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에 위치한 달러 트리 매장 [게티이미지]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미국 소비자들의 지갑 사정이 악화되면서 이른바 ‘미국판 다이소’로 불리는 달러스토어에 소득계층을 막론한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달러트리(Dollar Tree)에서는 이례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올해 3분기 새로 유입된 고객 가구 300만개 중 약 60%가 연소득 10만달러(약 1억4700만원)가 넘는 고소득층이었던 것이다. 마이클 크리든 최고경영자(CEO)는 “기존 약 1억명의 고객 외에 새롭게 늘어난 300만가구 가운데 60%는 연소득 10만달러 이상, 30%는 6만~10만달러 사이였다”고 설명했다.
크리든 CEO는 “고소득층은 달러트리로 갈아타고, 저소득층은 어느 때보다 우리에게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달러트리는 이번 분기 판매의 85%가 2달러 이하 제품에서 나왔으며, 같은 점포 매출은 4.2% 증가했다.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달러 제너럴 매장에서 손님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
미국 최대 달러스토어 체인인 달러제너럴(Dollar General)도 3분기 실적에서 기존점 매출이 2.5% 늘었다고 밝혔다. 이들 매장은 냉동식품부터 시즌 장식품까지 소포장·저가 상품을 중심으로 판매해 경기 둔화기마다 수요가 쏠리는 경향이 있다. 토드 바소스 달러제너럴 CEO는 “다양한 고객층이 매출을 끌어올렸고, 특히 고소득층 비중이 불균형적으로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저가 상품 전략을 내세운 ‘파이브 빌로(Five Below)’ 역시 소비자들의 알뜰 소비 확대로 연간 이익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을 ‘K자형 경제’로 해석한다. 주식시장 상승과 자산효과를 누리는 상위 소득층은 상대적으로 소비 여력이 유지되지만, 그 아래 계층은 생활비 부담으로 지출을 조이고 있다는 것이다. RBC 이코노믹스 분석에 따르면 소비 증가를 견인하는 계층은 상위 10~20% 소득층이며, 하위 80% 가구는 비상금 여력이 거의 없고 재정적 여유가 빠르게 줄고 있다.
미국 최대 슈퍼마켓 체인 크로거도 이런 ‘쪼개진 소비’ 흐름을 확인하고 있다. 론 사전트 크로거 CEO는 “소득 계층별로 소비 행태가 명확히 갈리고 있다”며 “고소득층 지출은 견조하지만 중산층은 이미 여러 분기 동안 압박을 받아온 저소득층과 비슷한 수준의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은 예산을 관리하기 위해 한 번에 많이 사기보다 더 자주·더 적게 구매하고, 비필수품 소비를 줄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소득층 전반에서 ‘절약 소비’가 확산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생활비 위기에 대한 논란을 민주당이 만들어낸 “사기”, “허구”라고 규정하며 전국적으로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