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로운 형사 뒤에 숨겨진 30년 전 범죄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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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배우 조진웅이 10대 시절 소년보호처분을 받았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 5일 조진웅의 소속사 사람엔터테인먼트는 "미성년 시절 잘못했던 행동이 있었음을 확인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는 앞서 디스패치가 "조진웅이 1994년 고교 시절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소년보호처분을 받고 소년원에 수용됐다"고 보도한 데 따른 것이다.
당초 보도에는 강도 및 강간 혐의가 포함되었다는 내용이 있어 충격을 더했으나, 소속사 측은 "성폭행 관련 행위와는 무관하다"고 강력히 부인했다. 그러나 대중의 반응은 싸늘하다. 핵심은 구체적인 죄목이 무엇이냐가 아니라, 대중의 사랑을 받는 톱스타가 과거 중범죄에 연루되어 '소년원 수용'이라는 무거운 처분을 받았다는 사실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그가 아버지의 이름인 '조진웅'을 예명으로 사용한 것이 본명 '조원준'의 어두운 과거를 세탁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었냐는 의구심마저 제기하고 있다. 소속사는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한 결심"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미 훼손된 도덕성을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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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시그널' |
"세상에는 묻어도 될, 잊어도 될 범죄는 없습니다!" 드라마 '시그널' 속 이재한 형사의 외침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배우 조진웅(본명 조원준)이 10대 시절 폭행·절도·성범죄 등 범죄에 연루돼 소년보호처분을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연예계가 발칵 뒤집혔다. 소속사는 "성범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으나, 대중이 느낀 배신감의 본질은 죄목의 경중이 아니다. 해외 사례를 통해 그의 복귀 가능성을 냉철하게 진단한다. [편집자주]
30년 전 '소년보호처분'의 실체… 쟁점은 '성범죄'가 아닌 '과거 그 자체'
[파이낸셜뉴스] 배우 조진웅이 10대 시절 소년보호처분을 받았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 5일 조진웅의 소속사 사람엔터테인먼트는 "미성년 시절 잘못했던 행동이 있었음을 확인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는 앞서 디스패치가 "조진웅이 1994년 고교 시절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소년보호처분을 받고 소년원에 수용됐다"고 보도한 데 따른 것이다.
당초 보도에는 강도 및 강간 혐의가 포함되었다는 내용이 있어 충격을 더했으나, 소속사 측은 "성폭행 관련 행위와는 무관하다"고 강력히 부인했다. 그러나 대중의 반응은 싸늘하다. 핵심은 구체적인 죄목이 무엇이냐가 아니라, 대중의 사랑을 받는 톱스타가 과거 중범죄에 연루되어 '소년원 수용'이라는 무거운 처분을 받았다는 사실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그가 아버지의 이름인 '조진웅'을 예명으로 사용한 것이 본명 '조원준'의 어두운 과거를 세탁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었냐는 의구심마저 제기하고 있다. 소속사는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한 결심"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미 훼손된 도덕성을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사진=tvN '시그널' |
"세상에 묻어도 될 범죄는 없다"던 이재한 형사의 역설
이번 논란이 유독 대중에게 큰 충격을 주는 이유는 조진웅이 쌓아온 필모그래피와 이미지 때문이다. 그는 2016년 tvN 드라마 '시그널'에서 우직하고 정의로운 형사 '이재한' 역을 맡아 "세상에 묻어도 될, 잊어도 될 범죄는 없다"는 명대사를 남기며 국민적 사랑을 받았다. 미제 사건을 끝까지 파헤치며 정의를 구현하던 그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그러나 현실의 조진웅은 과거 자신의 범죄 이력을 묻어둔 채 활동해왔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드라마 속 이재한은 권력에 굴하지 않고 진실을 쫓았지만, 현실의 배우는 과거의 과오가 드러나자 "30년 전 일이라 경위 파악이 어렵다"는 모호한 해명을 내놓았다. 이러한 극명한 괴리감은 팬들에게 단순한 실망을 넘어선 배신감을 안겨주고 있다.
당장 내년 방영 예정이었던 '시그널'의 후속작 '두 번째 시그널'은 제작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정의의 아이콘이었던 주연 배우가 실제로는 범죄 이력이 있다는 사실은 드라마의 몰입도를 해치는 치명적인 결격 사유가 되기 때문이다.
사진=tvN '시그널' |
천문학적 위약금과 법적 책임… '품위유지 의무' 위반 여부 쟁점
조진웅이 감당해야 할 것은 도덕적 비난뿐만이 아니다. 현실적인 금전적 손실 또한 막대할 것으로 관측된다. 통상적인 연예인 전속 계약 및 광고 모델 계약에는 '품위유지 의무' 조항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는 계약 기간 중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할 경우 위약금을 배상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사안이 계약 체결 전인 '과거의 일'이라는 점에서 법적 공방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계약 체결 시점에 자신의 중요한 신상 정보를 고지하지 않거나 은폐한 경우(기망 행위)'에도 책임이 물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만약 조진웅이 계약 당시 자신의 범죄 이력을 숨긴 정황이 확인된다면, 이는 계약의 신뢰를 무너뜨린 귀책사유로 간주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광고계와 영화 제작사들 사이에서는 이미 촬영된 분량의 폐기 비용, 재촬영 비용, 개봉 지연에 따른 손해 등을 합산하여 수십억 원대의 손해배상이 청구될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해외 사례로 본 복귀 가능성… '로다주'의 재기와 '피에르 타키'의 추락
조진웅의 향후 행보를 가늠하기 위해 구체적인 해외 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미국 할리우드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Robert Downey Jr.)는 마약과 범죄의 늪에서 부활한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1996년 마약 및 무기 소지 혐의로 체포되었고, 1999년 징역형을 선고받아 캘리포니아 코코란 주립교도소에서 약 15개월간 (1999.08~2000.08) 복역했다. 출소 후에도 2001년 다시 마약 혐의로 체포되는 등 위기를 겪었으나, 뼈를 깎는 재활 노력 끝에 2008년 영화 '아이언맨'으로 화려하게 재기했다.
이후 2015년 12월, 캘리포니아 주지사로부터 특별 사면을 받으며 법적으로도 용서를 받았다. 배우 마크 월버그(Mark Wahlberg) 역시 1988년 16세의 나이에 베트남인을 폭행하여 45일간 수감된 전력이 있으나, 이를 딛고 톱스타가 되었다.
사진=tvN '시그널' |
반면, 일본의 사례는 훨씬 가혹하다. 일본의 유명 배우이자 뮤지션인 피에르 타키(Pierre Taki)는 2019년 3월 코카인 투약 혐의로 체포되었다. 이 사건으로 그가 출연 중이던 NHK 대하드라마 '이다텐'에서 즉각 하차당했고, 그가 캐릭터 모델로 출연한 세가(SEGA)의 게임 '저지 아이즈'는 판매가 전면 중단된 후 캐릭터 얼굴과 목소리를 전면 교체하여 재발매되었다. 일본 연예계는 범죄 연루 연예인에게 '원스트라이크 아웃'을 적용하여 사실상 업계에서 매장시킨다.
한국의 정서는 일본에 가깝다. 특히 최근 '공정'과 '도덕성'에 대한 대중의 기준이 엄격해지면서, 과거의 범죄 이력은 용서받기 힘든 주홍글씨가 되고 있다. 조진웅이 훼손한 '정의로운 이미지'의 타격이 너무나 크다.
한편, 조진웅 측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거듭 고개를 숙였다. 소속사는 "성인이 된 후에도 미흡한 판단으로 심려를 끼친 순간들이 있었던 점 역시 배우 본인은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배우의 지난 과오로 인해 피해와 상처를 받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아울러 조진웅 배우를 응원해주신 분들께 실망을 끼쳐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예명 사용 논란에 대해서도 "과거를 감추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다짐하며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한 결심에서 비롯된 배우의 진심"이라고 해명하며, 대중의 용서를 구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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