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나락시아 대표 이미지 (사진출처: 스팀 상점 페이지) |
시연 현장에서는 아쉽게도 개발자와 많은 대화를 나눠보기 힘들었다. 특히 시연 버전이었던 만큼 게임의 서사, 다양한 캐릭터 등을 알기가 어려웠다. 이에 판교에서 아이언디어 신지호 대표를 만나 게임에 대해 물어볼 기회를 얻었다.
게임 개발에 뛰어든 세 명, 아이언디어
루나락시아를 만들고 있는 '아이언디어'는 세 명의 팀원으로 구성됐다. 스튜디오를 설립한 신지호 대표, 일러스트를 담당하는 안소연, 개발자 서한으로, 올해 2월 무렵 처음 게임 개발을 시작했다. BIC 2025가 8월이었던 만큼, 약 6개월만에 시연 버전을 완성한 셈이다.
신지호 대표는 국내 게임 업계에서 약 8년간 근무했다. 본래는 게임 기획자를 지망했으나, 막상 최근 4년간 몸 담았던 대기업에선 시장 분석에 가까운 일을 주로 맡았다. 하지만 주변에서 게임을 만드는 이들을 보며 자신의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회사를 나와 아내 안소연 일러스트레이터와 함께 게임 제작을 시작했다. 루나락시아의 게임성은 대표 본인이 즐겨 플레이한 프롬 소프트웨어 타이틀에서 영감을 받았다.
▲ 아이언디어 공식 BI 이미지 (자료출처: 스토브 상점 페이지) |
안소연 일러스트레이터는 본래 신경과 박사로, 게임 개발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사실상 최초다. 루나락시아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개성 있는 그림체로, 신지호 대표는 "현재 팀에서 불철주야 활약 중이다"라고 전했다.
서한 개발자는 4년차 프로그래머로, 작년에는 '쌍소멸'이라는 그리드 기반 턴제 전략 로그라이크게임을 출시한 바 있다. 신지호 대표는 "이력도 화려하고 서로 합도 잘 맞았다"라며, "빠른 빌드 진척도 역시 서한 개발자 덕이다"라고 말했다.
▲ 왼쪽부터 안소연 일러스트레이터, 서한 개발자, 신지호 대표 (사진제공: 아이언디어) |
살덩이 달과 멸망한 세계, 루나락시아
루나락시아는 독특한 세계관을 지닌 로그라이크 액션게임이다. 게임의 배경은 근미래 AI와 기술의 고도화로 인간이 사실상 불사에 도달한 세계다. 죽음, 노동, 결핍을 모두 극복한 인류는 더 이상 아이를 갖지 않게 됐고, 재미로 유전자를 섞어 만든 아이들로 경쟁을 하는 일종의 투기장과 유사한 ‘학교’를 만들었다. 주인공들은 세계관 주요 인물들의 자식이며, '초림고등학교'라는 경쟁의 장에서 생활했다.
그러던 어느날 모종의 사건과 함께 세계가 멸망하고, 하늘에는 붉은 '살덩이 달'이 떠오르며, 도시 중앙에는 '탑'이 갑작스럽게 생겨났다. 지하 깊은 곳에 마련된 초림고등학교와 학생들은 비교적 넉넉한 물자와 함께 생존에 수월한 지위를 얻고, 주변 지역을 점령하며 세를 넓힌다. 하지만 자원이 떨어지는 것은 시간 문제였고, 다섯 주인공은 각자의 이유로 학교를 나와 귀중한 보물이 잠들어 있다는 '탑'으로 향하게 된다.
▲ 2024년 아마존을 휩쓴 '해즈빈 호텔' (사진출처: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
전반적인 루나락시아의 서사는 신화, 철학, SF가 적절하게 결합됐다. 특히 인류에 대한 설정은 아서 클라크의 소설 '유년기의 끝'에서 영감을 받았다. 게임의 타이틀명인 루나락시아는 핵심 소재인 '달(Luna)'과 '평온(Ataraxia)'이 결합됐다. 신지호 대표는 "루나락시아에는 청년과 젊은이에 대한 억압이 자연스럽고 반복되는 것, 그리고 현 사회 구조에서 소외되는 감정애 대한 고민이 담겼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루나락시아에 매력을 더하는 것은 바로 독특한 아트다. 게임은 카툰과 일본풍 애니메이션이 결합된 느낌을 전한다. 붉은색과 검은색이 주로 사용되며, 굵은 외각선으로 캐릭터와 움직임이 강조된다. 신지호 대표는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 트리거의 작품, 아마존 프라임에서 방영 중인 '해즈빈 호텔', 게임 헬테이커 등에서 영감을 받았다"라며, "실루엣을 표현하기 쉽고, 일러스트레이터 본인의 감각이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전했다.
▲ 독특한 감성의 아트와 이야기 (사진: 게임메카 촬영) |
▲ 섬뜩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소울라이크에 저스트 가드 패링을 더하다
루나락시아는 2D 장르에서 보기 드문 백뷰 로그라이크게임이다. 고전 '둠' 시리즈와 윈도우의 미궁 화면보호기가 연상된다. 신지호 대표는 인디게임 모음집 'UFO 50'에 수록된 던전 크롤러 RPG '발브레이스(Valbrace)'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알파 전자 공업에서 만든 '크로스드 소드'도 많은 부분 참고했다고 전했다. 이후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전반적인 게임성을 검증 후 본격적인 개발에 돌입했다.
전반적인 전투는 '소울라이크'에 많은 영감을 받았다. 신지호 대표 본인부터 프롬 소프트웨어의 팬으로, 루나락시아 역시 회피, 방어, 약공격, 강공격이 기본이 된다. 루나락시아의 핵심 게임성은 적의 공격을 정확한 타이밍에 방어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패링'이다. 이에 집중하기 위해 공격 등 다른 행동 중에도 방어를 누르면 즉시 방패를 들도록 애니메이션 캔슬이 적용됐다. 이를 통해 적의 공격을 확인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 다양한 적이 등장하는 백뷰 소울, 로그라이크 (사진: 게임메카 촬영) |
▲ 패링에 실패하면 방어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백뷰를 차용한 만큼 게임에는 지상형과 공중형 두 형태의 적이 등장한다. BIC 시연 빌드에는 '넝마주이', '까치', '살덩이' 세 종류의 적을 상대해야 했다. 넝마주이는 인간형으로 무기를 들고 공격했으며, 까치는 공격할 때만 하늘에서 내려와 확실한 타이밍을 노리도록 만들었다. 특히 비행형 몬스터는 백뷰 형식의 액션게임에서 필수로, 시선을 분산하고 전반적인 전투 난이도 역시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각 스테이지 말미에는 강력한 보스 역시 등장할 예정이다. 보스는 일반적인 적들과 전혀 다른 강력한 패턴으로 플레이어를 압박한다. 예를 들어 한 보스는 머리 대신 꽃이 피어있고, 거대한 레이피어를 들었는데, 회피를 포착하는 듯한 연속 공격과 위에서 꽂히는 투사체 마법도 사용한다. 신지호 대표는 "외형부터 패턴까지 매력적인 보스를 열심히 만들고 있는데, 반응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 패링에 성공하면 자세 수치도 낮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 정식 출시 버전에 나올 보스의 원화 (사진: 게임메카 촬영) |
▲ 위 보스가 선보일 화려한 패턴 (자료제공: 아이언디어) |
반복이 주는 재미, 로그라이크
루나락시아는 소울라이크 전투의 재미에 로그라이크 요소도 결합했다. 루나락시아는 '하데스' 방식의 스테이지 구성을 따라 일반 몬스터 스테이지, 정예 몬스터 스테이지, 상점, 이벤트 등으로 구성됐다. 게임을 진행하며 장비를 교체하거나 얻을 수도 있다. 신지호 대표는 "로그라이크와 소울라이크는 모두 '수련'의 쾌감을 주는 것 같다"라며, "현대적인 감성에 맞도록 시도 횟수를 줄이거나 패배 후 부활하는 등 시스템을 더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한 스테이지는 약 10개의 구역으로 나뉘고, 플레이어가 다음에 갈 구역을 선택할 수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텍스트와 선택지에 기반한 이벤트도 등장한다. 특히 BIC 시연에서 인상적이었던 이벤트는 '윤리 로봇'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외형은 귀엽지만 상당이 열 받는 대사와 이에 무자비하게 대응하는 캐릭터로 광기 넘치는 세계관의 분위기를 잘 드러냈다.
▲ 윤리 로봇 이벤트, 때릴 수 있다 (사진출처: 루나락시아 공식 유튜브 영상 갈무리) |
▲ 무기를 파밍하고 업그레이드 할 수도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 마법도 사용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구역을 넘나들며 각종 유물을 획득할 수도 있다. BIC 시연 버전에서 등장한 유물은 효과가 다양하고 강력했는데, 강공격을 하면 화면 전체에 피해를 주거나, 대시 회피시 치명타 확률을 높이는 것 등이었다. 유물을 활용해 강력한 캐릭터를 빌드하는 것 역시 게임의 주요 재미 요소다.
다양한 캐릭터 역시 반복 플레이의 감초가 된다. BIC에서는 기본이 되는 캐릭터 '17호'를 체험할 수 있었다. 정식 출시 버전에서는 방패를 들지 못하는 대신 양 손에 서로 다른 무기를 장착하고 공격 프레임마다 패링을 발동시키거나, 양손 무기를 들고 강력한 슈퍼 아머를 기반으로 맞으며 공격하는 등 서로 다른 빌드 방향성을 제시한다. 신지호 대표는 "각 캐릭터는 서로 다른 전투 경험을 주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 정식 출시 버전에 등장할 다양한 캐릭터 (사진출처: 스팀 상점 페이지) |
▲ 체험판에 소개된 '혁명가' 캐릭터 '17호'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아이언디어
올해 2월 개발을 시작해 약 6개월 만에 시연 버전이 나올 정도로 개발이 빨랐던 루나락시아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당장 시연 버전에서도 무기나 등장하는 캐릭터 아트가 완성되지 않아 ‘아직 그려지지 않음’이라는 문구로 유저에게 재미를 전한 바 있다.
신지호 대표는 “올해 안에 체험판을 내기는 어려울 것 같다”라며, “빠르면 내년 2월, 혹은 더 늦을 수도 있다”라고 전했다. 출시 일정 역시 2027년 초는 되어야 확정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본래 더 빠른 속도로 개발 중이었으나, 인력 부족과 더불어 수많은 게임쇼에 출전하게 되어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 루나락시아 개발 화면 (사진제공: 아이언디어) |
▲ 체험판, 일러스트레이터 구인 중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다만 BIC 참여를 통해 받은 피드백은 개발에 큰 도움이 됐다. 신지호 개발자는 “게임성이 제한될 것 같다거나, 반복 플레이시 변화가 적을 것 같다는 의견이 도움이 되어 이후 개발에 중요한 이정표로 작용했다”라며, “이에 UI도 더 세련되게 다듬고, 맵 이동 방식도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도록 다듬어 최대한의 재미를 보장하겠다”라고 전했다.
다만 개발 인원이 적은 만큼 전반적인 에셋과 아트 리소스 제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신규 아트 담당자를 절찬리에 모집하고 있다. 신지호 대표는 “아트와 전투 뒤에는 청년 세대의 설움, 억압에 대한 주제의식도 담을 예정이다”라며, “매력적인 게임으로 개발 중이며, 혹 루나락시아 아티스트로 참여하고 싶으신 분들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채용 중이다”라고 전했다.
▲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루나락시아' (사진제공: 아이언디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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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 김형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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