MSCI 선진지수 승격 로드맵 발표 등을 예고한 상태다. 정부 정책은 자본시장정책, 산업정책, 자본투입정책 등 연말로 갈수록 가속화되는 구조다. 하인환 수석애널리스트는 "12월 정책 모멘텀은 산타랠리를 기대할 수 있는 핵심 촉매"라고 강조했다.
삼성증권은 12월 반등 가능성의 실질적인 신호로 '금리·AI 리스크 완화'를 꼽았다. 선물시장 기준 12월 금리 인하 확률이 80%를 넘어서며 유동성 우려가 크게 잦아든 한편, 구글 '제미나이 3.0' 공개 등으로 AI 투자 모멘텀도 되살아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종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정보팀 수석연구원은 "12월은 금리 인하 여부 자체보다 연준이 제시할 점도표의 장기 금리 방향성이 더 중요해진 상황"이라며 "이번 12월 점도표에서 추가적인 눈높이 하향이 확인된다면 시장이 기대하는 유동성 장세의 동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봤다.
김종민 수석연구원은 AI 거품 우려에 대해 이제는 크게 중요하지 않고 그보다 중요한 건 누가 차세대 AI 시장을 선점하느냐라고 지적했다. 그는 "오픈 AI가 주도하던 시장에 구글이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경쟁이 격화되는 등 빅테크 간 치열한 경쟁은 필연적으로 AI 투자 확대와 사이클 연장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는 한국 메모리 업황의 장기 호황을 지지하는 근거이자 AI 생태계 확장으로 새로 부상할 산업들의 성장 기회로 작용할 것" 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기업이익(EPS) 흐름도 연말 시장을 지지하는 중요한 축으로 꼽히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2월은 계절적으로 거래가 위축돼 변동성이 확대되기 쉬운 환경이지만 이번 조정의 진짜 핵심은 이익이 시장을 방어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금리 상승으로 주가수익비율(PER) 배수가 낮아지는 상황에서도 12개월 선행 EPS는 꾸준히 상향되며 시장의 낙폭을 제한했다. 올해 4분기, 나아가 내년 1분기 이익 전망치까지 빠르게 올라가면서 이익 중심의 방어력이 강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대준 투자전략팀장은 "이익 전망과 주가 흐름이 일치하는 업종 중심 전략이 유효하하다"며 특히 반도체, 하드웨어 등 정보기술(IT) 업종 핵심 포트폴리오 비중 유지를 강조했다. 더불어 유틸리티, 은행, 보험 등 이익 상향 업종의 전략적 비중 확대도 조언했다. 그는 "이익 모멘텀을 기반으로 한 업종이 연말과 연초 시장을 동시에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 대부분은 연말에 먼저 반등할 시장으로 공통적으로 코스닥을 지목했다. 코스피 대비 가격 부담이 낮고,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과 개인 순매수 확대가 맞물리면 성장 섹터 중심의 상승 탄력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로봇·바이오 등 코스닥 성장주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는 흐름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종민 수석연구원은 "12월 산타의 선물은 코스닥에 먼저 도착할 가능성이 높다"며 "코스닥 랠리에 적극 대응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코스피 대형주에 대해서는 환율 안정과 외국인 수급 회복이 확인될 때 접근하는 전략이 제시됐다. KB증권과 유안타증권은 기존 주도주인 반도체·전력·조선·기계·방산에 대한 분할매수를 조언했는데 특히 유안타증권은 내년 골디락스 강세장이 올 경우 가장 두드러질 업종으로 반도체·중공업·화학·소프트웨어를 꼽았다.
요컨데, 12월 연말 증시는 대체로 '조정 마무리 → 유동성·정책 모멘텀 결집 → EPS 상향 업종 중심 반등'이라는 구조적 회복 흐름에 진입하고 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코스닥 중심 성장주 랠리 선점, 반도체·전력·조선·기계·방산 등 기존 주도주 분할매수, 이익 상향 업종 중심 포트폴리오 구성 등을 전략으로 제시했다. 무엇보다 변동성 국면 속에서도 방향성을 잃지 않는 것이 연말 산타랠리를 타는 핵심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윤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